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날 만난 어르신

2023. 11. 11. 08:34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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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품송 전설과 은구석]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 공원 내 정이품송 마당에 세워진 세조 동상이 하천 건너편 정이품송을 바라보고 있다. 세조 동상 뒤엔 정이품송의 후계목이 자라고 있다.

세조와 정이품송에 관한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세조 10년(1464)에 왕이 법주사로 행차할 때 타고 있던 가마가 이 소나무 아래를 지나게 되었는데, 가지가 아래로 처져 있어 가마가 가지에 걸리게 되었다. 이에 세조가 “가마가 걸린다”고 말하니 소나무가 자신의 가지를 위로 들어 왕이 무사히 지나가도록 하였다 한다. 또 세조가 이곳을 지나다가 이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리하여 세조는 이 소나무의 충정을 기리기 위하여 정이품(현재의 장관급) 벼슬을 내렸고, 그래서 이 소나무를 정이품 소나무라 부르게 되었다.

 

세조는 복천암에서 신미대사 등 고승들을 모아 법회를 열고 목욕소에서 목욕을 하면서 피부병 치료를 위해 노력하였다. 이어 병세가 호전되자 그는 이를 불은(佛恩)으로 여기고 부처님의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사찰에 땅을 하사하고자 했다. 

 

그래서 복천암의 모든 스님을 모아 "내 속리산에  와서 병을 쾌차하니 기쁘기 그지 없다. 이 모든것은 부처님의 은공이니 내 이 사찰에 토지를 하사하고자 하노라 이 돌에 줄을 메어 끌고 가다가 힘이 빠져 멈준 곳까지의 산과 돌은 돌론 전답과 집터까지 모두 절의 소유가 되도록 허락할 것이다." 라고 선언하였다.

 

이에 승려들은 사찰을 크게 번영시킬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여 크게 기뻐하고 사내리 방향으로 돌을 끌고 약 6km 아래까지 끌고 내려왔으나 여기서부터 더 이상 돌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세조는 이만하면 공양미와 식량이 되리라 하고 그 지점에 돌을 세우고 여기서부터 속리산 쪽의 모든 토지를 절땅으로 내려주었다.

그때부터 그 돌은 세조가 부처님의 은덕을 입고 구원받았다 하여 은혜恩, 구원救로 이루어진 은구석(恩救石)으로, 은구석이 있는 산모퉁이는 '은구모둥'으로 불렸다. 은구석이 세워진 자리는 오늘날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에 조성된 '은구석공원’에 해당한다. 1980년의 보은수해시 발생한 물마루 현상으로 은구석도 동강이 한동안 방치되다 지난 1993 약간 이동을 지금의 위치에 다시 세웠다.


2023년 10월 마지막 날 600살 어르신을 찾아뵈었다. 2023년 8월 태풍 카눈의 돌풍으로 북쪽 가지 두 개를 잃으셨다. 이제 더 이상 아픔을 겪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세월의 흐름 속에 단정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잃으셨지만, 붉은 가을 단풍에 뒤지지 않는 푸름을 간직하며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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