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도 보기 싫은 추억의 맛, 꼴두국수

2021. 10. 9. 09:32구석구석 먹거리/별식&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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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별식(別食)&별미(別味)]

별식(別食)은 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 또는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을, 

별미(別味)는 특별히 좋은 맛. 또는 그 맛을 지닌 음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며 맛 본 별식, 별미를 소개한다.


[꼴두국수]

"꼴두국수는 강원도 지방의 향토음식으로 국수반죽에 밀가루와 메밀가루를 혼합하여 만드는 국수다. 국수가닥이 꼴뚜기처럼 시커멓고 못생겼다고 하여 꼴두국수라고도 하고 발음이 나는 대로 껄뚜국수라고도 한다."  두산백과의 꼴두국수에 대한 설명이다.

충북 제천에 살던 창업주 할머니가 강원도 영월로 이사와 차린 노포 식당에서 꼴두국수를 처음 맛을 봤다.

할머니는 화전민이 해먹던 식으로 강원도에서 흔하게 자라는 메밀, 감자, 김치, 두부 등을 넣어 끓인 메밀 칼국수를 현지 분들에게 팔았다. 현지 분들이 보릿고개 시절 질리도록 먹었던 메밀 칼국수를 먹으며 '꼴도 보기 싫다' 하여 꼴두국수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꼴두국수란 생소한 이름의 음식에 대하여 두산백과의 설명보단 명확하게 느껴진다.

질리도록 먹어 꼴도 보기 싫었던 추억의 음식이 처음으로 맛을 보는 누군가에겐 별미 음식이 돼버린 꼴두국수다.


[강원 영월 제천식당]

영월 주천파출소 건너편에 있는 노포 국숫집이다. 1973년 창업주 할머님이 개업하여 현재는 아들 부부와 손자가 대를 이어 영업 중이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 질리게 먹어 '꼴도 보기 싫다' 하여 이름 붙여진 꼴두국수가 대표 음식이다. 막국수, 비빔 막국수, 냉면, 비빔냉면 등과 직접 만든 손두부, 군두부, 찐만두, 군만두, 수육 등도 맛볼 수 있다.

 


"꼴도 보기 싫은 추억을 호로록 넘기다"

꼴두국수(멸치로 우려낸 육수에 김칫국물, 썬 묵은김치, 손두부, 메밀가루에 밀가루를 섞어 반죽한 면을 넓적하게 썰어 넣고 끓인 후 김 가루, 깨, 후춧가루 약간 뿌려 그릇이 넘치도록 한가득 담아 내준다. 깨, 썬 파를 넣은 간장양념, 매콤한 다진양념, 시큼한 묵은김치, 깍두기를 곁들여 먹는다.

면과 건더기를 건져 맛을 본다. 겉 메밀이 섞여 갈색빛을 띠는 넓적하고 쫀득한 메밀면이 입안으로 호로록 넘어간다. 투박하게 썬 손두부도 보들보들  담백하다. 중간중간 씹히는 아삭하고 시금한 묵은김치가 맛의 변주를 준다.

눈에 보이는 것처럼 걸쭉한 국물을 한술 떠 맛을 본다. 멸치의 시원한 감칠맛과 묵은지의 얼큰하고 깊은 신맛이 어우러져 입안을 감친다. 매운맛이 강하지 않으나 먹다 보면 땀이 졸졸 흐른다. 해장용으로 그만이다. 기호에 따라 양념간장과 매콤한 다진양념을 추가한다.

배고픈 시절 질리도록 먹어 꼴도 보기 싫어 꼴두국수로 이름 붙여진 음식이 이젠 끼니 때우는 음식이 아닌 추억과 별미의 먹거리로 입맛을 즐겁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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