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8. 07:46ㆍ구석구석 먹거리/백반
[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36_충북_청주_장맛이좋은집]
청주 내덕동 자연시장 부근에 있는 한식당이다. 2018년 충청북도 밥맛 좋은 집에 선정된 식당으로 커다란 가마솥에 보리밥과 쌀밥을 짓는다. 누룽지와 숭늉, 찐 감자 등을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직접 담근 장으로 끓인 청국장, 비지장, 된장찌개가 대표 음식이다. 두부찌개, 부침, 생두부 등도 판매한다. 밥은 꽁보리밥, 쌀밥, 반반 섞어서 주문이 가능하다.
"밥맛, 장맛이 좋은 밥상"
백반(가마솥에 지은 통통하고 꺼끌한 식감의 꽁보리밥을 대접에 담았다. 밥은 쌀밥 또는 반반 섞어서 기호에 따라 주문이 가능하다. 청국장과 밑반찬에 곁들여 먹거나 비벼 먹는다. 선택은 손님의 몫이다.
뚝배기에 청국장도 한소끔 끓여 내온다. 멸치, 고추, 두부, 약간 쿰쿰한 향의 청국장을 넣어 끓였다. 건더기가 푸짐하다. 메주콩 알갱이가 진득하게 씹힌다. 구수하고 진하다. 꽁보리밥과의 어우러짐이 좋다.
조미하지 않은 마른 김, 송송 썬 파를 넣은 깊은 짠맛의 집간장, 부드럽고 고소한 두부, 열무김치, 고추, 배춧속, 달걀프라이(2인 이상 상차림엔 달걀찜을 내준다.), 집된장, 채소무침, 버섯데침, 집된장에 무친 부드럽고 구수한 시래기무침, 건새우.멸치.포무침, 시원하고 아삭한 무생채 등 밑반찬이 네모난 쟁반 위에 차려진다. 삼삼하고 깔끔하다. 평범하지만 허투루 만들지 않은 밑반찬들이다. 밥맛, 장맛이 좋은 밥상이다.)
비빔밥(통통하고 까슬한 식감의 꽁보리밥에 청국장의 큼직하게 썬 부드러운 두부, 진한 메주향을 품은 진득한 메주콩, 아삭하고 졸깃한 식감과 다양한 색감이 도드라진 삼삼한 간의 깔끔하고 담백한 채소 반찬 등을 넣고 매콤하고 짭짤한 찰진 고추장으로 비빈다. 직접 짠 고소한 향과 은은한 깊은맛의 들기름도 살짝 두른다. 식재료가 한데 어우러져 풍미를 더하는 비빔밥이다.)
설탕이 묻혀진 껍질 째 찐 감자와 구수한 보리밥 숭늉을 후식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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