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생, 이름은 해장국

2024. 4. 20. 05:37바롱이의 쪽지/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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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국집은 인천 동구 송림동 송림오거리 부근 골목에 있다. 상호는 따로 없고 해장국과 Since 1964란 글씨가 쓰인 간판이 걸려 있다. 출입문에 설렁탕이란 쓴 글자도 보인다. 조그마한 해장국집으로 내·외부가 허름하다. 

 

음식 주문이 간단하다. 사람 수만 말하면 된다. 손님에겐 메뉴 선택의 권리가 없다. 메뉴는 설렁탕과 해장국 두 가지뿐이다. 설렁탕은 한우 뼈와 고기를 넣어 끓이며, 해장국은 설렁탕 국물에 우거지를 넣는다.

 

오전 5시~10시 30분까지는 해장국을, 오전 11시~오후 3시까지는 설렁탕을 판매한다. 


해장국을 주문한다. 투박한 뚝배기에 담은 해장국과 신김치, 새곰한 국물의 아삭하고 무르지 않은 깍두기를 찬으로 내준다. 담백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해장국과 곁들이기에 좋다. 청양고추, 고춧가루, 소금, 후추 등은 기호에 맞게 추가한다.


조미료를 넣지 않고 한우 뼈로 우려낸 맑은 국물을 한술 뜬다. 삼삼하고 깔끔하다. 꾸밈없는 국물이다. 은근히 끌리는 이다. 

 

소금간을 조금 하고 다시 맛본다. 국물이 조화를 이루며 감칠맛과 고소함이 깊어진다. 소금이 섞이며 지복점(욕망이 충족된 상태를 나타낸다.)을 끌어냈다. 숟가락질을 반복하게 만든다.

 

숟가락을 뚝배기에 깊숙이 넣고 건더기와 국물을 함께 떠 입에 넣는다. 한우 양지와 머리 고기는 어금니에 얼맞게 씹히고 배추 우거지는 흐물흐물할 정도로 보드랍다. 알맞은 온도의 토렴한 밥알이 국물과 함께 기껍게 넘어간다. 


맑고 심심한 국물로 먹다가 청양고추, 고춧가루, 후추, 깍두기 국물 등을 더한다. 새곰한 맛, 칼칼한 맛, 후추의 향과 매운맛 등이 맛의 변주를 준다. 개인적으론 소금 약간 넣은 삼삼한 국물을 좋아한다.

 

바쁘게 숟가락질하다 보니 국물과 밥 한 톨 보이지 않고 뚝배기 검은 바닥이 드러난다. 1964년생이름은 해장국60 뚝심이 만든 해장국은 묵직한 뚝배기처럼 속을 든든하게 해주고꾸밈없는 맛은 가슴에 살포시 저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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