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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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푸성귀의 마지막 헌신
도종환 시인의 ‘시래기’(해인으로 가는 길, 2006년 발표)란 시다. 저것은 맨 처음 어둔 땅을 뚫고 나온 잎들이다.아직 씨앗인 몸을 푸른 싹으로 바꾼 것도 저들이고가장 바깥에 서서 흙먼지 폭우를 견디며몸을 열 배 스무 배로 키운 것도 저들이다더 깨끗하고 고운 잎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가장 오래 세찬 바람맞으며 하루하루 낡아간 것도저들이고 마침내 사람들이 고갱이만을 택하고 난 뒤제일 먼저 버림받은 것도 저들이다그나마 오래오래 푸르른 날들을 지켜온 저들을기억하는 손에 의해 거두어져 겨울을 나다가사람들의 까다로운 입맛도 바닥나고 취향도 곤궁해졌을 때잠시 옛날을 기억하게 할 짧은 허기를 메꾸기 위해서리에 젖고 눈 맞아가며 견디고 있는 마지막 저 헌신 제일 먼저 버림받은 우거지가 한겨울 추위와 바람, 눈과 서리..
2025.01.20 -
마지막 헌신, 시래기
경주 단석산 신선사 아궁이 위 말려지는 무청 시래기와 소쿠리에 담긴 바싹 말려진 무청 시래기다. 소쿠리에 담긴 시래기엔 서리가 살짝 끼었다. 작은 사찰에 산 높은 곳에 위치해 공양주 보살님이 따로 계시지 않는다. 스님들의 겨울나기 반찬이 될 것이다. 인고의 세월을 견뎌 내지만 제일 먼저 버려져 마지막 까지도 헌신하는 시래기다. "기억에 남는 시래기 맛집 11곳" 기억에 남는 시래기 맛집 11곳 [땅이 키우고 바람이 풍미를 더한 시래기] 시래기/도종환 저것은 맨 처음 어둔 땅을 뚫고 나온 잎들이다 아직 씨앗인 몸을 푸른 싹으로 바꾼 것도 저들이고 가장 바깥에 서서 흙 barongl.tistory.com
2020.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