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갛게 달아오른 수줍은 담배꽃

2021. 7. 21. 06:20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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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꽃을 본 것은/나희덕

 

 마흔이 가까워서야 담배꽃을 보았다

분홍 화관처럼 핀 그 꽃을 

  

잎을 위해서

꽃 피우기도 전에 잘려진 꽃대들,

잎 그늘 아래 시들어가던

비명소리 이제껏 듣지 못하고 살았다

  

툭, 툭, 목을 칠 때마다 흰 피가 흘러

담뱃잎은 그리도 쓰고 매운가

담배 꽃 한줌 비벼서 말아 피우면

눈물이 날 것 같아

족두리도 풀지 않은 꽃을 바라만 보았다

  

주인이 버리고 간 어느 밭고랑에서

마흔이 가까워서야 담배 꽃의 아름다움을 알았다

하지(夏至)도 지난 여름날

뙤약볕 아래 드문드문 피어 있는,

버려지지 않고는 피어날 수 없는 꽃을


"담배"

남아메리카 열대가 원산지이다.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온대 지방에서 재배할 때는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고 높이가 1.5∼2m이다. 잎과 줄기에는 점액을 분비하는 선모(腺毛)가 빽빽이 있어 끈적끈적하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가 50cm이며 끝이 뾰족한 타원 모양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자루는 짧고 날개가 있으며 밑으로 흐른다. 

꽃은 7∼8월에 피고 줄기 끝에 큰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작은꽃가지는 길이가 10∼35mm이다. 꽃받침은 원통 모양이고 길이가 작은꽃가지와 비슷하며 선모가 있고 갈라진 조각은 바소 모양이다. 화관은 깔때기 모양이고 통부의 길이가 7∼15mm이며 윗부분이 5개로 갈라지며 연한 붉은 색이다. 수술은 5개이고 밖으로 나오지 않거나 약간 나오며 씨방은 2칸으로 나뉜다. 

열매는 삭과이고 달걀 모양이며 꽃받침으로 싸여 있고 많은 종자(1과에 약 2,000개)가 들어 있다. 종자는 짙은 갈색이고 둥근 모양이다. 한방에서 담배의 잎을 연초(烟草)라는 약재로 쓰는데, 소화 불량과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쓰고, 종기·악창·옴·버짐에는 환부에 붙여 치료하며, 개나 뱀에 물린 데도 효과가 있다.

출처:두산백과


"담배꽃"

충청북도 증평군 증평읍 송산리에 있는 석조관음보살입상 답사 중 주변에 담배밭이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담배꽃이 몇 개 피었다. 여행 다니며 담배밭, 잎, 건조장은 보았지만, 담배꽃은 처음 본다. 짙은 녹색에서 황색으로 바뀌는 담뱃잎 대궁 위에 수줍은 분홍빛으로 발갛게 달아오른 담배꽃이 어여쁘다.

담배꽃은 잎의 성장을 방해하므로, 꽃이 피기 전에 꽃망울을 잘라낸다. 하루빨리 잘라내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게 된다. 이런 이유로 활짝 핀 담배꽃은 일반인들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

꽃말은 '그대 있어 외롭지 않네. 고난을 이겨내다' 이다.


"담배꽃의 전설"

한 인디언 소녀가 있었다. 불행하게도 추한 외모로 인해 일생 동안 단 한 번의 연애도 할 수 없었다. 마음은 누구보다 순수하고 착했지만 모든 남자들이 그녀를 보고 고개를 돌렸기 때문이다.

자신의 부모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했던 인디언 소녀는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삶은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여 가엽게도 결국 자살을 선택한다. 그녀는 죽기 전 마지막 말을 남겼다.

“다음 생엔 세상의 모든 남자와 키스하고 싶어요.”

이 소녀가 죽은 자리에 돋아난 풀이 바로 '담배'라는 것이 인디언의 전설이다. 소녀의 소원대로 담배는 많은 이들과 키스를 하게 되었지만 소녀의 복수심때문인지 담배는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소녀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담배를 이젠 놓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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