기억에 남는 시래기 맛집 11곳

2019. 12. 22. 07:26구석구석 먹거리/시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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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키우고 바람이 풍미를 더한 시래기]

시래기/도종환

저것은 맨 처음 어둔 땅을 뚫고 나온 잎들이다
아직 씨앗인 몸을 푸른 싹으로 바꾼 것도 저들이고
가장 바깥에 서서 흙먼지 폭우를 견디며
몸을 열 배 스무 배로 키운 것도 저들이다
더 깨끗하고 고운 잎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가장 오래 세찬 바람맞으며 하루하루 낡아간 것도
저들이고 마침내 사람들이 고갱이만을 택하고 난 뒤
제일 먼저 버림받은 것도 저들이다
그나마 오래오래 푸르른 날들을 지켜온 저들을
기억하는 손에 의해 거두어져 겨울을 나다가
사람들의 까다로운 입맛도 바닥나고 취향도 곤궁해졌을 때
잠시 옛날을 기억하게 할 짧은 허기를 메꾸기 위해
서리에 젖고 눈 맞아가며 견디고 있는 마지막 저 헌신
우리 주위에 시래기가 되어
생의 겨울을 나고 있는 것들은 얼마나 많은가


경북 경주 단석산 신선사(아궁이 위 말려지는 무청 시래기), 소쿠리에 담긴 바싹 말려진 무청 시래기


경북 예천 소백산 용문사, 자운루 아래 잘 말려지는 무청 시래기


충남 서산 상왕산 개심사, 말려지는 무청 시래기 


충북 제천 제천시락국, 누렇게 말려진 무청 시래기


인고의 세월을 견뎌 내지만 제일 먼저 버려져 마지막까지도 헌신하는 시래기다. 땅이 키우고 바람이 풍미를 더한 시래기, 기억에 남는 시래기 맛집을 소개한다.

1. 경북 경주 황금시락국

상호에서 알 수 있듯 시래깃국이 대표 음식이다. 식당 입구에 무청 시래기 말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닭개장, 잔치국수도 판매한다. 시래깃국을 주문하면 청잣빛 사기에 반찬들을 맵시 있게 담아낸다. 음식 맛도 뒤지지 않는다.

시락국(파, 된장, 부드러운 듯 졸깃한 무청 시래기 듬뿍 넣어 끓인 삼삼한 간의 구수하고 시원한 시래깃국이 뚝배기에 담겨 나온다. 송송 썬 청양고추를 기호에 따라 넣어 먹는다. 멸치볶음, 김치, 무생채, 두부구이, 완숙 달걀프라이, 호박 나물, 따뜻한 잡곡밥 등 밥과 반찬을 사기그릇에 깔끔하게 담아낸다. 구수한 숭늉으로 입가심한다.)


2.  충북 제천 제천시락국

제천역 부근 등록문화재 대한통운 제천영업소 내부에서 영업한다. 무청 시래기 시락국과 시래기 밥 전문점으로 돼지감자, 여주, 고추 등 재배한 농작물과 채취한 산나물로 담근 장아찌가 반찬으로 나온다.

시래기 밥(구수하고 졸깃한 무청 시래기 올려 고슬고슬하게 지은 시래기 밥에 버섯을 넣어 짠맛 덜한 구수한 감칠맛의 강된장과 깨를 듬뿍 뿌려 내온다. 곁들여 나오는 시래깃국 국물 약간 넣어 잘 섞이게 비빈다.

시래기 밥을 주문하면 가자미, 멸치 등으로 우려낸 깔끔하고 육수에 집된장을 풀고 부드러운 듯 졸깃한 무청 시래기 듬뿍 넣어 끓인 구수하고 깔끔한 감칠맛의 시래깃국을 내준다.

돼지감자, 고추, 당근, 우엉, 마늘종, 무, 산나물 등을 주인장의 오랜 레시피로 담근 시금하고 깊은 짠맛과 재료 각각의 식감이 살아있는 장아찌, 아삭하고 시큼한 깍두기, 시래기 밥 비벼 먹는 용도의 버섯을 넣은 짠맛 덜한 구수한 감칠맛의 강된장 등이 곁들여 나온다.)


3. 경북 안동 영양실내포장

안동갈비골목 부근에 위치한다. 지도 앱상에 등록되어 있지 않다. 고향이 영양이신 음식 솜씨 좋으시고 수수한 인상의 여사장님이 운영하신다. 간단한 안주에 술 한잔할 수 있는 대폿집이다, 현지 어르신들이 찾는 곳으로 타지 사람이 선뜻 발들이긴 쉽지 않다. 단골인 안동 지인분과 함께 들린다. 술 먹다 보면 여사장님이 밥과 반찬도 내준다. 소박한 정이 담긴 맛이다.

시래기 된장국(신김치, 방풍나물 무침, 구수한 집된장, 마늘, 피망, 버섯, 미역 등 밑반찬에 현미 넣은 쌀밥을 내준다. 부드러운 시래기, 파, 다진 마늘, 갈빗대, 국거리용 부드러운 소고기, 고추장을 섞은 집된장 등을 넣어 끓인 시래깃국의 구수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4. 경남 통영 가마솥시락국집

통영 서호시장 안에 위치한 중년의 부부가 운영하는 시락국 전문점이다. 아침 6시 정도 문을 열어 오후 2~3시면 문을 닫는다.  뜨내기 손님보단 현지 단골분들이 많아 보인다. 밥이 말아져 나온 시락국을 먼저 내주면 길쭉한 원테이블에 뷔페식으로 차려진 반찬을 가져다 먹는다. 기호에 따라 제피가루, 다진양념을 곁들여 먹는다. 시락국에 술로 쓰린 속을 달래기도 하고 탁주 한 사발 시원하게 걸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잘 어울리는 시락국이다.

시래깃국(장어 뼈와 시래기를 넣어 맑게 우려낸 국물에 밥을 말아 내준다. 첫맛은 심심하고 밋밋하게 느껴진다. 알싸하고 상쾌한 제 피라고, 칼칼한 매운맛의 청양고추, 달금한 감칠맛의 파래무침을 넣어 섞는다. 한층 풍미가 풍부해진다.)


5. 경남 마산 코코분식

마산역 앞 역전시장 안에서 국수, 수제비, 만둣국, 시락국밥, 김밥 등을 파는 분식집이다. 저렴한 가격, 넉넉한 양, 맛이 좋아 주변 상인분들과 주민들이 즐겨 찾는 노포로 알려져 있다. 아침 일찍 식사가 가능하다. 다른 식당보다 넓고 깊은 공기에 따뜻한 밥을 가득 담아준다.

시락국(맑고 깔끔한 듯 보이지만 구수하고 진한 국물에 시원한 배추 우거지 시래기가 듬뿍 담긴 시락국이다. 깻잎절임, 시원한 섞박지와 겉절이가 반찬으로 나온다. 다른 식당보다 넓고 깊은 공기에 고슬고슬 따뜻한 밥을 가득 담아 준다. 왕후장상의 밥상에 부럽지 않은 3,000원의 소박한 밥상이다.)


6. 전남 무안 시래정

무안 일로우체국 부근에 있는 시래기 요리와 연잎밥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내부 공간도 깨끗하고 옹기 느낌의 식기에 담은 음식 상차림도 정갈하다. 국산 식자재와 직접 담은 장을 사용한다. 푸짐한 반찬이 깔리는 전라도 백반집과는 대조적인 곳이다. "화려한 맛집이기보다 시장할 때 먼저 떠오르는 곳이기를 바랍니다."란 주인장이 쓴 문구가 어울리는 곳이다. 담백한 시래기 밥과 구수한 시락국이 맛나며 돼지고기와 시래기가 듬뿍 들어간 시래기 고기전이 별미이다.

시래기 밥(풋내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운 듯 졸깃한 시래기를 넣어 지은 고슬고슬한 밥에 고소한 들기름을 둘러 버무린 담백한 시래기 밥이다. 고춧가루, 간장 등이 들어간 양념장을 기호에 맞게 적당히 넣어 비비면 풍미를 더 한다. 심심한 간의 부드러운 듯 졸깃한 시래기, 된장, 청. 홍고추 등을 넣어 끓인 구수하고 담백한 시래깃국을 곁들여 먹는다.)


시래기 고기전(소쿠리에 기름종이를 깔고 청·홍고추, 길게 썰어 삼삼하게 간을 한 부드러운 돼지 안심, 졸깃한 시래기 등이 듬뿍 들어간 시래기 고기전을 얹는다. 기름종이가 기름을 흡수해 느끼함이 덜하다. 양파, 청.홍고추 넣은 간이 세지 않은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다.)


7. 경남 하동 한다사섬진강재첩

하동 시외터미널 부근 골목 안에서 겉은 정정해 보이시지만 연세도 계시고 몸도 아프셔서 식당은 소일거리처럼 하신다는 할머님이 단골 상대로 재첩국을 택배 또는 직접 판매하는 곳이다. 식사하러 오시는 현지 분들 상대로 재첩국과 시락국을 내온다. 현재는 할머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셔 식사 손님은 잘 받지 않고 재첩국 판매만 하신다고 한다.

재첩국과 시락국(작지만 통통한 섬진강 재첩을 넣어 끓인 국물에 부추를 넣는다. 쌉싸래하고 시원한 국물의 재첩국과 맛보라고 주신 고소한 들깨, 식감 좋게 씹히는 시래기, 집된장 등을 넣어 끓인 삼삼하고 구수한 시락국이다. 냉장고 안에 든 반찬들을 꺼내 주셔서 먹을 만큼만 조금 담았다. 밥도 조금만 요청해 받았다. 다른 식탁에서 주인 할머님이 아침으로 감자밥과 시락국을 드신다.)


8. 서울 시레기국밥

종로 연건동 보령빌딩 부근 골목 깊은 곳에 있는 시래기 국밥만 파는 식당이다. 알음알음 찾는 오랜 단골손님이 많은 곳으로 시부모님과 며느님이 함께 운영한다. 겉으로 보이기엔 작아 보이지만 내부 공간은 여유롭다. 홍천에서 담은 막장과 무청 시래기를 넣어 끓인 국밥을 3,500원에 먹을 수 있다. 아침 6시 반부터 오후 2시까지 영업한다.

시래기국밥(멸치육수에 짭짤한 막장과 부드러운 잎, 졸깃한 줄기의 무청 시래기를 듬뿍 넣어 끓인다. 구수하고 개운한 국물에 누룽지 맛이 나는 토렴한 밥이 말아져 나온다.)


9. 강원 속초 백담갓시래기국밥

인제 백담마을 백담사 가는 길 초입에 있었다. 현재는 속초로 이전하여 영업중이다. 여사장님과 연세 계셔 보이는 어머님 두 분이 운영한다. 갓시래기국밥, 마늘돼지구이, 산초두부등을 단품으로 팔기도 하고 단품 메뉴에 표고버섯구이를 추가한 정식도 2인 이상 판매한다.

갓시래기국밥(주문 후 전채 요리로 나온 고소하고 상큼하게 무친 참나물 샐러드와 김치, 아삭한 무장아찌, 파래무침, 시금치, 양배추 절임, 견과류 넣은 고소한 잔 멸치 볶음, 된장 양념 고추지, 무생채, 호박 나물 등 밑반찬이 하얀 그릇에 정갈하게 차려진다. 차지고 고슬고슬하게 잘 지은 공깃밥도 나온다.

멸치로 우려낸 육수에 된장, 부드럽고 독특한 향의 갓 시래기, 무청 시래기, 배추 우거지 시래기 등을 넣어 끓인다. 진한 갈색의 고소한 살과 흰빛의 껍질 등이 보이는 멸치 육수, 구수한 된장, 부드러운 시래기 등이 어우러져 개운하고 진한 감칠맛을 낸다.)


10. 경기 양평 한강순대국

40여 년 전통의 시래기 순대 노포이다. 순대속과 국물에도 부드러운 시래기를 가득 넣은 시래기 국밥이 대표 음식이다. 직접 말린 무청 시래기도 판매한다.

시래기 순대(다양한 식감의 돼지 머리 고기와 내장, 돼지 창자에 선지, 다진 돼지고기, 특유의 향과 졸깃한 식감의 무청 시래기로 속을 꽉 채운 시래기 순대 등을 담아 내온다.)


11. 강원 홍천 대복정육점

홍천 내면사무소 가는 길 도로변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며 특허받은 무청 순대와 족발을 함께 판매한다.

무청 순대(졸깃한 돼지 소창에 직접 재배해 말린 부드러운 무청 시래기, 돈 선지, 돈육, 당면, 쫀득한 찹쌀, 배추, 부추, 양파, 얼큰한 맛의 청양고추 등을 속 재료로 꽉 채운다. 담백하고 고소한 특허 받은 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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