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밥상은 둥글게 둥글게

2025. 1. 30. 07:05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

반응형

평소에는 의자에 앉아 네모난 식탁에서 식사한다. 2025 설날 아침 밥상이다둥근 상에 음식을 차린다

 

앉은 자리마다 갓 지은 따뜻한 밥과 말간 탕국이 한 그릇씩 놓인다. 한식 상과 차례상의 기본인 국(羹)과 밥(飯)이다. 차례를 지내지 않아 예전보다 많이 간소화됐지만 세찬의 흔적은 밥상에 남아 있다.​

 

어머님이 설날 새벽에 일어나 끓이신 여릿한 갈색빛의 맑은 기름이 감도는 탕국을 맛본다.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달다. 참기름의 고소한 맛과 조선간장의 웅숭깊은 짠맛은 담백함을 해하지 않으며 간도 맞추고 풍미도 더해준다.

 

부드러운 두부는 담백한 맛을, 노지에서 키워 땅속에 저장해둔 단단한 겨울 무는 시원함과 단맛을, 특유의 육향과 부드러운 듯 졸깃한 식감의 소고기는 은은한 감칠맛을 서로 다투지 않고 맘껏 뽐낸다.

 

소고기, 무, 두부란 바탕흙에 조선간장과 참기름의 유약이 발라지며 한데 어우러진다. 백자를 닮은 듯 깨끗하고 담박한 탕국이다.

 

농사지은 하얀 쌀밥을 탕국에 말아 먹는다. 술술 넘어간다. 남지 않은 그릇만 남는다.

 

정일근 시인은 시 「둥근, 어머니의 두레 밥상」에서 “모난 밥상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두레 밥상이 그립다. (중략)/어머니의 두레 밥상에 지지배배 즐거운 제비 새끼로 앉아/어머니의 사랑 두레 먹고 싶다.”고 했다.

 

부모님, 남동생네 가족과 둘러앉아 함께 먹는다.년에 몇 번 먹지 못하는 어머니의 두레 밥상이다. 

즐거운 제비 새끼가 되어 어머니의 정성과 사랑을 나눈다. 어머니의 둥근 두레 밥상에서 가족은 식구가 된다.

2023년, 2024년 설날 밥상
2025년 설날 밥상/한식 상과 차례상의 기본인 국(羹)과 밥(飯)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