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절집밥상

2020. 8. 13. 11:56구석구석 절집밥상/기억에 남는 절집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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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

사찰음식에서는 유제품을 제외한 모든 동물성 식품과 오신채(매운맛을 내는 다섯가지 채소- 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를 금하고 있다.

사찰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집착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들이 서로 의지해서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수행정신이 담겨 있는 수행음식이다.

사찰음식은 자연재료(버섯가루, 다시마 가루, 제피가루, 들깨가루, 날콩가루 등이 대표적)로 만든 천연조미료를 사용하는 자연음식이다.

사찰음식은 외부와 고립될 수밖에 없는 산중 사찰에서는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음식을 저장하는 방법이 발달한 저장음식이자 발효음식이다.

각종 장류, 김치, 식초와 식혜, 송차, 각종 장아찌, 초절임 · 소금 절임 · 장절임 등의 절임류와 미리 말려두었다 쓸 수 있는 튀김류와 부각류가 있다.

출처:대한불교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관련이미지]

경북 영천 팔공산 은해사 백흥암, 식사 공양 시간을 알려주는 공양간 목탁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3대 명물 비사리구시(송광사 3대 명물 중 하나인 비사리구시는 느티나무로 만든 대형 용기다. 비사리구시는 송광사 인근의 보성군 문덕면 내동리 봉갑사 근처 마을에 있던 느티나무 고목으로 18세기 후반에 만들어졌다고 전하며, 그 용량은 2,600여 리터에 달한다. 「송광사지」에 따르면 절에 큰 행사가 있을 때 밥을 짓는 곳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전남 구례 지리산 화엄사 구시(길이 7m로 정유재란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며 많은 승병들이 신속하게 밥을 먹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경북 포항 내연산 보경사 비사리구시(부처님의 공양을 마련하는 절간 주방의 구사로, 이 구시는 조선후기 보경사에서 나라 제사 때마다 많은 손님들의 밥을 퍼 넣는 그릇으로 사용되었다. 쌀 7가마 약4000명분)의 밥을 담았던 통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외에 조선시대 남부지방의 사찰들이 집중적으로 종이를 만들어 국가에 바치는 공납의 대상이었다는 것을 근거로 이것을 종이 만들 때 사용하던 지통이라고 주장하는 학설도 있다.)


[기억에 남는 절집밥상]

문화유산 답사여행을 하며 사찰을 많이 찿게 되었으며 시간이 맞으면 공양간에 들려 점심 식사 공양을 주로 하였다.

대부분 사찰 식사 공양은 밥과 철에 따른 식재료를 넣어 끓인 국, 김치, 제철 나물무침, 전, 부침등 반찬들과 후식으로 과일, 떡등이  균형있게 나오며 찬들의 간은 심심한 편이고 비빕밥으로 비벼 먹을 수 있는 찬들이 대부분이다. 간혹 특정 지역 식재료나 별미 음식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제철에 나오는 채소와 산나물, 김치, 절임류, 부침등이 대부분이다.

대부분 비슷한 식재료로 만든 찬들이지만 사찰마다 조금씩 맛의 차이가 느껴지는 것은 공양간 스님, 공양주, 보살님들의 손맛과 장맛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맛의 차이는 있지만 이른 시간부터 식재료를 다듬고 음식을 만드시는 정성과 수고스러움은 한결같다.


1. 경기 수원 광교산 봉녕사


점심 식사공양으로 준비된 비빔밥

식사 공양(고술고슬한 밥에 무, 고사리, 콩나물, 호박등을 넣어 비벼낸 삼삼한 비빔밥. 달금 칼칼하고 차진 고추장을 약간 넣어 비벼 먹었다. 후식으로 미숫가루로 입가심하니 시원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감돈다. 사찰 행사가 있어 비빔밥을 미리 비벼 놓았다. 정성이 담긴 비빈밥이다.)


2. 강원 평창 오대산 상원사

식사 공양(도라지, 무나물, 숙주나물, 시금치, 열무김치, 무생채, 고추장등 심심한 간의 반찬들과 쌀밥. 따뜻하고 삼삼한 미역국. 후식으로 먹은 시원한 수박, 백설기, 버찌, 달큰한 한과.

밥, 국, 김치, 채소, 나물무침등 기본 한식의 차림새다. 후식으로 과일, 떡, 한과도 곁들여 먹었다.)


3. 강원 인제 설악산 봉정암&오세암

따뜻한 밥과 따뜻한 국

오이무침

따뜻하고 심심한 미역국과 식은 주먹밥

식사 공양(식은 주먹밥, 버섯 넣은 심심한 간의 따뜻한 미역국과 오대쌀로 지은 고슬고슬 따뜻한 밥, 아삭한 오이무침등 단촐하지만 땀 흘려 올라 허기진 시각에 맛보는 꿀 맛 같은 음식이다.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속담처럼 배가 고플 때는 반찬이 빈약해도 그 맛을 느낄 겨를이 없을 정도로 음식 맛이 좋다. 땀 흘려 올라 허기진 시간에 맛 본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음식이다.)

인제 설악산 봉정암 무료 커피 자판기(대한민국 가장 높은 곳(해발 1244m)에 위치한 커피자판기)

봉정암 프림 들지 않은 쌉쌀한 설탕커피


인제 설악산 오세암 무료커피자판기(중국 남송(南宋)의 선승(禪僧) 무문 혜개(無門慧開)가 지은 불서 무문관:깨달음의 절대 경지를 ‘무’라고 표현한 것)

오세암 달달하고 따뜻한 크림커피


4. 강원 고성 금강산 건봉사

식사 공양(삼삼하게 무친 유채나물, 달래 넣은 부드럽고 쌉싸래한 도토리묵, 고소한 배춧속, 오이무침, 곤드레묵나물, 꼬도꼬독 씹히는 무말랭이, 들깨가루 넣어 무친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쌈장, 김치, 딸기, 깍두기, 두부무침, 짭짤한 간장으로 간을 한 몽글몽글 부드럽고 고소한 순두부.

제철 채소와 나물에 삼삼하게 간한 담백한 맛의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음식이다.)


5. 강원 속초 설악산 신흥사

식사 공양(콩나물무침, 애호박볶음, 감자조림, 무 넣은 새콤한 파래무침, 담백하고 부드러운 무나물, 아삭한 미나리를 넣어 도톰하게 부친 도토리부침, 김치, 두부, 감자, 표고버섯등을 넣어 끓인 구수하고 약간의 단맛도 도는 된장국, 두부, 김치, 비지등을 넣어 끓인 삼삼한간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비지찌개.

여러 식재료를 볶고, 무치고, 부치고, 끓이고, 발효한 음식으로 만든이의 정성과 수고스러움이 가득한 식사 공양이다.)


6. 강원 영월 사자산 법흥사

식사 공양(쫀득한 인절미, 깻잎, 고추지, 김치, 아삭한 무.무청.쪽파등을 넣은 상쾌하고 짭짤한 동치미, 꼬독꼬독 씹는 식감이 좋은 톳무침, 양배추볶음, 팥죽, 콩을 넣은 밥, 김치, 두부등과 콩알갱이 듬뿍 넣은 구수하고 진한 청국장.

채소와 산나물 위주의 음식에 오독오독 씹히는 톳무침이 별미다.)


7. 강원 양양 오봉산 낙산사

양양 낙산사 설선당 따뜻하고 구수한 차 한잔


식사 공양(하얀 대접에 알맞게 삶아 찬물에 씻은 부드러운듯 졸깃한 소면을 담고 옅은 갈색빛이 도는 삼삼한 간의 시원한 감칠맛의 국물을 부어 양념간장을 얹은 국수.

낙산사는 일반적인 밥 위주의 공양실 외에 국수 공양을 할수 있는 공양간이 따로 있다. 스님들도 미소 짓게 만든다고 하여 승소라 불리는 별식인 국수를 언제든 식사 공양으로 먹을 수 있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돈다.)


8. 강원 강릉 만월산 현덕사

현덕사 공양간 여불자님이 핸드드립으로 만들어 주신 두 손으로 잡고 먹게 되는 사발커피

막사발커피(현덕사 공양간 여불자님이 핸드드립으로 만들어 주신 두 손으로 감싸 안아 마시게 되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막사발커피. 깔끔하고 연한 쓴맛과 구수한 향이 입안에 맴돈다.)

식사 공양(잡곡밥, 아삭한 깍두기, 고추지, 시원하고 아삭한 배추김치, 쌀을 넣은 무식해, 새우 넣은 마늘종볶음, 쫀득한 만두피 안에 숙주나물, 두부, 표고버섯, 당면등을 넣은 담백한 만두국.)

만두국(버섯, 다시마 등으로 우려낸 삼삼한 간의 깔끔하고 시원한 채수국물에 숙주나물, 두부, 표고버섯, 당면등을 다져서 소로 넣은 아삭한 식감의 담백한 만두를 넣어 끓인 후 달걀지단을 고명으로 얹은 만두국.

진한 고기 육수와는 다른 깔끔하고 담박한 채수 국물이 인상적이다. 공양간 보살님의 손맛과 정성이 깃든 음식이다.)


현덕사 주지이신 현종스님이 핸드 드립으로 만들어 주신 두 손으로 잡고 먹게 되는 사발커피(산 중턱에서 찿은 샘물을 절까지 연결해 사용하신다고 한다. 그 물을 끓여 갈은 원두에 내려 주신다. 깔끔한 쓴맛과 구수한 향의 사발커피이다. 처음 공양간 여보살님이 내려 주신 커피보단 쓴맛이 강했다. 돌도리님 말씀으론 남미원두라고 하신다. 사발커피와 곁들여 먹게 떡과 과자도 내주셨다.

두 손으로 감싸듯이 들고 마시면 커피를 내려준 사람의 정성과 커피의 귀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산 중턱의 샘물(산 중턱에서 찿은 샘물을 절까지 연결해 사용하신다. 사발커피의 맛 중 한몫을 차지하는 물이다.)


9. 충북 청주 구룡산 안심사

부처님오신날 식사 공양(김치, 고사리, 나물, 무생채, 호박, 당근, 콩나물등에 밥을 담고 매콤 달짝한 고추장으로 비빈 비빔밥. 심심한 우거지 된장국. 후식으로 먹은 수박, 방울 토마토, 졸깃한 절편, 고소한 깨가 들어간 바람떡.

부처님오신날 식사 공양은 처음이다. 여러 불교 행사가 진행되며 불자분들이 많이 오신다. 아침 일찍부터 음식 만들고 나눠 주시는 불자님들의 손길이 바쁘다. 비빔밥과 국, 떡, 과일등이 나온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부족함이 없는 음식이다.)


10. 충남 논산 반야산 관촉사

식사 공양(하얀 쌀밥을 가운데 담고 열무김치, 도라지무침, 오이, 우엉조림, 무생채, 오이장아찌, 고사리, 도라지데침, 깻잎나물 등 밑반찬을 둥그렇게 담는다. 장아찌, 채소와 나물무침등 식재료에 알맞은 조리 방법과 간을 맟춘 밑반찬들이다. 배, 가지, 사과, 오이, 고추 등을 넣은 새콤하고 시원한 오이냉국을 곁들여 먹는다. 여름더위를 잊게 해주는 청량함이 느껴지는 여름 별식이다.)


11. 충남 금산 진악산 보석사



식사 공양(대접에 푸짐하게 담아 주신 하얀 쌀밥, 삼삼하게 무친 나물무침, 시원하고 칼칼한 열무 물김치, 풋풋한 향의 아삭한 열무김치, 조미하지 않은 구은 김, 부드러운 배추 넣어 끓인 구수한 배추된장국.

크지 않은 사찰의 점심 식사 공양이다. 정갈하고 정성들여 차려 내주신다. 어머니가 차려 주신 집밥같다.)


식사 공양(진악산 하산 후 공양 시간이 지나 공양간에 들렸다. 밥이 다 떨어졌다며 공양간 할머님이 비빔면을 내주신다. 매콤 새콤한 양념과 졸깃한 면발의 비빔면이다. 절 식사 공양으론 처음으로 먹은 라면이다. 아삭하고 시원한 열무김치를 곁들여 먹고 달금한 귤로 입가심을 한다.

식사 공양 시간을 놓쳐 들린 공양간에서 허기질 테니 먹으라며 내주신 비빔면을 끓여 먹었다. 익히 아는 맛인데 다름이 느껴진다. 귤, 과자, 사탕, 초콜릿 등 주전부리도 내주신 공양간 할머님의 인심이 후하다.)


12. 충남 예산 덕숭산 수덕사

식사 공양(시지 않은 시원한 김치, 열무 김치, 들깨가루에 버무린 고소한 고구마줄기무침, 감자부침, 배무침, 가죽나물.두릅무침, 쑥떡, 백설기, 약간 되지게 지어진 따뜻한 쌀밥, 삼삼하고 고소한 순두부등 담박하고 소박한 음식.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음식이 하얀 그릇에 담겨 더 정갈하고 깔끔해 보인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순두부가 일미이다.)


13. 충남 서산 상왕산 개심사

식사 공양(아삭하고 시원한 김치, 달금한 딸기, 고사리 무침, 숙주나물, 콩나물무침, 시금치무침등 나물찬. 부드러운 두부, 시원한 무 넣은 두부조림, 구수한 배추 된장국, 쌀밥과 잡곡밥. 

공양간 할머님이 하얀 그릇에 조금씩 음식을 담아내 주셨다. 잡곡밥도 쌀밥과 같이 내주셨다. 말하지 않으면 일반 식당이나 집밥의 밥상이다. 사찰 공양간에서 주시니 사찰음식이고 식사 공양이다.

한국문화유산답사회 보물 합천 영암사지 쌍사자 석등에 대한 글 중에 나오는 문구이다.

"지금의 모습으로 표현할 것은 다 표현하여 부족함이 없으니,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원래 완벽에 대한 무관심도 우리 한국미의 한 특질이 아니던가?"

표현할 것은 다 표현하여 부족함이 없는 밥상이다.)


14. 전북 완주 종남산 송광사

식사 공양(김치, 열무김치, 고추지, 아삭한 총각무, 배를 넣은 시원한 무생채, 심심하게 무친 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 참나물, 촉촉한 반죽에 졸깃한 버섯을 넣은 튀김에 사과 넣어 만든 삼삼한 양념 소스를 뿌린 버섯 탕수, 가지무침, 따뜻한 부추전, 쌀밥. 버섯, 두부, 청양고추, 김치등을 넣어 끓인 얼큰하고 시원한 김치찌개. 후식으로 먹은 떡, 시원하고 달금한 수박.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은 식사 공양이다.)


15. 전북 정읍 내장산 내장사

식사 공양(채 썬 오이, 당근, 김치와 부드럽게 삶아진 소면등을 넣어 매곰한 양념으로 버무린 비빔국수. 단무지, 건포도, 양배추 넣은 샐러드, 콩나물, 고추 넣어 끓인 미지근한 국물의 개운한 콩나물국.

사찰 식사 공양에선 처음으로 맛 본 비빔국수이다. 채소의 식감과 부드러운 면, 매곰한 양념이 섞인 비빔국수이다. 시원한 콩나물국이 잘 어우러진다,)


16. 전남 구례 지리산 화엄사

식사 공양(깔끔하고 상쾌한 국물에 알맞게 삶은 가는 면, 배추김치, 가지튀김, 쫑쫑 썬 아삭한 김치, 오이, 표고버섯무침, 목이버섯, 오독오독씹히는 톳, 채 썬 유부, 양념 유부, 호박등을 고명으로 얹은 국수.

스님들도 웃게 만든다고 하여 승소(僧笑)라 불리는 국수. 깔끔하고 상쾌한 채수와 알맞게 삶아진 가는면에 다양한 고명의 색감과 식감이 한데 어우러진다. 스님들의 옅은 미소가 느껴지는 맛이다.)


17. 전남 장성 백암산 백양사

식사 공양(소금 덜 뿌려 바삭하게 구운 김, 표고버섯 넣은 심심한 간의 미역국, 미역줄기, 유부, 버섯 무침, 호박, 당근전, 숙주나물, 무생채, 두부, 시큼하고 아삭한 김치, 고소한 들깨죽, 매콤, 새콤한 고추장, 잡곡밥,. 후식으로 먹은 새곰 달큼한 파인애플, 졸깃한 떡.

전식으로 먹은 들깨죽, 다음으로 반찬과 밥, 국을 먹고 후식으로 떡, 파인애플을 먹었다. 어줍잖은 한정식보다 낫다.)


18. 전남 해남 대둔산 대흥사

식사 공양(도라지, 무생채, 버섯, 고사리, 상추 겉절이, 호박, 버섯찜, 밥등에 달금하고 차진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은 나물과 채소의 식감이 한데 어우러진 담박한 비빔밥. 버섯, 무, 감자, 두부등을 넣은 구수한 된장국. 후식으로 먹은 달큰한 청무화과.

담박한 비빔밥을 먹은 후 후식으로 먹은 달콤하고 쫀득한 맛의 청무화과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식사 공양(새콤한 초고추장 돌나물무침, 시금한 갓물김치, 신선초, 부추, 양파무침, 버섯무침, 김치, 열무볶음, 백김치, 상추무침, 백김치볶음, 고슬고슬한 밥, 매콤하고 찰진 고추장. 부드러운 우거지 넣어 끓인 구수한 된장국.

밥과 따로 먹어도 좋은 채소, 나물찬들이지만 고추장과 함께 섞으면 비빔밥이 된다. 다르지만 같고 같지만 다르다.)


19. 전남 해남 달마산 미황사

식사 공양(삼삼한 국물에 알맞게 잘 삶아낸 졸깃한 소면, 연근, 호박, 버섯, 당근, 오이, 김치, 김가루, 고추 장아찌 고명 얹은 국수. 고소한 깨, 청, 홍 고추 넣은 짠맛의 양념간장.

스님도 웃게 한다하여 승소로 불리는 사찰 식사 공양으론 처음 맛본 국수다. 입안 가득 상쾌하고 깔끔함이 느껴지는 채수와 알맞게 삶아진 면의 식감, 다양한 식감과 색감의 고명이 한데 어우러져 풍미를 더한다. 스님의 미소를 닮은 잊히지 않는 첫맛이다.)


식사 공양(숭늉, 가늘고 사각사각 씹히는 콩나물, 팽이버섯, 콩 알갱이가 보이는 된장 넣어 끓인 시원하고 구수한 된장국, 시금하고 시원한 백김치, 백김치를 볶은 김치, 부드럽고 쌉사래한 도토리묵, 매콤한 고추지, 아삭한 콩나물 무침, 고슬고슬한 밥등 소박하지만 허투르지 않은 음식이다.)


20. 전남 순천 조계산 선암사

식사 공양(김에 심심한 간의 밥을 깔고 기름기 뺀 유부, 단무지, 당근, 우엉조림, 껍질 깐 오이등을 넣어 말은 담백하고 깔끔한 김밥, 시금한 묵은 갓김치, 튀김가루 약간 묻혀 튀긴 달금한 단호박튀김, 시원한 단맛의 수박. 진한 갈색빛의 시원하고 짭조름한 감칠맛 간장 국물에 존득하게 씹히는 메밀면, 무순, 어린 새싹순, 김가루등을 얹은 메밀국수.

거의 대부분 식사 공양은 조계종 사찰에서 먹었다. 태고종의 유일한 총림인 태고총림 선암사에서 처음으로 식사 공양을 하였다.

공양 시간대에 우연히 마주친 할머님 불자분이 가르쳐 주신 공양간에서 먹은 식사 공양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예약하지 않은 비불자의 식사 공양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김밥의 속재료로 들어가는 오이의 껍질을 벗기고 유부의 기름기도 뺀 수고스러움이 담긴 깔끔한 맛의 담박한 김밥이다. 시큼한 갓김치가 담백한  김밥에 변화의 맛을 준다. 달금한 단호박튀김, 시원한 단맛의 수박등도 기분 좋은 맛이다. 

채수와 간장이 섞인 짭조름한 감칠맛의 장국물과 존득한 메밀면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어린 채소 순, 조미하지 않은 김가루등 단순한 고명이 깔끔하고 담박한 맛을 해하지 않아 좋다. 더할 나위 없는 일미의 메밀국수이다.)

메밀국수(진한 갈색빛의 시원하고 짭조름한 감칠맛의 채수외 간장이 섞인 장국물에 존득하게 씹히는 메밀면을 담고 그 위에 무순, 어린 새싹순, 조미되지 않은 김가루를 얹은 깔끔하고 담박한 메밀국수.)


21.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불일암

식사 공양(팥죽, 김치, 나물무침, 고추무침, 가지나물, 연잎밥, 버섯, 호박, 두부등을 넣어 끓인 삼삼하고 시원한 버섯찌개. 후식으로 먹은 달금하고 시원한 수박,

단체로 예약하여 사찰 답사 오신 분들과 함께 먹은 사찰 식사공양으론 처음 맛 본 연잎밥이다. 

은은한 연잎의 향과 차진 찹쌀, 연자육, 연근, 은행, 대추, 콩, 밤등의 다양한 식감과 맛이 어우러져 풍미를 더한다. 향, 식감, 맛이 조화로운 연잎밥이다. 전식으로 먹은 부드럽고 고소한 팥죽도 별미이다.)

연잎밥(연잎에 차지고 고소한 찹쌀, 밤맛이 나는 살강살강한 식감의 연자육, 연근, 은행, 대추, 콩, 밤등을 넣어 찐 은은한 연잎향이 배어 있는 연잎밥)

후식으로 먹은 쫄깃하고 쫀득한 떡


불일암

백차(순천 송광사 불일암 법정스님 상좌 덕조스님이 대화를 마치며 백차라며 주신 차. 여러번 마시며 차의 맛과 향이 빠진 밍밍하고 심심한 맹물 같은 차 일수도 있지만 그안에 담긴 다른 맛은 스님의 맑은 얼굴을 닮은듯한 향기가 맑고 맛이 산뜻한 차였다.)


22. 경북 김천 황악산 직지사

식사 공양(고슬하게 잘 지은 밥 위에 콩나물, 무생채, 버섯, 호박볶음, 산나물, 매운맛 덜한 달금한 찹쌀고추장을 얹은 담박한 비빔밥. 버섯 넣어 끓인 삼삼한 미역국, 후식 떡, 물 한 그릇, 비빔밥.

사찰 주변에 많은 산채비빔밥 전문 식당 수준 이상으로 맛이 좋은 비빔밥이다. 하얀 그릇에 담긴 맑은 맹물이 시원함을 더한다.)


23. 경북 영주 소백산 성혈사

영주 소백산 성혈사 등월스님과 함께한 식사 공양(버섯, 두부, 감자등을 넣어 꿇인 심심한 간의 된장국, 김밥, 갓김치, 열무김치, 물에 씻어낸 묵은 김치, 물과 시큼한 아로니아 쥬스.

영주 부석사 큰스님의 상좌이신 등월스님과 차 한잔 하며 담소 나눈 후 먹은 식사 공양이다. 원래 공양간 오신 여불자님과 주지스님이 드시려던 김밥을 먹게 되었다. 첫번째 고마움이자 미안함이다.

나중에 여불자님 맛난 음식 사다 드린다고 말은 했지만 차일피일이다. 식사 후 여불자님이 자가용으로 순흥 읍내리 고분벽화 앞까지 태워주셨다. 두번째 고마움이자 미안함이다.)


24. 경북 구미 태조산 도리사

식사 공양(따뜻한 밥, 짙은 깻잎향의 깻잎부침, 당근부침, 감자부침, 두부구이, 새콤한 오이, 참나물무침, 도톰하게 부친 바삭하고 고소한 야채부침개, 고사리, 콩나물, 아삭아삭 시큼한 김치, 버섯, 청, 홍 파프리카, 양파, 짭짤하게 간이 밴 쫀득한 식감의 콩고기. 

콩나물과 신김치를 넣어 끓인 시원한 콩나물국. 표고, 감자, 당근, 호박, 양파등이 들어간 삼삼한 간의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국처럼 먹을 수 있는 묽은 카레. 후식으로 먹은 배, 수박, 사과등 과일.

사찰 식사공양으로 처음 맛보는 채소를 듬뿍 넣은 국같은 묽은 카레가 별식이다.)


25. 경북 영천 팔공산 은해사 백흥암

식사 공양(찰기 있는 매곰한 고추장, 도라지튀김. 오가피장아찌, 봄동무침, 무, 김치, 방풍나물, 울외장아찌, 오이무침, 어수리무침. 간장양념 얹은 찐깻잎, 쌀밥. 향긋하고 담백한 쑥국. 무, 두부, 고추, 호박, 버섯등을 넣은 된장국.

다른 사찰들과 비슷한 식재료이지만 비구니 스님들의 섬세하고 정갈한 손맛이 음식에 담겨있다.)


26. 경북 경주 남산 칠불암

식사 공양(미역줄기볶음, 우엉조림, 무생채, 포도, 미역, 산나물장아찌, 어묵볶음, 양배추, 버섯 넣은 쌈장, 갓 지은 밥, 버섯 넣은 담백한 미역국.

비불자, 등산객, 여행객등에게 식사 공양을 주지 않는 사찰도 적지 않으나 칠불암은 공양 시간이 되면 주지스님과 불자님들이 등산객들에게 식사 공양하고 가시라고 소리내어 알린다. 종교를 떠나 훈훈한 인심이 더해진 음식이다.)


27. 경북 경주 봉서산 원원사

마늘 다듬는 할머님( 19세에 원원사 아래 마을에 시집 오셔셔 현재는 원원사 요사채에 거주 하신다는 연세 95살 할머님.)

식사 공양(귤, 쌀밥, 배추김치, 열무 물김치, 열무 겉절이, 배추 겉절이, 고사리나물, 콩나물등 삼삼한 간의 반찬들. 호박, 고추등을 넣어 자작하게 끓인 짭짤하고 구수한 막장찌개.)

할머님이 먹으라고 주신 바나나(오랫만에 먹은 바나나다. 익히 알던 맛인데 뭔가 좀 다르다. 할머님이 주신 그냥 노랑 바나나인데...)

잘 가라고 방문 열고 배웅해 주시는 할머님(거동이 좀 불편하시고 귀도 좀 어두우시나 시력도 좋으시고 말씀도 또박또박 잘 하시는 할머님. 나중에 또 올테니 건강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아랫마을로 내려갔다.)


28. 경북 경주 단석산 신선사

식사 공양(작은 절에 높은 곳에 위치해 공양주가 따로 있지 않아 단석사 부근서 자가용 태워 주신 부부분과 친척 여성분(하루 주무시고 가시며 친척 여성분은 신선사에 여러 번 오신 신도분으로 스님들과 친분이 있어 보이신다.)이 차려 주신 식사 공양이다.

집에서 만들어 오신 다슬기국(부드러운 배추, 다슬기, 된장, 들깨가루등을 넣어 끓인 구수하고 고소한 다슬기국),조를 넣어 지은 밥, 사각사각 씹히는 시원하고 달금한 배춧잎, 신 김치와 깍두기, 깻잎, 고소한 구운김, 무나물, 콩나물, 고사리나물, 굵은 콩알갱이가 보이는 구수하고 짭짤한 된장.)


29. 경북 안동 천등산 봉정사

식사 공양(부드러운 과육과 달금한 과즙의 토마토, 아삭하고 가느다란 콩나물무침, 김가루, 살짝 볶아낸 당근볶음, 쫑쫑 썬 시금한 김치를 양념 넣어 볶은 아삭한 김치볶음, 삼삼한 호박볶음, 고소한 잣고명 올린 부드럽고 달큰한 호박찜, 알맞게 삶아 찬물에 헹군 부드러운 면발에 깨, 청양고추등이 들어간 다진양념간장 조금 얹은 국수. 버섯, 채소, 다시마등으로 우려낸 담백하고 깔끔한 감칠맛의 채수.)

국수(알맞게 삶아 찬물에 헹궈낸 보드라운 소면에 담백하고 깔끔한 감칠맛의 채수를 부은 국수. 시금한 맛의 볶음김치, 달큰한 호박찜, 아삭한 콩나물무침, 달금한 토마토, 호박, 당근볶음등 고명과 간을 더하는 다진양념간장등을 얹은 국수.)


30. 경남 진주 월아산 청곡사

식사 공양(단맛 적은 약간 짠맛의 시쿰하고 청량한 국물과 아삭한 무, 무청등을 넣은 동치미가 일미이다. 심심한 배추된장국, 미역, 무생채, 고사리, 콩나물, 시금치, 고슬하게 지은 밥, 약간의 고추장을 얹어 비벼 먹은 삼삼한 비빔밥. 

무, 무청의 식감과 시큼하고 상쾌한 국물이 한데 어우러진 동치미의 맛이 일품이다. 발효음식의 깊은 맛이다.)


31. 경남 양산 영취산 통도사

식사 공양(무생채, 양배추, 비트물 들인 무, 김치, 상추 겉절이, 호박, 콩나물, 잡곡밥, 고추장등을 넣어 비빈 비빔밥. 버섯, 미나리, 고추, 콩나물등을 넣은 칼칼하고 개운한 콩나물냉국이 전일 숙취를 잊게 해준다.)

구수한 숭늉은 속을 따뜻하게 달래준다.


32. 경남 양산 천성산 미타암

식사 공양(겨울초, 콩나물, 동치미, 묵은 김치, 초고추장, 미역, 파김치, 쌀밥, 무청 시래기 넣은 구수한 시락국, 상추, 후식으로 먹은 파인애플, 참외.

텃밭에서 기른 연한 상추와 무청시래기 넣은 구수한 시락국등 소박하지만 수고스러움이 담긴 음식이다.)


33. 경남 부산 금정산 범어사

식사 공양(둥그런 대접에 나물무침, 콩나물무침, 짠 맛 나는 묵은지, 쌀밥, 사찰 식사 공양으로 처음 맛 본 부드러운 흰죽을 담는다. 된장찌개, 김치, 콩나물 넣은 시원한 콩나물국과 무, 두부, 당근, 호박, 된장등을 넣어 끓인 구수한 된장찌개를 곁들여 먹는다.

연세 계신 비불자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식사 공양을 많이 하신다. 부드러운 흰죽은 그분들을 위해 나온 듯 하다. 배려가 담긴 음식이다.)


34. 청주 무심천 용화사

곤드레나물밥(쌀 위에 먹기 좋게 썰은 데친 고려엉겅퀴(곤드레)를 얹어 지은 밥이다. 부드럽고 담백하며 특유의 향긋한 향을 지닌 푸릇한 곤드레와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하얀 쌀밥의 어우러짐이 좋다.)과 후식용 과일(키위, 파인애플, 귤, 배, 사과 ,수박)

식사 공양(코로나19로 공양간 옆, 앞자리 거리두기를 한다. 모두를 위해 비워두는 자리다. 

쌀 위에 곤드레를 얹어 지은 곤드레나물밥과 무생채, 얼갈이배추 겉절이, 삼삼하게 무친 아삭한 오이 소박이를 반찬으로 담는다. 자리에는 미리 준비된 짠맛 강한 집간장에 쪽파, 참기름, 고춧가루, 깨등을 넣은 양념장이 놓여 있다. 곤드레나물밥에 기호에 맞게 넣어 비빈다. 가느다란 콩나물을 넣어 끓인 시원한 콩나물국을 곁들여 먹는다.)

곤드레나물밥(쌀 위에 곤드레를 얹어 지은 곤드레나물밥에 양념장을 얹어 비빈다. 씰밥, 부드럽게 씹히는 곤드레나물, 무생채, 얼갈이배추 겉절이, 아삭한 오이 소박이등 반찬들이 양념과 함께 뒤섞인다. 양념장이 담백한 맛에 간을 더하고 풍미도 올려준다. 고소한 맛, 향긋한 향, 여러 식감과 색감이 어우러진다.)

후식으로 먹은 과일(잘 익은 부드럽고 달금한 키위, 폭신하게 씹히는 과즙 풍부한 달큰한 과육의 파인애플, 은은한 단맛의 수박, 단단한 과육의 단맛나는 배, 상큼한 사과, 새곰 달금한 귤등 후식으로 먹은 과일들이다. 다양한 식감과 맛이다.)


35. 옥천 장령산 용암사

식사 공양(공양간 아래 식수로 갈증을 달래고 12시쯤 공양간을 찿았다. 연세보단 곱고 인상 좋으신 여보살님 한 분이 계신다. 대전에 사신다고 한다. 식사 공양 가능한지 여쭤보니 흔쾌히 허락해 주신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시누이분이 30년 정도 용암사와 연이 있어 알게 되었으며 공양간 공양주분들 문제가 생기면 오셔서 공양간 일을 하신다고 한다. 용암사 여사무장님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친분과 신뢰가 두터워 보인다. 맑은 공기 속에서 책도 보시고 좋은 경치도 즐기신다고 한다. 11월 말일까지는 계신다며 나중에 또 들리라고 하신다.

11시 30분 스님들 식사 공양이 끝난 후라 찬이 많지 않다며 음식을 내주신다. 일반 식당의 기성품으로 차려진 반찬보다 백배 낫다. 여보살님 마음씨만큼 음식 솜씨도 좋다.

스님들이 점심으로 먹은 떡국을 사기그릇에 담아 내주신다. 오랜만에 절밥으로 떡국을 맛보았다. 삼삼하게 간이 된 국물에 애호박, 양파, 당근, 어슷하게 썬 쫀득한 가래떡, 길쭉한 땅콩 모양의 만두를 넣어 끓인 후 노란 달걀지단과 김 가루를 고명으로 얹었다. 색감도 예쁘고 맛도 좋다.

팥을 넣어 지은 밥과 알맞게 간이 된 콩나물무침, 깻잎무침, 쪽파 무침, 아삭한 김장김치도 곁들여 내주신다. 밀가루 반죽에 고추장, 생배추, 양파 등을 넣어 부친 장떡도 맛보라며 주신다. 배부르지만 남기지 않고 먹는다.

오래 걸은 건 아니지만 땀을 흘리고 끼니때 먹어서 그런지 음식 맛이 좋다. 정성 담긴 음식을 정갈하게 차려 내주시니 더욱 맛깔스럽다. 음식에 단내(달콤한 냄새)가 난다.

장떡, 밥, 떡국은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약간의 반찬과 김치는 남겼다. 먹은 그릇을 씻으려고 하니 그냥 달라고 하신다. 이래저래 고마운 맘이 들게 하신다.)

커피(차나 커피를 즐겨 먹진 않는다. 식사 공양 후 믹스커피가 아닌 원두 커피를 타 먹었다. 남들이 타준커피만 맛봤지 직접 탄 원두커피는 얼마만인지 기억에 없다. 종이컵에 커피 한 스푼 반, 설탕 한 스푼 반 넣었다. 정수기 뜨거운 물을 부어 저어 먹는다. 따뜻하다. 단맛, 쓴맛이 적당하다.)

과일과 누룽지(밥 짓고 남은 누룽지를 소쿠리에 담아 말리는 중이다. 아직 덜 말려져 바삭하진 않고 쫀득하다. 누룽지도 주셨다. 배가 불러 누룽지 반쪽만 받았다.)


36. 경남 함양 지리산 금대암

땀흘려 올라와 받은 금대암 스님이 주신 시원하고 달금한 쥬스 한 잔(노거수인 금대암 전나무와 지리산 능선이 보이는 장쾌한 젼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쥬스 한잔. 신선이 마신다는 감로수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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