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의 삶, 순천 송광사 불일암(2023년)

2023. 9. 29. 08:05바롱이의 쪽지/전라남도

반응형

[무소유길]

송광사 불일암 무소유길은 법정스님께서 자주 걸으셨던 길로, 대나무 숲을 비롯하여 아름드리 삼나무, 편백나무, 상수리나무 등 다양한 식물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숲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법정스님의 발자취를 천천히 따라가면 불일암에 다다른다. 

불일암에는 평소 무소유를 실천하셨던 법정스님의 유언에 따라 스님께서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후박나무 아래 유골이 모셔져 있어 스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무소유의 삶, 순천 송광사 불일암"

반응형

[불일암]

불일암은 1975년 법정 스님이 봉은사 다래헌에서 내려와 송광사의 16국사 중 제 7세인 고려시대 승려 자정국사(1293~1301)가 창건했던 자정암 폐사지에 건물을 새로 올려 불일암 이라고 명명하고 편액을 걸었다. 

법정 스님은 1932년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나, 1954년 통영 미래사에서 효봉 스님의 문하로 출가했다. 70년대 봉은사 다래헌에 거주하며 한글 대장경 역경에 현신하였고, 함석현 등과 함께 "씨알의 소리" 발행에 참여했으며 불교신문사 주필을 지냈다. 

1975년 송광사 뒷산에 손수 불일암을 짓고 주석하며 한 달에 한 편의 글로써 세상과 소통하고, 송광사 수련원장을 맡아 사찰 수련회의 시금석을 놓았다. 1992년 강원도 산골 오두막으로 떠날 때까지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다, 1997년 서울 성북동에 “맑고 향기롭게"로 상징되는 길상사를 창건해 주력하다, 2010년 3월 11일 열반했다. 

저서로는 무소유, 산방 한담, 인도기행,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치럼, 산에는 꽃이 피네, 오두막 편지, 맑고 향기롭게, 아름다운 마무리 등 다수가 있다. 불일암 경내에는 법정스님이 기거한 요사 2동과 자정국사 부도가 있다.


"불일암(2023년 9월)"

함끼 간 친구가 비를 피해 불일암 처마 밑에 앉았다. 사색에 잠긴 친구의 모습에서 구도자의 모습이 엿보인다.


[법정스님 사진과 빠삐용 의자]

법정스님이 못 생긴 참나무 장작 자투리를 골라 불편하고 허름한 의자를 직접 만들었다. 불일암 명물 중 하나인 40년 된 '빠삐용 의자'다. 

"빠삐용이 절해고도에 갇힌 건 인생을 낭비한 죄였거든. 이 의자에 앉아 나도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는 거야." -무소유, 중에서.


"불일암"


"불일암(2023년 9월)"


법정 스님은 불일암의 향목련(일본목련)나무 아래에 수목장으로 잠들어 있다. 40여 년 전 스님이 암자를 지으면서 심었던 나무로 스님이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나무다. 스님은 살아생전 후박나무라 일컬었지만 향목련(일본목련)나무다. 스님이 집필한 책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나무다. 이 나무의 사계절의 변화를 표현하며 잎사귀를 다 떨군 겨울의 청빈한 모습을 무소유의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법정스님 계신 곳]

1932. 10. 8-2010. 1. 26

스님의 유언에 따라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후박나무 아래 사리를 모셨다. 안내판 뒤 이끼 위에 어린 나무가 자라고 있다.


"물과 풍경"

관람객들이 앉아 쉴 수 있는 작은 나무 의자와 나무 탁자가 보인다. 탁자 위에는 마실 물이 주전자에 담겨 있다. 물을 마시며 나뭇가지에 걸린 풍경을 바라본다. 바람이 불지않아 소리가 나지 않는다. 예전에 왔을때 풍경 소리를 들은적이 있다. 빗속 맑은 풍경 소리를 마음속으로 되뇌어 본다.


[제7대 자정국사 부도 묘광탑 慈靜國師 浮屠 妙光塔]

고려 후기에서 조선 초까지 송광사에서 16 국사가 배출되었다. 현존하는 16 국사 부도 중 자정국사(?-1301)의 부도 묘광탑은 모양새가 단아하고 기품이 있으며 당시의 모습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다.

향토문화전자대전에 따르면 "송광사 자정국사 묘광탑은 외곽에 곡담(曲墻)처럼 담을 쌓았는데, 이러한 조영법은 보호시설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부도가 승려의 무덤인 묘탑이라는 인식이 있었음을 시사해 준다."고 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