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 오리나무가 스러졌다

2024. 10. 5. 09:21바롱이의 쪽지/경기도

반응형

"대한민국 최고 오리나무가 스러졌다"

천연기념물 포천 초과리 오리 나무는 1982년 10월 15일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며, 규모와 수형의 아름다움이 지금까지 알려진 우리나라의 오리나무 중 최고로 평가받고 있어 식물학적 대표성이나 생활문화의 관련성에서 가치가 높아 2019년 9월 5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2024년 7월 21∼22일 이틀간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500㎜가 넘는 폭우와 강풍으로 나무 밑동이 뿌리째 뽑혀 쓰러졌다. 현장을 살펴본 전문가들은 '소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의견을 냈다. 

 

2024년 9월 9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자연유산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포천 초과리 오리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 해제 안건을 심의해 가결하고 9월 10일 국가유산청은 「포천 초과리 오리나무」의 자연유산(천연기념물) 지정 해제를 예고했다. 한 달간의 토론기간(2024-09-13 ~ 2024-10-12)을 거친다. 

 

국가유산청은 "포천 초과리 오리나무는 2024년 집중호우 및 강풍 피해로 인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자연유산으로서의 지정가치를 상실하였기에 자연유산(천연기념물) 지정을 해제하고자 함." 이라고 예고사유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2024년 9월 24일 뿌리째 뽑힌 21m 높이의 오리나무의 몸통을 3등분으로 잘라 포장하고 나뭇가지도 한데 모아 경북 봉화군 국가유산수리재료센터로 옮겼다.

 

포천 초과리 오리나무는 오리나무로는 우리나라 유일한 천연기념물이었다. 논 중앙에 우뚝 서 230년 동안 마을을 지키던 수호신이자 버팀목이었다. 쓰러진 오리나무의 잔해까지도 옮겨졌다. 마을 주민들의 가슴에 서운함과 헛헛함을 남긴 채….

2024년 7월 폭우와 강풍으로 쓰러진 포천 초과리 오리나무(사진 출처:국가유산청)


"오래보아야 아름답다!"


2022년 10월 30일 포천고발  60-1번 버스를 타고 관인문화체육센터에 내려 초과리 오리나무로 향했다. 초과리 오리나무로 걸어가는 길, 무밭과 산이 보였다. 멀리서 뜨내기 여행객을 본 개 한 마리가 짖으며 다가왔다. 밭일하시던 어르신이 개에게 주의를 줬다. 가까이 다가와서는 짖지 않았다. 사진 한 장 찍어 주고 오리나무로 발걸음을 옮겼다.

 

10여 분 더 걷다 보니 길 가 좌측, 마을 앞 논 가운데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확 트인 자연이란 무대에 주인공처럼 우뚝 서있었다. 처음인데도 ‘아 저 나무구나’ 알 수 있었다. 천연기념물 포천 초과리 오리나무와의 첫 만남이었다.


초과리 오리나무는 오리나무 중에서 가장 오래된 노거수로 수령은 약 230년으로 추정되었다. 나무의 높이는 21m이고 나무넓이는 17m, 가슴높이 둘레는 3.4m 이며 마을 한가운데 논 사이에 우뚝 솟아 있었다.

 

사방을 둘러 가며 오래 바라보았다. 새소리, 바람 소리와 함께 아로새겨진 오리나무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그땐 몰랐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