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0. 08:23ㆍ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
일요일 점심은 밥 대신 주로 국수를 먹는다. 특히 여름철엔 호박 국수를 즐겨 먹는다. 호박 국수의 재료는 대문 위 덩굴에 자라는 애호박과 텃밭의 오이다. 대표적인 여름 채소로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도 푸름을 잃지 않고 자라는 억센 생명력을 뽐낸다.
애호박은 흠집 없고 윤기가 흐르며 손으로 눌러 탄력적인 것을 따고, 오이도 진한 푸른 빛이 도는 단단한 것으로 준비한다. 애호박과 오이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채를 썰어 둔다. 가는 면도 삶아 찬물에 헹궈 그릇에 담는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새우젓을 볶다가 채 썬 애호박을 넣어 부드럽게 볶아 주고 붉은 고추, 깨, 들기름 등을 넣어 한 번 더 살짝 볶는다. 호박 국수 고명으로 쓰일 삼삼하게 볶은 애호박볶음이다.
애호박볶음이 있는 프라이팬에 채 썬 오이와 삶아 둔 소면을 담는다. 간장에 청양고추, 깨, 파, 참기름 등을 넣은 간장양념을 소면 위에 약간 끼얹는다. 젓가락으로 골고루 뒤섞는다. 호박 국수가 완성된다.
한 젓가락 크게 떠먹는다. 담박한 면발에 새우젓의 짠맛과 감칠맛이 여리게 간을 맞춘다. 보드랍게 씹히는 애호박은 특유의 단맛으로 은은하게 입안을 감친다. 오이는 특유의 향긋함과 도드라지는 아삭한 식감으로 어금니를 놀린다. 들기름과 깨의 고소한 맛이 사이사이 톡톡 터진다. 간장양념은 간을 맞추며 맛의 균형을 잡는다.
자작한 호박 국수를 즐기다가 찬 맹물을 붓고 간장양념을 적당히 넣어 섞는다. 비빔국수가 물국수로 변신한다. 간장양념은 심심해진 간도 맞춰 주고 매콤하고 고소한 풍미도 더해준다. 풋풋하고 아삭한 열무김치와 오이소박이도 곁들여 먹는다. 프라이팬을 싹싹 비우게 만든다.
텃밭에서 자란 신선한 채소와 농사지은 깨, 참기름 등이 소면과 어우러지며 무더위로 지친 몸에 맛깔스러움을 선물한다.
일요일엔 짜파게티 말고 호박 국수 한 그릇 먹으며 여름을 이겨내자!
'바롱이의 쪽지 > 충청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가 고생이 많다 (0) | 2024.08.22 |
---|---|
꽃이 피어 있었다! (0) | 2024.08.21 |
비 묻은 벼는? (0) | 2024.08.18 |
라면에 얼음을 넣었다! (0) | 2024.08.14 |
귀여워 미치겠송! (0) | 2024.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