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완성_2020년 3월(Vol. 1)

2020. 3. 29. 20:30뚜벅뚜벅 여행의 완성/여행의 완성

반응형

[여행의 완성_2020년 3월]

[프롤로그]

3월/나태주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 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번 새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나태주 시인의 시 '3월'처럼 2월을 이기고 3월은 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춥고 시린 겨울인듯 하다.

지금의 시련을 견디고 이겨내 따스하고 푸근한 진정한 봄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만...

초목의 싹이 돋고, 동면하던 동물이 땅속에서 깨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경칩을 지나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같은 춘분이 오면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며 따스한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다가온 봄을 시샘하듯 꽃샘추위가 찿아 오기도 하지만 만물이 약동하고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는 3월이다.

순천 조계산 보리밥아랫집 부엌 홍매화 자수(순천 선암사의 만개한 선암매 답사 후 송광사로 넘어가는 길에 허기와 땀을 식히러 들린 보리밥집. 우연히 마주한 보리밥집 부엌 입구 문창의 매화나무 가지에 핀 빨간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홍매화 자수를 만났다. 

선암사의 선암매가 고목의 기품있는 향기를 낸다면 이곳의 홍매화 자수는 산뜻하고 싱그러운 봄을 가득 머금고 수줍게 붉은 꽃망울을 틔우고 있었다.)


[여행]

[뚜벅뚜벅 대한민국 답사여행]

뚜벅뚜벅 아름다운 우리땅을 여행하며 삶의 체취와 역사의 흔적이 서린 문화유산을 만나다.

[뚜벅뚜벅 대한민국 답사여행_3월, 은은한 향기로 봄을 알리다. 매화나무]

장미과의 갈잎 중간 키 나무인 매화는 꽃을 강조한 이름이다. 열매를 강조하면 매실나무이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매화는 다른 나무보다 꽃이 일찍 핀다. 그래서 매실나무를 꽃의 우두머리를 의미하는 ‘화괴(花魁)’라 한다.

매화나무는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일찍 피기에 ‘조매(早梅)’, 추운 날씨에 핀다고 ‘동매(冬梅)’, 눈 속에 핀다고 ‘설중매(雪中梅)’라 한다. 아울러 색에 따라 희면 ‘백매(白梅)’, 붉으면 ‘홍매(紅梅)’라 부른다.

모든 것이 얼어붙어서 찬 돌같이 딱딱한 엄동, 모든 풀, 온갖 나무가 모조리 눈을 굳이 감고 추위에 몸을 떨고 있을 즈음, 어떠한 자도 꽃을 찾을 리 없고 생동을 요구할 바 없을 이 때에, 이 살을 저미는 듯한 한기를 한기로 여기지 않고 쉽사리 피는 매화, 이는 실로 한때를 앞서서 모든 신산을 신산으로 여기지 않는 선구자의 영혼에서 피어오르는 꽃이랄까?

출처:세상을 바꾼 나무, 김진섭, 「매화찬(梅花讚)」, 『여성』, 1939년 3월호

겨울의 끝머리, 부드럽고 은은한 미소로 봄소식을 전하는 매화나무를 만나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매화나무]

1. 호남 오매(湖南 五梅)

호남 5매(湖南 5梅)는 장성 백양사 고불매(古佛梅), 순천 선암사 선암매(仙巖梅), 담양 지실마을 계당매(溪堂梅), 광주 전남대 대명매(大明梅)와 탐매가에 따라 구례 화엄사 각황전 옆 화엄매(華嚴梅) 또는 고흥 소록도 수양매(垂楊梅)를 호남 오매(湖南 五梅)로 일컽는다.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古佛梅, 천연기념물 486호), 순천 선암사의 선암매(仙巖梅, 천연기념물 488호)는 호남 오매에 들어가면서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1.1 장성 백양사 고불매(古佛梅)

추정 수령 360년의 고불(옛 부처님 또는 인간 본래의 모습)의 기품을 닮았다는 뜻을 가진 고불매(古佛梅). '꽃비가 내리는 누각' 우화루 옆에서 진한 매향을 전하고 있다.

장성 백양사 고불매


1.2 순천 선암사 선암매(仙巖梅)

선암사 경내 종정원 왼편 돌담을 따라 ‘선암매’가 줄지어 자라고 있다.
담장을 따라서 피어난 20여 그루 매화나무는 매년 3월이면 장관을 이룬다. 매화 밑동에는 이끼가 붙어 있고, 일부 나무껍질이 일어서서 한눈에도 나무가 견뎌 온 오랜 세월을 짐작할 수 있다.

선암매는 색이 깨끗한데다 단아하고 기품이 있으며, 향기도 은은하다. 이곳의 매화는 향이 깊고 빛깔이 아름다워 매화 중에서도 ‘명품’에 속한다.

출처:매화나무

순천 선암사 선암매 백매

순천 선암사 선암매 홍매


1.3 담양 지실마을 계당매(溪堂梅)

가사문학관 뒤편에 있는 지실마을 계당 터에는 계당매(溪堂梅)라고 불리는 매화나무 세 그루가 자라고 있다. 이곳에는 송강 정철의 넷째 아들이 시냇물이 집의 입구를 가로 지르는 곳에 집을 지었다하여 계당(溪堂)이라고 부르는 한옥이 있다. 입구에서 먼저 보이는 매화는 백매이고, 그 뒤로 홍매가 있으며, 다시 그 뒤로 옥매가 자라고 있다. 세 그루가 시냇가에 나란히 자라고 있는데 이들 매화를 계당매라고 부른다.

출처:매화나무

담양 지실마을 계당매


1.4 광주 전남대 대명매(大明梅)

전남대학교 구내에는 수령 400년, 나무높이 5.5m의 매화나무가 한 그루 있다. ‘대명매(大明梅)’라고 불리는 이 나무는 수형이 잘 다듬어져 있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고재천 학장의 11대 조상인 고부천(高傅川)이 1621년(당시 44세) 주문사 서장관(奏聞使 書狀官)으로 명나라 북경(北京)에 갔을 때 희종황제(熹宗皇帝)로부터 홍매화를 증정받아 이를 고향인 담양군 창평면 유촌리에 식재한 후 ‘대명매(大明梅)’라고 명명하고 재배하여 오던 나무이다.

출처:매화나무

광주 전남대 대명매


1.5 구례 화엄사 화엄매(華嚴梅).흑매(黑梅)

화엄매는 조선 후기인 18세기 초, 절의 주지였던 계파선사가 각황전(覺皇殿)을 중건한 기념으로 심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임금이었던 숙종과 왕비 역할을 대행하던 숙빈 최씨가 궁궐비자금인 내탕금으로 각황전 불사를 전폭 지원했다. 우리나라 고매 중 가장 색이 검붉어 '흑매'(黑梅)라고도 불린다. 수령은 300~400년으로 추정된다. 

구례 화엄사 화엄매.흑매


1.6 고흥 소록도 수양매(垂楊梅)

탐매가에 따라 구례 화엄사 화엄매 대신 호남 5매의 하나로 보기도 하는 수양매.

소록도 중앙공원에 있는 수양매는 수령이 정확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고사상태에 있는데다가 소록대교가 개통된 2008년 이후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매화나무 주위에 여러 그루의 향나무들이 정연하게 식재되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때 수양매는 일제강점기인 1916년경에 이곳에 한센인을 수용하는 ‘자혜병원’이 설립되면서 심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수령은 약 100년 정도가 될 것이고, 나무 높이는 줄기와 가지들이 절단되어 있기는 하지만 약 7m 정도이다.

이 나무는 늘어지는 매화나무 종류이기에 수양매 혹은 능수매로 불리는 백매(白梅)이다.

고흥 소록도 수양매, 글,사진 출처:매화나무


2. 산청 삼매(山淸 三梅)

산청의 매화는 나무를 심은 세도가의 당호나 벼슬을 따 이름을 붙였다. 원정공이 심었다 하여 ‘원정매(元正梅)’, 정당문학 벼슬에 오른 이가 심었다고 해서 ‘정당매(政堂梅)’, 영남학파의 거두였던 남명 조식이 심었다 하여 ‘남명매(南冥梅)’이다. 이들 세 그루를 ‘산청 삼매(山淸 三梅)’라고 한다.

출처:매화나무

2.1 산청 남사리 원정매(元正梅)

진양 하씨 고택의 ‘원정매’는 고려시대 말기의 문신 원정공 하즙(元正公 河輯, 1303~1380)이 심은 나무이다. 정확히 몇 년에 심었는지는 모르지만 하즙이 30세에 심었다고 하면 이 매화나무의 수령은 676년, 40세에 심었다고 해도 666년이 되는 원정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이다.

원정매는 우리나라에서 수령이 가장 오래되었고 소중한 역사성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이나 안타깝게도 노쇠하여 큰 줄기는 오래전에 고사한 상태에 있다. 살아 있던 일부 가지마저 2006년부터 새잎이 나지 않고 꽃도 피지 않는다 하여 2007년에는 천연기념물 지정이 해제되었다.

원정매 뿌리에서 돋아난 매화 줄기가 생장하고 있는 이상 ‘원정매’는 고사한 것이 아니라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지금 원정매는 새로 올라온 줄기에서 탐스러운 꽃을 피우고 있다.

출처:매화나무

元正公 詠梅詩(원정공 영매시)

舍北曾栽獨樹梅(사북증재독수매)
집 양지 일찍 심은 한 그루 매화

臘天芳艶爲吾開(납천방염위오개)
찬 겨울 꽃망울 나를 위해 열었네.

窓讀易焚香坐(창독이분향좌)
밝은 창에 글 읽으며 향 피우고 앉았으니

未有塵埃一點來(미유진애일점래)
한 점 티끌도 오는 것이 없어라.

원정공 영매시비

산청 남사리 원정매


2.2 산청 운리 정당매(政堂梅)

산청군 단성면 운리 탑동마을 단속사 터에는 ‘정당매(政堂梅)’라고 불리는 매화나무가 한 그루 자라고 있다. 백매화를 피우는 고매(古梅) ‘정당매’는 현존 한국 최고(最古)의 매화 중의 하나이다. 매년 3월이 되면 고결하고도 은은한 향기를 절터 가득 흩뿌리는 정당매는 수령 640년, 나무 높이 3.5m이며, 1982년 11월 10일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4개의 줄기 중 3개의 줄기는 고사하였고 남은 1개의 줄기에서 매화 꽃망울이 맺힌다.

이 매화나무의 나이는 강회백이 소년 시절 단속사에서 글을 읽을 때에 심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므로 그 시기를 통정공의 나이 12세 때로 보아 1372년에 식재되었다고 한다면 2010년 현재의 수령은 640년이 된다.

정당매는 통정공 강회백(通亭公 姜淮佰, 1357~1402) 선생과 통계공 강회중(通溪公 姜淮仲) 형제가 사월리(沙月里) 오룡(五龍)골에서 출생하여 유년 시절 지리산 자락 신라 고찰 단속사에서 수학할 때 심은 나무이다. 나무를 심은 시기는 1372년경으로 추정된다.

강회백은 훗날 그의 벼슬이 정당문학(政堂文學) 겸 대사헌에 이르렀기에, 후세 사람들과 사찰의 스님들이 이 매화나무를 ‘정당매’라고 부르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강회백이 46세로 일생을 마치기 전에 자신이 손수 심은 정당매를 찾아와 읊은 시이다. - 통정집에 기록된 시

斷俗寺手種梅(단속사 수종매 - 단속사에 심은 매화)

偶然還訪石山來(우연환방석산래)
우연히 옛 고향을 다시 찾아 돌아오니

滿院淸香一樹梅(만원청향일수매)
한 그루 매화향기 사원에 가득하네

物性也能至舊主(물성야능지구주)
무심한 나무지만 옛 주인을 알아보고

慇懃更向雪中開(은근갱향설중개)
은근히 나를 향해 눈 속에서 반기네

一氣循環往復來(일기순환왕복래)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가니

天心可見臘前梅(천심가견납전매)
천심을 매화에게서 볼 수 있네

自將鼎調羹實(자장정조갱실)
다만 솥을 가지고 매화열매 조리할 것인데

向山中落又開(향산중락우개)
부질없이 산 속을 향해 지었다 또 피네

출처:매화나무

보물 산청 단속사지 동.서 삼층석탑

정당매각과 산청 운리 정당매


2.3 산청 원리 남명매(南冥梅)

조선시대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이 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를 양성하던 지리산 산천재 정원에는 수령 450년, 높이 8m의 매화나무가 봄이 되면 청량한 매화향기를 마음껏 발산한다.

남명 조식은 퇴계 못지않은 매화 애호가라서 지리산 자락에 산천재를 짓고 살면서 매화나무를 심고 천왕봉을 바라보며 말년을 보냈는데, 그가 심은 매화나무를 사람들은 ‘남명매’라고 부른다.

다음은 인생의 후반기인 60대에 들어선 조식 선생이 말년의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매화꽃 피는 것을 보고 맑은 기운과 정신을 갖게 된 것을 노래한 시이다.

梅花(매화)

歲晩見渠難獨立(세만견거난독립)
한 해가 저물어가니 홀로 지내기 어려운데

雪侵殘夜到天命(설침잔야도천명)
새벽부터 날 샐 때까지 눈까지 내렸구나

儒家久是孤寒甚(유가구시고한심)
선비 집은 오래도록 외롭고 쓸쓸했는데

更爾歸來更得淸(경이귀래경득청)
매화가 피어나니 다시 맑은 기운 솟아나네

출처:매화나무

산천재와 산청 원리 남명매


3. 경북 2매(慶北 二梅)

3.1 안동 도산서원 도산매(陶山梅)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李滉, 1501~1570)의 혼이 깃든 곳인데 이곳에 도산매(陶山梅)가 있다. 지금도 도산서원의 뜰에는 매화가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퇴계의 매화에 대한 사랑은 실로 남다른 데가 있었다. 그는 홀로 있을 때면 매화분(梅花盆)을 마주하고 앉아서 매형(梅兄)이라 부르고, 밤새 잔을 주고 받으며, 취기에 젖어 많은 시를 읊기도 했다.

퇴계는 지금의 중국 절강성 서호(西湖) 고산(孤山)에 초막을 짓고 매화를 처로, 학을 자식으로 삼고 살았으며, 매화를 두고 읊은 시 가운데 산원소매(山園小梅)에서 암향소영(暗香疎影)이라는 유명한 절구를 남긴 임포(林逋)의 삶을 본받고자 했다. 퇴계는 도산서당을 구축하고 몽천(蒙泉) 샘 위의 산기슭을 깎아 암루헌(巖樓軒)과 마주 보도록 단을 쌓은 다음 송(松), 국(菊), 죽(竹), 연(蓮)과 함께 백 그루의 매화를 심어 절우단(節友壇)을 만들고 정우당(淨友塘)을 지어 절개 있는 벗으로 삼았으며, 그 가운데 매화를 가장 사랑했다. 그는 매화꽃이 필 무렵에는 매화나무 단지를 맴돌기도 하였다.

출처:매화나무

매화등(梅花凳, 매화꽃잎 모양이 새겨진 청자기로 만든 걸상. 퇴계 선생이 사용하던 유품.)

매화연(梅花硯, 퇴계 선생의 제자 김북애(金北厓)가 증정한 자색의 돌로 만든 매화가 양각(陽刻)된 벼루.)

절우사 매화나무(퇴계 이황이 매화, 대나무, 국화, 소나무 등을 몸소 심어 가꾸시던 화단이다.)

매화원과 도산서원


3.2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 서애매(西厓梅)

안동 하회마을에 류성룡(柳成龍) 선생이 거처하던 ‘충효당’ 건물이 있다. 충효당 측면 뒤쪽으로 선생의 유지를 기리는 영모각(詠慕閣)이 있고, 영모각에서 내당(內堂) 중간 지점에 류성룡의 호 ‘서애’를 딴 ‘서애매(西厓梅)’가 자라고 있다. 서애매는 수령 150년, 높이 7m의 백매이며, 지상 낮은 부분에서부터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져 자라났다. 나무 밑동을 보니 많이 쇠약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품격 있는 집안 분위기를 아는 듯 의젓하게 자라난 서애매는 봄이 되면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은은한 암향(暗香)을 바람에 실어 선사한다.

출처:매화나무

안동 하회마을 서애매


4. 대한민국 구석구석 매화나무

4.1 양산 통도사 자장매(慈臧梅)

양산 영축산 남쪽 기슭에 사찰 통도사(通度寺)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수령 350년의 홍매화인 자장매(慈臧梅)가 자라고 있다. 자장매는 13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대가람의 경내 영각(影閣) 오른쪽 처마 밑에 있다.

자장매는 1650년을 전후한 시기에 통도사의 스님들이 사찰을 창건한 자장율사의 큰 뜻을 기리기 위하여 심은 매화나무이다. 율사의 호를 따서 ‘자장매’라고 하였다.

영각과 양산 통도사 자장매

양산 통도사 자장매(3월)

양산 통도사 자장매(4월)


4.2 산청 대원사 백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구니 수도도량 대원사는 지리산 전통 종주길인 화대종주의 종점이자 시점이다. 봉상루 들어서기 전 절집 오른편 담장 밖 높은 곳, 마당에 들어서면 종루 담벼락 뒤에 두 줄기로 훌쩍하게 키 큰 백매는 청아한 향기가 아주 황홀하다.

산청 대원사 백매


4.3. 순천 송광사 송광매(松廣梅)

순천시 송광면 조계산 서쪽에는 우리나라 사찰의 삼보사찰(三寶寺刹) 가운데 승보사찰(僧寶寺刹)로 유명한 송광사가 있다. 이 절은 신라시대 말기에 혜린선사가 창건하고, 고려시대 명종 때 보조국사가 크게 중창하였으며, 그 후 이 절에서는 16국사(國師)가 나왔다고 한다.

송광사 천왕문에 들어서서 종고루(鐘鼓褸) 밑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정면에 대웅보전(大雄寶殿) 건물이 보인다.

대웅보전 마당 끝부분에 오래된 매화나무가 한 그루 자라고 있는데 이 나무를 ‘송광매(松廣梅)’라고 부른다. 송광매는 수령 300년, 나무 높이 8m의 백매화이다.

출처:매화나무

순천 송광사 송광매(3월)

순천 송광사 송광매(7월)


4.4 밀양 표충사 백매

표충사는 무열왕 원년(654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해 죽림사라 한 것을 신라 흥덕왕 때부터 영정사라 했고,1839년(헌종 5년)에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국난을 극복한 서산대사, 사명대사, 기허대사를 모신 표충사당을 이곳으로 이전 건립하면서 절 이름도 표충사가 됐다. 

표충사 백매는 수령은 약 200년으로 나무의 높이는 5.5m이다. 석탑 앞에 외따로 자라고 있는 매화나무와 보물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밀양 표충사 백매와 보물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매화나무]

문화재청은 제484호 강릉 오죽헌 율곡매, 제485호 구례 화엄사 매화, 장성 백양사 고불매, 제488호 순천 선암사 선암매등 총 4곳의 매화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1. 천연기념물 제484호 강릉 오죽헌 율곡매 (江陵 烏竹軒 栗谷梅)

오죽헌이 들어설 당시인 1400년경에 이 매화나무도 같이 심겨졌다하며, 신사임당과 율곡이 직접 가꾸었다고 전해진다. 신사임당은 고매도, 묵매도 등 여러 매화 그림을 그렸고, 맏딸의 이름도 매창(梅窓)으로 지을 만큼 매화를 사랑하였다. 신사임당이 태어날 당시부터 이미 상당히 굵었을 고목 매화를 보아온 추억을 살려 훗날 매화 그림으로 승화시켰을 것으로 짐작되는 역사성이 깊은 나무이다.

매화의 여러 품종 중 꽃 색깔이 연분홍인 홍매(紅梅) 종류이며, 3월20일 전후 꽃이 필 때는 은은한 매향이 퍼져 오죽헌을 더욱 경건하게 한다. 다른 매화나무에 비하여 훨씬 알이 굵은 매실이 달리는 귀중한 자원이라는 점에서 학술적인 가치가 크다.

출처:문화재청

강릉 오죽헌 율곡매


2. 천연기념물 제485호 구례 화엄사 매화 (求禮 華嚴寺 梅花)

화엄사 길상암 앞 급경사지의 대나무 숲 속에 자라는 나무이다. 원래 4그루가 있었으나 3그루는 죽고 한그루만 남았다. 매화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서 우리가 심어 가꾸는 대부분은 꽃이 예쁜 품종을 골라 접붙임으로 번식을 시킨다. 그러나 이 매화나무는 속칭 들매화(野梅)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이나 동물이 매실의 과육을 먹고 버린 씨앗이 싹이 터서 자란 나무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이런 들매화는 꽃과 열매가 재배 매화보다 작으나, 꽃향기는 오히려 더 강한 것이 특징을 가지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

출처:문화재청

구례 화엄사 매화


3. 천연기념물 제486호 장성 백양사 고불매 (長城 白羊寺 古佛梅)

이 매화나무 고목은 매년 3월 말경에 진분홍빛 꽃을 피우는 홍매(紅梅)종류로서, 꽃 색깔이 아름답고 향기가 은은하여 산사의 정취를 돋운다. 아래부터 셋으로 갈라진 줄기 뻗음은 고목의 품위를 그대로 갖고 있으며 모양도 깔끔하여 매화 원래의 기품이 살아있다. 

대체로 1700년경부터 스님들은 이곳에서 북쪽으로 100m쯤 떨어진 옛 백양사 앞뜰에다 여러 그루의 매화나무를 심고 가꾸어 왔다고 한다. 1863년 절을 이쪽으로 옮겨 지을 때, 그때까지 살아남은 홍매와 백매 한 그루씩도 같이 옮겨 심었다. 그러나 백매는 죽어 버리고 지금의 홍매 한 그루만 살아남았다. 1947년 부처님의 원래의 가르침을 기리자는 뜻으로 백양사 고불총림을 결성하면서 고불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부르게 된 나무로 역사성과 학술적인 가치가 크다.

출처:문화재청

장성 백양사 고불매


4. 천연기념물 제488호 순천 선암사 선암매 (順天 仙岩寺 仙巖梅)

매실나무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각지에 심어오던 관상용 자원식물이며 이른 봄 피어나는 단아한 꽃과 깊은 꽃향기로 시·서·화 등에 빠짐없이 등장할 만큼 우리 조상들의 사랑을 받아온 식물이며, 선암사의 무우전과 팔상전 주변 20여 그루의 매화 중 고목으로 자란 백매와 홍매 2그루는 아름다운 수형과 양호한 수세를 보이고 있고, 고려 때 중건한 선암사 상량문에 바로 옆의 와룡송과 함께 매화 관련 기록이 남아있어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큰 나무이다.

출처:문화재청

순천 선암사 선암매 백매

순천 선암사 선암매 홍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