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밥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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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밥상은 둥글게 둥글게
평소에는 의자에 앉아 네모난 식탁에서 식사한다. 2025년 설날 아침 밥상이다. 둥근 상에 음식을 차린다. 앉은 자리마다 갓 지은 따뜻한 밥과 말간 탕국이 한 그릇씩 놓인다. 한식 상과 차례상의 기본인 국(羹)과 밥(飯)이다. 차례를 지내지 않아 예전보다 많이 간소화됐지만 세찬의 흔적은 밥상에 남아 있다. 어머님이 설날 새벽에 일어나 끓이신 여릿한 갈색빛의 맑은 기름이 감도는 탕국을 맛본다.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달다. 참기름의 고소한 맛과 조선간장의 웅숭깊은 짠맛은 담백함을 해하지 않으며 간도 맞추고 풍미도 더해준다. 부드러운 두부는 담백한 맛을, 노지에서 키워 땅속에 저장해둔 단단한 겨울 무는 시원함과 단맛을, 특유의 육향과 부드러운 듯 졸깃한 식감의 소고기는 은은한 감칠맛을 서로 다투지 않고 맘껏..
2025.01.30 -
빙 둘러 앉아 먹는 설날 밥상
설날은 한 해의 시작인 음력 1월 1일을 일컫는 말로 정월 초하룻날이다. 설날 차례상과 세배 손님 접대를 위해 갖가지 음식을 준비하는데 이 음식들을 통틀어 세찬(歲饌)이라고 부른다. 세찬의 대표 음식은 떡국이다. 예전 설날 차례를 지낼 땐 동네 친척분들 차례상엔 떡국이 올려졌고 마지막으로 차례를 지냈던 우리 집은 떡국 대신 밥과 탕국을 준비했다. 그런 연유로 지금도 밥과 탕국이 설날 음식인 떡국을 대신한다. 남동생네 가족과 설날 아침을 함께 한다.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않아 예전보다 많이 간소화됐지만 세찬의 흔적은 여전히 밥상에 남아 있다. 식구들 앉은 자리마다 갓 지은 따뜻한 밥과 말간 탕국이 한 그릇씩 놓인다. 한식 상과 차례상의 기본인 국(羹)과 밥(飯)이다. 점심 밥상엔 여동생네 가족..
2024.02.11 -
하얀 머리와 하얀 손의 합작품, 동그랑땡
"하얀 머리와 하얀 손의 합작품, 동그랑땡" 이젠 설날 차례는 지내지 않지만, 가족들이 먹기 위한 음식을 만든다. 설날 밥상에 오를 음식은 전날부터 만들어진다. 검은 머리에 하얀 손의 손녀와 하얀 머리에 주름진 손의 할아버지가 마주 앉아 동그랑땡을 빚는다. 고사리손으로 한몫 거드는 여조카가 기특하다. 70여년 이상의 나이 차이는 동그랗게 합쳐진다. 할아버지와 손녀가 빚은 합작품은 기름에 부쳐져 설날 아침상에 오른다. 동그랑땡은 여러 식자재를 손질하고, 빚고, 부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만든이의 정성과 수고스러움이 흠뻑 담긴 설날 먹거리다.
2023.01.21 -
풍요와 장수의 소망, 설날 떡만둣국
농사지은 쌀로 방앗간에서 뽑아온 가래떡이다. 썰기 편하게 식힌다. 어슷하게 썰어 떡국에 넣는다.설 전날 만두를 빚어 찐다. 찐만두는 뜨거울때 양념간장에 찍어도 먹고 식혀 두었다가 만둣국에 넣어 먹기도 한다."풍요와 장수의 소망을 듬뿍 담다"떡만둣국(직접 만든 손만두와 농사지은 가래떡을 뽑아 어슷하게 썬 떡국點을 넣어 끓인 떡만둣국이다. 국물은 사골로 우려낸 개운하고 진한 육수를 사용하고 곱창 김과 달걀 지단을 고명으로 얹는다. 집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설날 점심으로 먹은 정성이 듬뿍 담긴 떡만둣국이다.)
2021.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