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5. 15:01ㆍ구석구석 맛집기행

연탄구이집으로 가는 길
천은사 상생의 길과 경내를 천천히 돌아본 나그네는 구례읍내로 가는 버스를 탄다.
구례 축협에서 내려 시장을 둘러보고 구례5일시장 작은 길을 따라 300여 m 걷는다.
오후 6시. 친구와 약속한 연탄구이집으로 간다.
상호는 '가보자 연탄구이'다.
가건물 형태의 외관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아늑하고 넓다.
차림표를 살펴본다. 음식도 술값도 착하다.
뒷고기와 연탄불


뒷고기 모듬, 뒷고기 삼겹살은 국내산이고
돼지양념갈비, 돼지막창은 수입산이다.
주문은 기본 3인분 이상이다.
토종닭구이와 토종닭백숙은 예약해야 한다.
돼지껍데기(국내산)와 소곱창전골(수입산)도 맛볼 수 있다.
쌀, 고춧가루, 김치(배추), 마늘 모두 국내산을 사용한다. 맛의 기대치를 올려준다.
뒷고기 삼겹살은 두삼겹(혀밑살)이라고 적혀 있고 불판에 구워 먹는다.
뒷고기 모듬은 뒷덜미, 항정살, 뽈살, 관자살이 섞여 나온다. 연탄구이로 먹을 수 있다.
친구와 두차례 들려서 뒷고기 삼겹살과 모듬을 각각 맛봤다.
주문 후 남사장님이 투박한 손으로 즉석에서 고기를 썰어 하얀 접시에 빙 둘러가며 예쁘장하게 담는다.


연탄불 위의 술자리


뒷고기 삼겹살은 불판에서 익혀 맛본다.
살고기 사이 지방의 고소함이 입안을 흥건하게 적신다.

연탄불에 구워먹는 뒷고기가 인상적이다.
둥근 양은 테이블 가운데 연탄불을 넣고 석쇠 위에 고기를 얹어 굽는다.
연탄은 제 몸을 태운 열기로 선홍빛 고기를 달군다.
고기는 육즙을 내주며 연탄의 향을 받아들인다.
붉은빛 신선함을 잃는 대신 진갈색으로 바뀌며 감칠맛으로 먹는 이를 기껍게 한다.

향토색 짙은 찬들과 시락국도 수수하지만, 뒷고기와 잘 어우러진다.
옆 테이블에선 지역말을 쓰시는 여성분 세 분이 뒷고기 모듬을 연탄불에 구워 술을 드시고 계신다.

자연스럽게 친구와 소주 한잔을 부딪친다.
살강살강, 졸깃졸깃, 꼬들꼬들, 쫀득쫀득.
다양한 식감이 어금니를 놀린다.
술을 마신다는 부끄러움을 없애주는 풍미다.
친구와의 이야기도, 구례의 밤도
검은 연탄처럼 깊어만 간다.
문득 차림표를 바라본다.
"저희집 메뉴 보셨죠.
딱!! 요것들 뿐이니
요것들 맛나게 많이들
드셔주세요."
마지막 뒷고기 한점

차림표 위에서부터 두 개를 맛나게 맛봤다.
마지막 뒷고기 한점을 먹고 소주 한잔 털어넣는다.
연탄불, 뒷고기, 소주 한 잔, 오래된 친구가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맛에는 사람과 시간이 함께 섞여 있었다.
그 섞임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식당 앞 100여 m. 구례 1년살이 친구 집으로 간다.
2층집 옥탑 위로 올라간다.
구례의 맑은 밤공기가 숙취를 깨운다.
검은 하늘위로 별들이 은은하게 빛난다.
구례의 오래된 식당과 길 위의 음식 이야기는 구례 맛집 허브에서 계속 이어진다.
함께 읽기
구석구석 대폿집 1_막걸리잔이 돌던 저녁, 구례 동아식당
구석구석 백반 1_나그네는 금요일 구례를 찾는다, 구례 금요순대 한우식당
구석구석 백반 3_국수에서 국밥으로 이어진 길, 구례 봉성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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