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 뜰 사이 없다, 구례 화엄사 화엄매

2023. 3. 20. 05:21바롱이의 쪽지/전라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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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코 뜰 사이 없다!"

천년고찰 구례 지리산 화엄사엔 두 그루의 매화나무 고목이 있다. 화엄사 각황전 옆 홍매화는 붉디붉어 눈길을 모으고, 길상암 앞 연못가 백매는 희디흰 향으로 코끝을 간지럽힌다. 눈코 뜰 사이가 없게 만든다.


 "구례 화엄사 홍매화"

구례 지리산 화엄사를 찾았다. 화엄사 각황전 옆 홍매화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다.

 

​단청하지 않은 각황전 전각과 어우러져 화려함이 더 도드라진다. 화엄사의 상징적 건축물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전인 국보 각황전을 뒤로 밀려나게 할 만큼 진분홍빛 홍매화가 고혹하다. 지금 이 시기(3월 중순)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다시 만날 수 있는 매화다.

 

​꽃의 아름다움과 나무의 수형만 따지자면 '국보급' 매화였다. 구례 화엄사 홍매화는 문화재 지정구역을 확대 지정하여 국가유산 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2024 1 24 최종심의 결정되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탄 장륙전을 숙종 때 중건하고 이름을 '각황전'으로 바꿨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계파선사(桂波禪師)가 홍매화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이 나무를 장륙전의 이름을 따서 장륙화(丈六花)라고도 하며, 꽃이 붉다 못해 검다고 해서 흑매화(黑梅花)라고 부르기도 한다.


"구례 화엄사 백매"

구례 화엄사 백매는 길상암 앞 연못 가 급경사지의 대나무 숲속에 자라는 나무이다. 원래 4그루가 있었으나 3그루는 죽고 한그루만 남았다. 2007 10 8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각황전 옆 홍매화가 화려함의 극치라면 이 매화는 소박하고 수수하다. 나무의 수형도 비스듬히 뒤틀려 자란다. 단아한 기품의 들매화다.

 

꽃이 작고 화려하지 않은 하얀색 홑꽃이며 듬성듬성 피어 대중적인 인지도에선 각황전 옆 홍매화에 뒤처진다. 하지만 그윽하고 진한 향은 어느 매화에도 뒤지지 않는 품격 높은 들매화(野梅)다.

 

산중 척박한 땅에서 오랜 세월을 끈질기게 생명력을 유지해 온 나무로 저절로 경외심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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