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수장고 : MMCA 이건희컬렉션

2023. 10. 14. 06:16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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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수장과 보존에 특화된  수장형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 이래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아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86년 과천, 1998년 덕수궁, 2013년 서울, 2018년 청주 개관으로 4관 체계를 만들었으며, 4관은 유기적이면서도 각각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서예, 문학 등 영역 확장을 통한 한국 근대 미술의 전문 덕수궁, 한국 현대미술의 얼굴이자, 동시대 미술의 종합 관인 서울, 건축, 공예, 판화, 디자인에 이르는 미술사의 지평 확장과 어린이 미술관 강화를 통한 연구중심·가족중심 미술관 과천, 미술관 소장품 생애 주기로서 수장, 연구, 보존, 전시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청주 등 예술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청주시 연초제조창을 재건축하여 2018년 12월 27일 개관했다. 과천, 덕수궁, 서울에 이은 네 번째 분관이며 서울 수도권을 제외한 첫 지방 분관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미술관과 정부·미술은행 소장품을 바탕으로 형성된 국내 최초의 개방 수장고를 공개한다. 개방 수장고는 미술관의 기본 구성 요소인 소장품을 수장한 상태로 관람자에게 개방하는 것으로 방대한 양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술관의 보이지 않는 기능까지 알 수 있는 확장된 개념의 미술관이라 할 수 있다.

출처:국립현대미술관


보이는 수장고 : MMCA 이건희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의 '보이는 수장고'는 유리창을 통해 수장고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수장'과 '전시'의 기능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의 미술품 수장고입니다.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은 쾌적한 작품감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이는 수장고' 공간을 재조성하고 그 첫 번째 작품으로 'MMCA 이건희컬렉션'을 선보입니다.

'MMCA 이건희컬렉션'은 2021년 4월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것으로, '세기의 기증'이라 불릴 만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건희컬렉션에 대한 등록 절차를 마치고 보존 처리와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향후 도록과 누리집 등을 통해 모든 컬렉션을 국민과 공유할 예정입니다.

※보이는 수장고 : MMCA 이건희컬렉션은 한국미술의 중심에 있는 작가들의 대표작을 2022년 9월 6일부터 2023년 12월 3일까지 총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박생광의 <무속>(1980), 백남순의 <낙원>(1936년경), 이상범의 <무릉도원>(1922) 등은 모두 미술사적 가치를 지닌 이건희컬렉션의 주요 작품입니다. '모두가 볼 수 있는' 열린 형태의 수장고인 '보이는 수장고'에서 'MMCA 이건희컬렉션'이 선사하는 색다른 감동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보이는 수장고 : MMCA 이건희컬렉션의 전시 기간과 작품은 미술관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변경 사항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www.mmca.go.kr

2022.9.6. - 2023. 1. 29.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2023.3.7.- 7.30.
박생광, <무속> 외 3점

2023.9.5. - 12.3.
백남순, <낙원> 이상범, <무릉도원>


"백남순과 변관식의 이상향"


«보이는 수장고 : MMCA 이건희컬렉션»의 마지막 시리즈인 이번 전시는 백남순의 <낙원>(1936년경)과 변관식의 <무창춘색>(1955)을 소개한다. 서양화가 1세대 작가인 백남순의 광복 이전 화풍을 살펴볼 수 있는 <낙원>과 대표적 산수화가 변관식의 독자적 표현법을 확인할 수 있는 <무창춘색은 동양과 서양, 전통과 근대를 잇는 새로운 회화를 보여준다. 근대란 격변의 시대를 지나온 백남순과 변관식이 찾고자 했던 이상향, 그 끝엔 한국의 미가 있다.


"백남순의 낙원"

해농(海) 백남순(白南, 1904 1994) 근대 초기에 서양화가로 활동했던 선구적 작가이다. 1923년 일본 도쿄여자미술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중퇴하고, 1928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 간 백남순은 본격적으로 서양화를 배우면서 여러 살롱전에 출품하여 입선한다. 백남순은 이듬해 예일대학교를 나와 파리에 잠시 머문 임용련(任用璉)을 만나 결혼하고 1930년에 귀국한다. 그해 두 작가는 동아일보사에서 부부전을 개최하며 한국 화단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이후 백남순은 오신고보에서 미술 선생님을 하게 된 남편을 따라 평안북도 정주에 정착하게 된다. 이때 제자로 이중섭(李仲燮)을 만나게 되는데, 백남순은 이중섭에게 은박지에 그림을 그려보길 권유하였다고 한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작품 대부분을 잃고, 남편까지 실종되면서 백남순은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된다. 1964년 아이들과 미국으로 이주한 백남순은 1980년대 다시 붓을 들었으나 작가로서 활동은 하지 않았고, 1994년 뉴욕에서 생을 마감한다.

<낙원>은 백남순의 친구 민영순(閔英順)에 의해 1981년 세상에 공개되었다. 미술평론가 이구열(李龜烈)은 당시 백남순의 행적과 작품을 찾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기사를 계간미술(1981년 여름)에 쓰게 된다. 우연히 이 기사를 읽은 민영순은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작품 <낙원>을 공개하였다. 

백남순의 <낙원>은 1936년경 병풍 형식으로 그려진 대형 유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당시 완도에 살고 있던 친구 민영순의 결혼 선물로 보내진 덕분에 유일하게 현존한 백남순의 초기작이다. <낙원>은 동서양의 기법이 혼합되어 있어 미술사적인 연구 가치가 매우 높은 작품이다.

심산유곡(深山幽谷)의 표현과 반라의 여인들, 야자수 등 동양의 무릉도원(武陵桃源)과 서양 아르카디아(Arcadia)의 모습을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동서양의 도상이 조화를 이루는 <낙원>은 광복 이전 백남순의 화풍을 가늠케 하며, 한국 근대 서양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변관식의 무장춘색"

소정(小亭) 변관식(卞寬植, 1899-1976)은 근대 산수화의 대표적인 작가로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인물이다. 변관식이 화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1916년 외조부 조석진(趙晋)이 교사로 있던 서화미술회에 나가면서였다. 당시 조선의 서화계는 조선미술전람회의 창설과 함께 근대적 개량을 향한 움직임이 있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변관식은 서화미술회 출신 작가들과 함께 1923년 동연사를 결성한다. 동연사는 신구화법의 절충을 시도하며 새로운 산수화를 모색했다. 1925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변관식은 고무로 스이운(小室翠雲)에게 사사하였고, 귀국 후 신남화풍(新南畵風)의 수묵사경화(水墨寫景畵)를 선보였다. 1937년경부터 변관식은 전국의 명승지를 유람하며 실경 사생에 기반한 독자적 화풍을 탐구했다. 광복 이후 변관식은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심사위원 등 주요한 직책들을 맡게 되면서, 화단에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

<무창춘색›은 변관식이 1955년 전라북도 전주의 완산을 여행하며 그린 그림이다. 마을 길을 중심으로 화면에 펼쳐진 <무창춘색›의 풍경은 기와집과 초가집, 옛 성벽, 그리고 복사꽃 등이 서로 어우러지며, 안정된 구도 속에서 평화롭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변관식은 적묵법(積墨法)으로 지대의 양감을 묘사하고, 파선법(破線法)으로는 자연의 생생함을 표현하며 ‘소정 양식’을 진전시켰다. 완연한 봄의 모습이지만, 그림 속 제기에 따르면 이 작품은 을미(乙未)년 가을 완산을 여행하며 그린 것이다. 이러한 변관식의 작업 방식은 전통 관념산수(觀念山水)와 실경산수(實景山水)의 특징을 모두 보여준다. 다시 말해 변관식은 실경을 기반으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을 표현하고 있으며, 일상 풍경에서 이상향의 세계를 찾았다. 이는 동연사 활동과 더불어 산수화의 근대적 감각을 모색했던 변관식의 고민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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