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18. 10:04ㆍ구석구석 맛집기행
나그네는 구례 읍내를 걷다가
문득 오래된 밥집이 떠오를 때가 있다.
구례 5일시장 끝자락에는
오랫동안 단골들의 발길이 이어진 밥집이 있다.
연세 일흔 가까운 수더분한 여사장님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맞이하던 곳이다.
한때는 낡고 허름한 자가 건물에서
밥집 겸 술집으로 운영했다.
나그네는 겨울에 이 집을 처음 찾았다.
은박지에 싸서 연탄불에 구운 새꼬막구이에
막걸리 한 사발을 곁들이던 기억이
아직도 오래 남아 있다.
2020년 수해 이후
식당은 새 건물로 다시 지어졌다.
허름했던 옛 모습은 사라졌지만
음식의 결은 달라지지 않았다.
수해를 지나 다시 문을 연 구례 가야식당
예전 식당은 오래된 시장 밥집 분위기가 짙었다.

수해 이후 새롭게 지어진 식당은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건물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시장 사람들의 밥집으로 남아 있다.
대접 가득 담아 내오는 시락국
이 집의 시그니처는
대접에 담아 내오는 시락국이다.
차림표에는 해장국이라 적혀 있다.
백반을 주문한다.
하얗고 부드러운 쌀밥과 함께
시래깃국이 먼저 놓인다.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졸깃한 무청 시래기와
부드러운 배추 우거지를 넣어 끓여낸다.
국물은 짜지 않다.
구수하고 담백하다.
한 숟갈 넘길수록 맛이 깊어진다.

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백반 한 상
네모난 양은 쟁반 위에는
반찬들이 정갈하게 차려진다.
콩나물무침, 꼬막무침, 시금치무침, 콩장,
꽈리고추 멸치볶음, 호박·버섯무침, 지고추,
그리고 양념장을 얹은 조기구이까지.
전라도 음식이라 해서
간이 세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찬들이다.
먹고 나면
혀보다 마음이 먼저 기억한다.

어머니의 집밥처럼 남는 식당
이 밥상에는
화려함은 없다.
하지만
여사장님의 손맛과 세월이 담겨 있다.
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한 끼.
시장 끝자락에서 오래 밥을 내온 식당은
어머니의 집밥처럼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구례의 오래된 식당과 시장 밥집 이야기는 구례 맛집 허브에서 함께 이어진다.
함께 읽기
구석구석 백반 3_국수에서 국밥으로 이어진 길, 구례 봉성식당
구석구석 백반 5_신선한 내장의 맑은 맛, 구례 원조목화식당
구석구석 백반 1_금요일에 머문 밥상, 구례 금요순대 한우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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