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노포의 맛, 노래미탕

2021. 10. 16. 11:19구석구석 먹거리/별식&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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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별식(別食)&별미(別味)]

별식(別食)은 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 또는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을, 

별미(別味)는 특별히 좋은 맛. 또는 그 맛을 지닌 음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며 맛 본 별식, 별미를 소개한다.


[전남 여수 노래미식당]

여수 이순신광장 로터리 여수좌수영원조먹자골목 초입, 50여 년 전통의 향토지정 음식점이다. 계절별로 잡히는 수산물로 회, 구이, 조림, 샤부샤부, 탕 등 다양한 음식을 낸다. 식당 상호처럼 노래미탕, 노래미 정식이 대표 음식이자 별미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따르면 "노래미탕은 여수의 대표적인 향토음식 중 하나로, 1970년대 초반 여수 노래미식당에서 개발한 음식이라고 한다. 주로 여수 연안에서 잡히는 어종인 노래미는 단백질, 비타민, 지방질이 풍부하여 해장국으로도 아주 좋다."라고 하였다.


2013년 처음 맛본 노래미탕 한상차림이다. 당시 가격은 10,000원이었다. 정갈하게 담은 밑반찬과 하얀 바탕에 푸른 그림이 그려진 사기그릇에 노래미탕을 담아 내줬다. 오래전에 맛보았지만 좋은 맛으로 기억 속에 남았다.


"한결같은 노포의 맛"

노래미탕(2013년쯤 들려 맛깔나게 먹은 기억을 더듬어 2021년 3월 말 다시 찾았다. 식당 외관과 내부 모습이 변함없다. 노래미탕을 담은 사기그릇도 여전하다. 추억 속 맛의 기대치가 한껏 오른다.

노래미탕에 밥과 포무침, 김치, 나물무침, 멸치볶음, 갓김치, 파김치, 콩장, 섞박지, 냉 콩나물국 등 밑반찬을 내준다.

노래미탕은 머리, 몸통, 꼬리로 세 토막을 내 끓인다. 오롯한 노래미 한 마리를 끓는 물에 넣고 끓이다 된장, 간장, 다진 마늘, 고춧가루 등이 들어간 양념장으로 간을 맞추고 두부, 무, 양파, 호박, 대파, 쑥갓 등을 더하여 함께 끓인다.

푸르고 하얀 사기그릇에 담긴 갈색빛의 국물을 눈으로 먼저 맛본 후 한 술 떠 입안에 넣는다.

단단한 노래미 뼈에서 우러난 산뜻하고 담백한 맛 뒤로 구수하고 깔끔한 매운맛이 겹친다. 향긋한 쑥 향과 중간중간 된장 콩알이 구뜰하게 씹히며 풍미를 돋운다. 옅은 기름이 입가에 묻어난다. 은근히 고습다.

하얀 노래미 살점을 크게 발라 맛본다. 젓가락에 육질의 탄탄함이 전해진다. 담박하고 씹을수록 고소함이 은은하다.

남은 쌀밥을 국물에 만다. 밥 사이로 국물이 스며든다. 숟가락으로 크게 떠 꼭꼭 씹는다. 된장 국물에 녹아든 노래미 한 마리가 쌀밥 안에서 헤엄치며 내장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뇌의 기억에 더하여 내장에도 노포의 맛을 저장한다.

십여 년 만에 추억의 맛을 소환하였다. 사기그릇도 노래미탕의 맛도 한결같다. 꾸준함을 이어가는 노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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