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백반 5_신선한 내장의 맑은 맛, 구례 원조목화식당]

2026. 5. 25. 20:05구석구석 맛집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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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구례 원조목화식당 외관


친구 집에서 나온 나그네는 구례읍내를 걷는다.

옛 구례읍사무소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건물을 살핀다.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례읍사무소는 1936년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관공서 건물이다. 지금은 그때그날기록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새로 지은 구례읍사무소는 이곳에서 100여m 떨어져 있다.

곳곳을 살피다 보니 배가 고프다. 문득 떠오르는 식당이 있다.

새로 지은 구례읍사무소 건너편에 있는 오래된 소내장탕 가게다.

2016년 처음 찾아 맛보고 좋은 추억의 맛으로 남은 곳이다.

발은 기억을 따라 식당 앞에 멈춘다. 원조목화식당 간판이 보인다.

단층 건물 외관은 다름없고 ‘25년 전통의 노하우’라 쓰인 빛바랜 옛 간판은 ‘40년 전통의 노하우’로 글을 바꾸고 깔끔하게 바뀌었다.


시간이 지나도 남는 식당

2024년 구례 원조목화식당 외관


아침 8시 전 식당 안으로 들어가 빈자리에 앉는다. 첫손님이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키 큰 남사장님이 나그네를 맞는다.

차림표를 보니 한우소내장탕과 선지국 두 가지다.

그때처럼 한우소내장탕을 주문한다. 가격은 만원으로 8년 사이 2,000원 올랐을 뿐이다

남사장님은 음식 준비로 주방으로 간다. 식당 안에는 가족이 사는 공간이 있다. 아이들은 등교 준비로 바쁘다.

잠시 후 남사장님이 둥그런 양은 쟁반을 식탁에 놓으며 “맛있게 드세요” 말을 건네고 다시 주방으로 향한다.

빛바랜 둥근 쟁반을 훑는다.

받침대 위에 소내장탕을 담은 뚝배기와 공깃밥에선 김이 오른다. 따뜻함이 전해진다.

된장, 다진양념, 김치, 깍두기, 깻잎무침, 양파, 고추 등 밑반찬과 후추통이 둥근 쟁반을 채운다.

구례 원조목화식당 한우내장탕과 밑반찬 한상


신선한 내장의 맑은 맛

구례 원조목화식당 한우내장탕


내장탕은 밀가루와 왕소금으로 깨끗하게 손질한 대창, 허파, 염통, 곱창, 처녑, 양, 선지 등 신선하고 졸깃한 소내장과 잔뿌리가 보이는 아삭하고 가느다란 콩나물, 미나리 등을 넣어 끓인다.

내장탕 국물을 한술 떠 호불어 한숨 식히고 먹는다. 몇 술 더 국물만 입에 넣는다.

구례 원조목화식당 한우내장탕 확대


짭짤하다. 깔끔하고 개운한 감칠맛이 잔잔하게 입안을 감친다. 진국이다.

국물과 함께 내장 등속도 맛본다. 시원한 감칠맛 뒤로 다양한 식감이 어금니를 놀린다. 씹는 재미가 그만이다.

중간중간 밥과 밑반찬도 내장탕에 곁들인다. 짠맛, 신맛, 삭힌맛이 풍미를 더한다.

빨간 다진양념을 넣는다. 맑은 국물에 시큼한 매운맛이 변주를 준다. 깍두기 국물도 넣고 남은 밥도 만다.

다진양념을 넣은 한우내장탕


국물 한 방울까지


뚝배기를 받침대에 기울여 마지막 국물까지 비워낸다. 수고스러움에 대한 예의다.

국물을 비운 원조목화식당 뚝배기


식사 후 믹스커피를 마시며 남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장사하기 힘들어졌지만 입소문이 많이 났던 예전처럼 지금도 현지인보다 외지 손님들을 맞이하며 자리를 지키고 계신단다.

간판은 새로 바뀌고 시간도 많이 흘렀다.

신선한 재료를 힘들지만 정성껏 손질하는 고집스러운 주인장의 철학은 변함없다.

철학은 맛으로 이어져 손님에게 전해진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그때그날기록관으로 바뀐 옛 구례읍사무소 길로 걸어간다.

나그네는 그때그날의 추억을 가슴에 기록한다.


구례의 오래된 식당과 길 위의 음식 이야기는 구례 맛집 허브에서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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