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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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에 물을 주었나?
한때 탐매 여행 한답시고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그러다 순천 조계산 보리밥집 홍매화 자수를 본 후엔 '천연기념물 매화나무"를 빼곤 애써 찾아 다니지 않는다. 순천 선암사의 만개한 선암매 답사 후 송광사로 넘어가는 길에 허기와 땀을 식히러 들린 보리밥집. 물 가지러 갔다가 우연히 부엌 입구 문창에서 홍매화 자수를 만났다. 매화나무 가지에 핀 빨간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듯하였다. 선암사의 선암매가 고목의 기품있는 향기를 낸다면, 홍매화 자수는 산뜻하고 싱그러운 봄을 가득 머금고 수줍게 붉은 꽃망울을 틔우고 있었다. 몇년 후 다시 찾은 보리밥집 부엌의 홍매화 자수는 사라졌다. 이유는 묻지 않았다. 매화에 물을 주었나?
2025.03.04 -
소통의 맛, 백차 한잔
"소통의 맛" 백차(순천 송광사 불일암 법정스님 상좌 덕조스님이 대화를 마치며 백차라며 주신 차다. 여러번 마시며 차의 맛과 향이 빠진 밍밍하고 심심한 맹물 같은 차 일수도 있지만 그안에 담긴 다른 맛은 스님의 맑은 얼굴을 닮은듯한 향기가 맑고 맛이 산뜻한 차였다. 소통의 맛이 담긴 차 한잔이다.)
2020.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