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소녀의 슬픈 전설, 꽈리

2021. 9. 10. 07:15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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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리]

꽈리는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가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꽃말은 "수줍음, 조용한 미, 약함" 이다. 텃밭 한켠에 꽈리가 자란다. 말려서 집 안에 장식을 한다. 어린 시절 꽈리불기 놀이 하던 추억을 되살려 준다.

완전히 익은 꽈리를 손으로 비벼 물렁물렁해지면 꼭지부분에 조그맣게 구멍을 뚫어 씨를 빼낸다. 씨를 뺄 때는 꽈리가 터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부는 방법은 씨를 뺀 꽈리를 먼저 손에 올려놓고 훅 불어서 바람을 넣은 다음, 구멍을 혓바닥에 닿게 하여 앞니 끝으로 살짝 눌러주면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소리가 난다. 이때 혀끝을 안으로 구부려 넣어야 뽀드득 소리가 더 잘 난다.

한 번 분 다음에는 꽈리의 공기구멍이 입천장 쪽으로 가도록 혀끝으로 굴린 다음, 입을 오므린 채 공기를 들이마시면 다시 부풀어오른다.

꽈리불기는 그 소리가 크면서도 길게 늘어지는 것을 으뜸으로 치는데, 이렇게 하려면 꽈리 안에 공기를 가득 채우고 이를 무겁게 천천히 눌러주어야 된다.

꽈리에 관한 동요로는, “빨간 꽈리 입에 물고/뽀드득 뽀드득/동글 동글 굴리다가/뽀드득 뽀드득/복사○에 물을 주다/뽀드득 뽀드득/…….” 등과 같은 노래가 있다. 오늘날에는 고무로 만든 제품이 생산되어 꽈리가 익는 가을철이 아니라도 언제든지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출처: 꽈리불기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꽈리 꽃과 열매"


"수줍은 소녀의 슬픈 전설"

[꽈리의 전설]

옛날 어느 가난한 시골 마을에 꽈리라고 하는 마음씨 착한 소녀가 살고 있었다.
꽈리는 언제나 명랑한 표정으로 노래를 불렀다.
누구에게서 노래를 배운 것은 아니었지만 노래를 부르는 재주가 아주 뛰어났다.
꽈리의 노랫소리를 들은 마을 사람들은 마치 옥구슬 구르는 것만 같다고 칭찬이 대단하였다.
그런데 이 마을에 사는 세도가 제일 가는 양반집에서는 꽈리와 같은 나이 또래의 소녀가 하나 있었다.
그녀는 꽈리만큼 노래를 부르지 못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꽈리의 칭찬을 하면 할수록 꽈리를 몹시 미워하였다.
그녀의 어머니도 매우 심술긎은 여자였는데 이들 모녀는 기회만 생기면 꽈리를 괴롭히려 들었다.
그래서 꽈리는 되도록 그 집 가까이 가지 않았으며 노래를 부르더라도 양반집 소녀가 듣지 않는 곳에서 불렀다.

어느 날, 나물을 캐는 꽈리는 흥에 겨워 노래를 즐겁게 불렀다.
꽈리의 노랫소리는 바람을 타고 온 산골짜기로 아름답게 메아리쳤다.
그런데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고을 원님이 꽈리의 노랫소리를 듣고 멈추어 섰다.
“허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필시 선녀가 내려와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일게야.”
원님은 당장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찾아 데려오도록 명령하였다.
이윽고 꽈리가 원님 앞에 당도하였다.
그러나 꽈리는 너무 수줍어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집이 어디냐는 원님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원님은 꽈리의 노래를 다시 한번 크게 칭찬하고 돌아갔다.
이러한 소문은 곧 온 마을에 퍼졌다.
양반집 소녀와 그 어미는 이 소식을 듣고 샘을 내며 질투심으로 온몸을 떨었다.

어느 날 세도가 양반집에서 큰 잔치가 열렸다.
원님도 초대를 받고 잔치에 참석하였다.
온 동네 사람들은 물론이고 이웃 마을 사람들까지 모여들어 북적거렸다.
그러나 꽈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때 꽈리는 양반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먼발치에서 잔치가 흥겹게 무르익어 가는 것을 지켜 볼 뿐이었다.
꽈리도 그 잔치에 참석하고 싶었다.
그러나 양반집 소녀가 무슨 심술을 부릴지 몰라 가지 않았던 것이다.
잔치가 절정에 이르렀을 무렵이었다. 원님이 집주인에게 말했다.
“듣자하니 이 고을에 노래를 썩 잘 부르는 소녀가 있다 하던데 어디 그 노랫소리 좀 들려 주시오.”
양반은 즉시 꽈리를 불러 오도록 명령했다.
세도가의 딸과 그 어미는 이 소식을 듣고 꽈리를 골려 줄 음모를 꾸몄다. 
꽈리가 수줍음을 잘 탄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소녀의 어미는 불량배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꽈리가 노래를 못 부르도록 방해를 하라고 명령하였다.
곧 꽈리가 도착하여 원님 앞으로 나왔다.
꽈리는 부끄러웠지만 숙였던 고개를 들고 목청을 가다듬었다.

이 때였다. 꽈리의 앞에 있던 한 청년이 불쑥 소리쳤다.
“노래도 못부르는 것이 감히 원님 앞에서 노래를 부르려 하다니...”
그러자 옆에서 다른 청년이 또 말하였다.
“노래는 그렇다 치고 얼굴이 저렇게 못생겨서야 어디...” 
순간 꽈리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수줍음을 잘 타는 그녀는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그만 그곳을 달아나듯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양반집 소녀와 어미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꽈리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집으로 돌아온 꽈리는 너무나 부끄러워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비웃으며 자신에게 손가락질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마침내 몸져 눕고 말았다.
의원이 몇 차례 다녀갔으나 뚜렷한 병명을 밝히지 못하였다.
꽈리는 결국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자신을 책망하며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듬해 봄, 꽈리의 무덤가에는 한 포기의 풀이 자라나기 시작하였다.
가을이 되어서는 새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달았다.
엷은 너울 속에서 가만히 밖을 내다보는 붉은색의 열매 모습이 꽈리의 수줍어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 뒤 사람들은 그 꽃을 꽈리라고 불렀다.
꽈리는 특히 소녀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는데 꽈리를 입에 물고 다니면 노래를 잘 부른다하여 소녀들이 다투어 꽈리를 물고 다녔다 한다.

출처: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한의학 및 한국고유의 한약재), 2004., 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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