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나는 날에는!

2023. 4. 20. 05:35바롱이의 쪽지/전라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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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순천선암사측간 (順天仙巖寺厠間)]

선암사의 대변소 건물로 일주문과 범종루를 지나 대각암 가는 길에 있는 해천당 옆에 위치해 있다. 선암사는 백제 성왕 7년(529)에 아도화상이 비로암이라 하였던 것을 통일신라 헌강왕 5년(875) 도선국사가 선암사라 고쳐 불렀다. 이후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이 더욱 크게 하여 대가람을 이루었다고 한다. 

이 건물은 앞면 6칸·옆면 4칸 규모로, 지붕 옆면이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이며 바람을 막을 수 있는 풍판으로 처리되었다. 정(丁)자 모양의 평면을 구성하고 있는 이 건물은 북쪽에서 출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남자와 여자가 사용하는 칸이 양옆으로 분리되어 있어 재래식 화장실에서는 보기 드문 구성을 하고 있다. 

출입구에 설치된 풍판은 이 건물의 특징으로, 풍판 아래부분의 가운데와 양 끝을 약간 들린 곡선으로 처리하였다. 이렇게 곡선으로 처리된 입구의 모습은 아름다운 곡선미를 보여주는 한편 드나드는 사람의 머리높이를 생각하여 배려하고 있는 듯하다. 범종루와 이 건물이 있는 해천당 사이에는 지형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자연 지형을 잘 이용하여 상부층과 하부층으로 지혜롭게 분리하여 이 건물을 지었다. 건물의 짜임새도 튼튼하고 옛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그 보존 상태 또한 비교적 좋은 편이다. 

선암사의 측간은 언제 지어졌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1920년 이전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남 지방에서 이와 같은 평면구성을 하고 있는 측간 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물로 그 가치가 높다. 

출처:문화재청


[순천 선암사 측간]

선암사에서 독특하게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대각암 가는 길의 해천당 옆에 자리잡은 뒷간이 그것이다. 입구에 ‘뒤ㅅ간’이라고 쓰인 간판이 걸려 있는데, 왼쪽에서부터 읽어 ‘깐뒤’로 애교스럽게 불리곤 한다. 예로부터 가풍(家風)을 알려면 화장실과 부엌을 보라고 했는데, 크고 깊은데다 깔끔하고 냄새도 없으면서 고풍스러운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丁자형의 이 뒷간이야말로 단아한 선암사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 바닥의 짜임도 우수하고 내부를 남녀 구분한 것이나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도록 2열로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가장 안쪽에 앉아 벽면을 보면, 바깥 숲속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벽의 아랫부분에 살창이 나 있기 때문이다. 이 살창은 환기구 역할도 한다. 허물어지기 직전의 건물을 최근 새로 짓다시피 보수하였는데, 본래 ‘뒤ㅅ간’의 장점을 잘 살린 채로 보수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절집 화장실로 꼽히는 뒷간이다.

출처:한국문화유산답사회


선암사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선암사 뒷간 입구 오른쪽 벽에는 정호승 시인의 선암사 시가 빛바랜 종이에 쓰여 있다.


한문으로 대변소라고 쓴 글 아래 한글로 ‘ㅅ간뒤’라 쓰여 있다. 뒤깐 왼쪽은 남자오른쪽은 여자 전용으로 양옆으로 칸이 분리되어 있다. 재래식 화장실에서는 보기 드문 구성으로 칸막이는 쪼그려 앉으면 서로 얼굴이  보일 만큼의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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