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머리카락, 미투리

2021. 1. 13. 07:10바롱이의 쪽지/경상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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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머리카락(Locks of Love)"

아래 사진은 2007년 세계 28개국에서 동시 발행되는 내셔날지오그래픽(natinal geographic) 11월 호 소개된 미투리다. 안동대학교 박물관 3층에 보관중이다. 미투리는 삼이나 노 따위로 짚신처럼 삼은 신이다. 짚신보다 질기고 재료가 귀해 고가품인 신발이다. 

아래 미투리는 1556년에 태어나 31세 젊은 나이에 전염병으로 요절한 이응태(李應台)의 묘지에서 발견됬다. 문씨 부인이 남편의 쾌유를 기원하며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麻)실을 섞어서 만든 것으로 미투리를 싸고 있던 한지에 남아 있는 내용으로 보아 남편이 끝내 죽자 저승에 가서라도 이 신발을 버리지 말고 나늘 보듯이 보면서 가족들을 보살펴달라는 의미로 무덤에 함께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월영교와 월영정"

‘달’을 상징하는 월영교(月映橋)는 이응태 부부의 애절하고 숭고한 사랑을 기념하고자 한 켤레 미투리 모양으로 설계했다. 2003년 개통되었으며 길이 387m, 너비 3.6m로 국내에서는 가장 긴 목책 인도교이다. 다리 한가운데에는 월영정(月映亭)이 있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

1998년 안동에서 역시 이장 과정에서 발견된 이 편지는 먼저 죽은 남편의 무덤에서 발견된 것이다. 주인공 이응태(1556∼1586)는 오랜 병고 끝에 서른 한 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는데 그에게는 ‘원이’라는 아들이 있었고, 아내는 둘째를 임신 중이었다. 아내는 자신의 머리칼을 뽑아 삼(麻) 줄기에 묶어 ‘미투리’를 만들어 저승길 떠나는 남편에게 편지글과 함께 남편의 가슴에 얹었다. 조선시대 여인들에게 머리카락은 정절(貞節)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생머리를 뽑아 짚신을 만든다는 건 이야기로서나 가능한 것이다 그녀는 남편과의 행복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듯 군데군데 자문자답을 곁들이고 있는데, 생전에 두 사람의 금슬이 어떠했는지 미루어 짐작케한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관 속에 이별의 정표로 넣어준 ‘원이 엄마’의 편지 는 안동대 박물관에 있으며 미투리모양의 월영교를 후세의 사람들이 건설했다. 

원이엄마 편지 원본(원이 아버지에게 병술년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남편 이응태가 31살에 죽자 부인이 남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 남편의 가슴 위에 얹어 함께 묻은 편지다.)

원이엄마 편지 원본과 해석문(

원이 아버지께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 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 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갖 그 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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