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파는 식당, 도통국수김밥

2023. 4. 29. 16:31바롱이의 쪽지/전라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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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 도통국수김밥]

2021년 남원 여행시 아침 먹을 곳을 찾다가 남원 부영아파트 부근에 있는 도통국수김밥에 들렸다. 상호처럼 국수와 김밥이 대표음식인듯하다. 라면, 김치찌개, 제육볶음, 닭발도 판매한다. 작은 식당이지만 돼지고기, 쌀, 김치, 고춧가루등 식재료 대부분을 국내산을 사용한다. 현재는 물가때문에 당시보다 가격이 500원씩 오른듯하다. 그래도 여전히 착한 가격이다. 맛도 나무랄 데 없는 착한 식당이다.


어느 손님이 쓴 글이 보인다. 이윤을 남기기 보다 노력하는 마음을 파는 식당처럼 보인다.


"마음을 파는 식당"

국수와 김밥을 주문한다. 2021년 당시 가격으로 국수는 3,000원이고 김밥 한 줄은 1,500원이었다. 현재는 500원씩 오른듯하다.

국수는 양은그릇에 담아져 나오는 잔치국수다. 남자 성인이 먹기에는 국수 양이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김밥과 함께 먹으면 적당하다. 양은 냄비에는 갈색빛 육수와 뽀얗고 가느다란 면을 담고 주황 당근, 녹색 호박, 하얀 양파 등 고명으로 멋을 부렸다.

양은 냄비를 두 손으로 잡고 국물부터 쭈욱 마신다. 알맞은 온도의 갈색 국물이 내장까지 쑥 내려간다. 입안에는 깔끔한 감칠맛이 여운으로 남는다. 멸치의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삼삼한 국물에 썬 파와 고춧가루를 넣은 양념간장을 보탠다. 짠맛과 매운맛이 더해지며 풍미는 조화를 이루며 완성된다.

밑반찬으로 나온 콩나물을 넣어 국수와 함께 먹는다. 부드럽고 매끈한 면 사이로 아삭함이 어금니를 관통한다. 양념간장 속 썬 파도 사근사근 씹히며 제맛을 낸다. 작은 접시에 김치를 두 개 내준다. 묵은지와 겉절이다. 시금하고 산뜻한 맛이 담백한 국수와 김밥에 맛의 변주를 준다.

김밥으로 눈을 돌린다. 하얀 접시에 담긴 김밥은 검은 김, 하얀 쌀밥, 녹색 시금치, 노란 단무지와 달걀부침, 주황 당근, 갈색 깨 등으로 한껏 멋을 부렸다. 색감이 곱다. 눈으로 잠시 즐기는 사이 고소한 참기를 향이 코를 후비며 뇌를 자극한다. 뇌는 얼른 입으로 넣으라고 명령한다. 어느샌가 김밥은 입속에서 씹히고 있다. 김의 감칠맛과 밥의 은은한 단맛 사이로 김밥 속 식재료들은 다른 색깔처럼 제각각의 맛과 질감으로 풍미를 뽐낸다.

어금니로 음식을 씹었지만, 마음으로 즐긴 국수와 김밥이었다. 한 그릇에 이윤을 남기기보다 정성을 담아서 노력하는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식당은 마음을 팔고 손님은 그 마음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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