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대폿집 1_막걸리잔이 돌던 저녁, 구례 동아식당]

2026. 5. 21. 08:56구석구석 맛집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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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는 구례 상사마을 쌍산재와 당몰샘 답사를 마치고 읍내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하나로마트 구례축협본점 정류장에 내려 길 건너 골목으로 들어선다.

2분도 채 걷지 않아 허름한 단층 가건물 같은 식당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큼직하게 적힌 동아식당 간판이 정겹다.

동네 사랑방 같은 노포

구례 동아식당 외관과 간판

 
동아식당은 오래전부터 구례 어르신들이 막걸리 한잔 기울이던 동네 사랑방 같은 노포 대폿집이다. 지금은 입소문이 퍼져 타지 손님들도 하나둘 찾아온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빈자리에 앉는다.

벽시계는 오후 5시를 조금 넘기고 있다. 차림표를 천천히 훑어보다 미리 마음에 두었던 가오리찜과 지역 막걸리를 주문한다.

구례 동아식당 차림표와 벽시계

 
한쪽에서는 동네 어르신 몇 분이 막걸리잔을 기울이고 계신다.

술잔이 오갈 때마다 정겨운 사투리가 식당 안을 천천히 맴돈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만이 풍기는 느긋한 공기가 있다.

동아식당은 식당이면서도 어르신들의 작은 놀이터 같은 곳이다.


가오리찜 한 접시의 정겨움

잠시 후 음식이 한상 차려진다.

가오리찜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나오는 달걀프라이가 먼저 눈길을 끈다.
잘게 썬 푸른 부추가 올라가 색감이 곱다.
동아식당의 소박한 시그니처다.

먼저 달걀프라이를 한입 맛보며 빈속을 달랜다.

구례 동아식당 달걀프라이와 막걸리


둥근 흰 접시에는 가오리찜이 담겨 있고, 가장자리에는 살짝 데친 부추가 곁들여져 있다.

가오리살은 보들보들하게 결 따라 찢어진다. 뽀얀 속살은 부드럽고 순하며, 연골과 뼈까지 부담 없이 씹힌다.

삭히지 않은 가오리를 써 자극적인 향 없이 담백하고 순하다. 어린아이들도 잘 먹는다고 한다.

가오리찜을 부추와 함께 고추를 넣은 간장양념과 초장에 번갈아 찍어 먹는다.

담백한 가오리살 사이로 아삭하고 향긋한 부추가 스며들고,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 맛이 천천히 따라온다.

구례 동아식당 가오리찜과 밑반찬 한상


가오리찜 하나를 주문했을 뿐인데 두부, 총각무, 신김치, 멸치 넣은 볶음김치까지 찬들이 식탁 가득 채워진다.

남도의 게미진 음식은 자연스럽게 막걸리를 부른다.

“막걸리 한 병 더 주세요.”


막걸리잔이 오가는 저녁

시간이 흐를수록 식당 안 분위기도 조금씩 무르익는다.

막걸리잔은 다시 돌고, 웃음소리와 사투리가 뒤섞인다.

나그네는 오래된 동네 식당에서 음식만이 아니라 사람 냄새와 남도의 정까지 함께 들이킨다.

동아식당은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허름한 식당 안에 모여든 사람들의 온기 덕분에 오래 기억에 남는다.


구례의 오래된 식당과 길 위의 음식 이야기는 구례 맛집 허브에서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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