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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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머리와 하얀 손의 합작품, 동그랑땡
"하얀 머리와 하얀 손의 합작품, 동그랑땡" 이젠 설날 차례는 지내지 않지만, 가족들이 먹기 위한 음식을 만든다. 설날 밥상에 오를 음식은 전날부터 만들어진다. 검은 머리에 하얀 손의 손녀와 하얀 머리에 주름진 손의 할아버지가 마주 앉아 동그랑땡을 빚는다. 고사리손으로 한몫 거드는 여조카가 기특하다. 70여년 이상의 나이 차이는 동그랗게 합쳐진다. 할아버지와 손녀가 빚은 합작품은 기름에 부쳐져 설날 아침상에 오른다. 동그랑땡은 여러 식자재를 손질하고, 빚고, 부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만든이의 정성과 수고스러움이 흠뻑 담긴 설날 먹거리다.
2023.01.21 -
술맛 도는 노포의 향기, 서울 원조녹두
서울 을지로3가역 4번 출구 공구골목 빈대떡 전문 원조녹두(허름한 외관과 세월의 흔적이 담긴 작은 내부 공간에서 할머님이 부쳐 준 전에 술 한잔 하는 대폿집이다.) 고기녹두(시원한 콩나물국, 깍두기, 양파 넣은 간장양념, 두툼하고 길게 썬 졸깃한 돼지고기, 아삭하게 씹히는 씻은 묵은지, 양파, 식감 좋게 씹히는 거칠게 간 녹두등을 넣어 번철에 구워낸 고소한 고기녹두에 소주 한 잔 넘긴다.)
2020.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