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1. 11:00ㆍ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
[충북 청주 용화사]
대한불교조계종 제 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이다.
1992년 국립청주박물관이 옛 절터인 이곳 용화사 부근에서 발굴한 청동반자의 명문 판독결과 고려 후기에 큰 사찰이었던 사뇌사(思惱寺)라 밝혀짐으로써 용화사가 무구한 역사의 고찰이라는 것이 확인되어졌다.
사뇌사는 신라 말이나 고려시대 초에 창건된 대찰로 일부 학계에서는 몽고의 4차 침입 때 유물들이 매몰한 것으로 추정한다. 일설에는 삼국통일의 의지가 태동하던 선덕여왕대에 미륵불 7본존을 중심으로 70칸 규모의 사찰로 창건되어 신라 화랑들의 심신 단련과 군사들의 충성을 맹세하는 도량으로 활용되기도 하다가 이후 여러 차례의 병화(兵火)로 법당은 소실되었으며, 미륵불은 대홍수로 무심천에 묻혔다고 전해오기도 한다.
그러나 용화사의 사적(1933년 10월에 기록한 법당 상량문)에 의하면 조선 광무 6년(1902)3월 14일 고종의 후궁인 엄비 (嚴妃)의 명에 의해 청주 지주 이희복이 창건했다.
출처:용화사
2021년 마지막 날 청주 용화사를 찾았다. 제야의 종 타종식에 맞춰 알음알음 찿아온 불자님들과 스님들이 보인다.
"제야의 종 타종식"
"제야의 종 타종식"
불자님들이 범종루에 올라 타종을 하며 각자의 소원을 빈다. 가족, 친지의 건강과 행복을 빌고 부탁받은 지인 몇 분의 소망도 대신 빌어준다.
제야의 종 타종 후 공양간을 찾는다. 공양간 여 불자님이 큰 대접에 떡국을 담고 김 가루를 뿌려 주신다. 숟가락과 그릇에 담긴 동치미를 들고 식탁으로 이동한다.
떡국 공양(여 불자님이 큰 대접에 담아 준 떡국에 동치미를 곁들여 먹는다. 임인년 새해 첫 떡국이다.
공양간 불자님께 여쭤보니 무, 다시마, 버섯 등으로 우린 국물에 가래떡을 어슷하게 썰어 넣고 끓인 후 소금으로 간을 맞추었다고 한다. 국물이 옅은 갈색빛을 띠는 건 버섯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명은 조미하지 않은 김 가루뿐이지만 모자람이 없다.
김 가루를 섞어 한술 크게 떠먹는다. 깔끔하고 은은한 감칠맛의 담박한 국물 맛이 고기나 사골로 우려낸 육향 짙고 구수한 육수와는 결이 다르다. 소금간도 알맞아 채수의 풍미를 더한다. 치아에 콕콕 찰지게 씹히는 떡첨은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난다. 조미하지 않은 김 가루도 담박한 맛을 해하지 않고 제 몫을 한다.
차가운 동치미도 맛본다. 동치미 속 무는 단단하게 씹히고 무청은 졸깃하다. 발효되며 익은 국물은 톡 쏘는 청량함에 맑고 개운한 맛, 새콤달콤한 맛, 웅숭깊은 짠맛이 조화롭게 섞인다. 삭힌 고추의 알싸한 맛이 풍미를 더해준다. 얕은 단맛이 아닌 발효 숙성의 깊은 맛이 그만인 동치미다.
떡국 국물을 다 먹은 후 남은 떡첨에 동치미를 부어 먹는다. 떡첨에 아련히 남은 수더분한 감칠맛의 채수에 동치미의 상쾌함이 더해진다. 번갈아 씹히는 쫀득쫀득한 떡첨과 아삭하게 씹히는 무의 식감도 재미있다.
식자재와 음식을 만든 분들에 대한 정성과 수고스러움에 감사드리며 먹은 새해 첫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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