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완성_2020년 2월(Vol. 2_1)

2020. 2. 29. 15:58뚜벅뚜벅 여행의 완성/여행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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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갑고 구수한 사투리의 맛_2월]

사투리/박목월

우리 고장에서는 
오빠를 
오라베라 했다. 
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 
오오라베 부르면 
나는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나는 머루처럼 투명한 
밤하늘을 사랑했다. 
그리고 오디가 샛까만 
뽕나무를 사랑했다. 
혹은 울타리 섶에 피는 
이슬마꽃 같은 것을…… 
그런 것은 
나무나 하늘이나 꽃이기보다 
내 고장의 그 사투리라 싶었다. 

참말로 
경상도 사투리에는 
약간 풀냄새가 난다. 
약간 이슬냄새가 난다. 
그리고 입안에 마르는 
黃土흙 타는 냄새가 난다. 

경북 예천 맛고을 문화의거리, 국밥 푸시는 할머니 벽화


추억이 담긴 살갑고 구수한 사투리의 맛, 고향 음식의 풍미를 더하다.

1. 심퉁 맞게 보여도 맛은 일품인, 도치

도치(횟대목 도치과의 바닷물고기. 도치는 뚝지가 정식 이름이다. 동해안에서는 뚝지라는 이름보다 심퉁이, 멍텅구리, 도치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몸은 긴 타원형이면서 몸 전체가 공처럼 둥글고 꼬리 부분이 급격히 가늘어져 바람이 잔뜩 든 복어 같은 느낌을 준다. 

냉수성 어종인 도치는 수심 100-200m의 깊은 바다 속에서 살며 겨울철에 산란을 한다. 산란기가 되면 연안으로 몰려와 암반이 발달한 곳에 알을 낳아 붙이게 되는데, 이때가 바로 도치의 어획기이다. 

도치는 양력 12월부터 이듬해 2월경까지 주로 먹는데 음력으로는 구정 전까지가 가장 맛이 있는 시기이다. 도치는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말려서 산적을 만들어 쪄 먹어도 좋다. 도치알탕은 겨울철 강원도 향토 음식 중의 하나로 신김치를 넣고 끓인 도치알탕은 알의 씹히는 맛과 시원한 국물이 별미이다. 

참고자료:두산백과

못생겨도 맛은 일품인 버릴게 없는 겨울별미를 맛보다.


강릉 주문진 어민수산시장, 도치


속초 수산관광시장, 도치 내장, 간, 도치알


양양 동수네활어장, 근막을 제거하고 소금에 재워 진액을 빼는 도치알

근막을 제거하고 진액을 뺀 도치알


강릉 동해바다샵1971, 도치찌개(입안에서 보드랍게 녹는 도치간과 이리, 시쿰한 김치등을 넣어 끓인 얼큰하고 시원한 도치찌개)


강릉 창성식당, 도치알탕(숭숭 썬 아삭하고 시쿰한 묵은 김치와 고들고들 쫀득한 도치살과 껍질, 톡톡 터지는 식감이 좋은 도치알등을 넣어 끓인 얼근하고 시원한 도치알탕)


강릉 주문진 삼미식당, 도치숙회(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잔액을 제거한 탱글하고 부드러운 몸통살, 졸깃한 꼬릿살, 오돌오돌한 물렁뼈, 쫀득한 껍질등 다양한 식감이 섞인 비린맛 없이 담백한 도치숙회)

도치알찜(약간 숨이 죽게 데친 사각하게 씹히는 미나리, 약간의 근막과 진액이 있는 도치알을 통째로 찐 뽀얀색의 고소하고 톡톡 터지는 식감이 좋은 도치알찜)


속초 속초수산관광시장 현수산&시장밥집, 도치알찜(근막과 하얀 진액등을 제거한 탱탱한 도치알을 불에 쪄낸 오독오독 터지는 식감이 좋은 고소한 도치알찜)


2. 맛의 절정 겨울무와 메밀의 만남, 빙떡

빙떡(제주특별자치도 제주에서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돼지비계로 지진 전에 무채를 넣고 말아 만든 떡.

메밀전의 담백한 맛과 무숙채의 삼삼하고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내는 제주의 별미 음식이다. 제주에서 메밀로 만든 가장 대표적인 떡인데 그 명칭이 지역마다 다르다. 옛 제주목과 대정현 지역에서는 빙빙 돌려만다 또는 빙철(번철)에 지진다 해서 ‘빙떡’이라고 부른다.

정의현 남원 지역에서는 말아 놓은 모습이 흡사 멍석과 같다하여 ‘멍석떡’이라고 하며, 3대 봉양을 제외한 작은 제사에서 약식으로 제물을 차릴 때 꼭 쓴다고 하여 ‘홀아방떡’ 또는 ‘홀애비떡’이라고 한다. 정의현 서귀포 지역에서는 ‘전기떡’(쟁기떡) 혹은 ‘전기’라고도 한다.

메밀빙떡이 무속 제물에 등장하지 않고 유교식 제례 음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 말 제주에 정착한 몽골인들에게 전수받아 상용되다가 조선시대 제례용으로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 유목민들이 주로 먹는 터키의 케밥이나 그리스의 기로스(gyros)는 밀가루 전에 양고기와 채소를 넣어 말아서 만드는데, 마치 빙떡과 흡사하다.)

참고자료:디지털제주문화대전-빙떡



맛의 절정인 달큰하고 시원한 겨울무를 구수한 겨울메밀로 감싸다.

제주 제주토속, 빙떡(프라이팬에 식용유 약간 넣어 얇게 부친 메밀전병에 채 썬 무를 삶아 짜지 않고 하루 정도 자연스럽게 물기를 빼 참기름, 깨, 파, 소금등을 넣어 삼삼하게 간한 소를 넣어 말아낸 담백하고 쌉싸름한 메밀전병과 달금하고 시원한 무채의 맛이 어우러진 빙떡)


제주 할망빙떡, 빙떡(깨, 쪽파 넣은 간장 양념장(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처음에 한번만 빙떡 양념장 약간 넣어 먹어 보라는 할머님), 얆게 부친 메밀부침에 채 썬 삶은 무, 참기름, 깨, 파, 소금등을 넣어 삼삼하게 간한소를 넣어 말아낸 구수하고 쌉싸름한 메밀전병과 달큰하도 시원한 무채의 맛이 어우러진 담백한 빙떡)


3. 입김 불며 추억을 먹다, 갱시기

갱죽(밥에 야채를 넣어 끓인 죽 요리로, 경상북도와 충청북도의 향토 음식이다. 충청북도에서는 갱싱이죽, 주로 콩나물을 넣어 갱죽을 만드는 경상북도에서는 콩나물갱죽이라 불리는데, 이외에도 갱시기, 밥시기, 밥국죽이라고도 칭한다. 이렇게 이칭이 많은 이유는 갱죽이 한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였기 때문이다. 먹고 남은 밥을 활용하여 만든 갱죽은 특히 70년대 한국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음식이기도 하였다. 당시 식구가 많은 집에서는 남은 밥에 콩나물이나 김치, 시래기 등을 섞은 뒤 물을 많이 부어 양을 늘리는 방식을 통해 끼니를 해결하곤 했다. 갱죽에 들어가는 식재료가 딱히 정해진 건 아니나 일반적으로 김치, 콩나물, 시래기 등이 주를 이루었다. 밥 대신 고구마와 감자를 넣기도 했고, 수제비와 면을 추가하여 만들기도 했다. 갱죽은 멸치 장국이나 된장 푼 물로 국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갱시기(갱은 제상에 올라오는 갱(羹)인 것으로 여겨진다. 갱시기는 갱식에서 나온 말이며 갱죽이라고도 한다. 제상에 올리는 무 같은 채소와 고기를 넣어 오래 끓인 국에서 유래된 듯하며 물이나 국에 찬밥을 넣고 끓어서 만든 죽이다. 쌀알을 넣어 끓이는 죽과 달리 한번 밥이 된 것을 다시 끓이는 점이 특징이다. 가난한 시절 허기를 채워주었던 소박한 음식으로 이제는 별미가 되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기는 서민들의 먹을거리로 변천하였다.) 

참고자료:두산백과, 디지털김천문화대전-갱시기

맛칼럼니스트인 황광해씨는 갱시기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갱시기'는 밥이면서 죽(粥)이고 한편으로는 국밥이다. '갱시기'는 식사 메뉴이면서 간식이다. 변화무쌍한 김치를 바탕으로 지어낸 우리 고유의 '갱시기'는 멀티 플레이어다.


추운 겨울날 입김 호호 불며 추억을 맛보고 싶다.

김천 기차길옆오막살이, 갱시기(바특하게 끓여진 매콤하고 개운한 국물과 부드럽게 퍼진 쌀밥, 숭숭 썬 시쿰한 김치, 아삭한 콩나물, 감자, 쫄깃한 수제비, 존득한 가래떡, 국수등이 한데 어우러진 갱시기)


성주 새불고기식당, 갱시기(신김치에서 우러난 시쿰하고 개운한 국물에 부드러운 밥, 아삭한 콩나물과 신김치, 대파, 쫀득한 가래떡을 듬뿍 넣은 갱시기)


[할머니 속고쟁이에 담은 아지트_2월]

할머니 속고쟁이 주머니에 담아두고 싶은 아지트, 그곳에 가고싶다.

1. 강릉 임당동성당 부근 동원칼국수

강릉 임당동성당 부근 대로변 프리미엄 가정식 카페 동원. 여사장님과 따님 모녀분이 운영하신다. 입구를 들어서면 작은 공간에 테이블 4개 정도가 있고 안쪽으로 모임용 좌식 공간과 부엌이 있다. 

철에 따라 조금씩 바끼는 반찬이 있는 밥상, 강릉 지역별미인 구수한 장칼국수, 직접 빚어 끓이는 손만둣국등 화학조미료 사용을 절제한 수더분한 인상의 어머님의 솜씨와 마음씨가 담긴 한상을 만날 수 있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 음식을 차려 내는 곳이다.

이 곳을 표현하는 글귀, 밥은 사랑이다...

손만둣국(삼삼한 간의 깔끔하고 개운한 감칠맛 국물, 직접 빚으신 적당한 두께의 졸깃한 만두피에 다진 돼지고기, 아삭하고 시원한 김치, 당면등을 속으로 채운 담백한 김치만두, 버섯, 파등을 넣어 끓인 후 달걀을 풀고 김가루,깨를 뿌린 손만둣국)

구수한 우엉차

자연.마음을 담은 밥상(소쿠리에 담은 참나물무침, 짭조름힌 표고버섯조림, 호박무침, 게살, 피망, 아삭한 생채무침, 부드러운 가지튀김,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고 고소한 가자미구이등 정갈하고 건강한 반찬들. 대추, 밤등을 넣은 약간 차진 잡곡밥, 진한 갈색의 콩 알갱이가 보이는 집에서 담근 막장에 우거지를 넣고 끓인 구수하고 깔끔한 된장국등 깔끔하고 정성이 담긴 밥상)

자연.마음을 담은 밥상(구수한 옥수수 수염차. 소쿠리에 큰 호박잎을 깔고 그 위에 고슬고슬한 잡곡밥, 열무김치, 미역줄기, 아삭하고 짭짤한 우엉조림, 사각사각 씹히는 달큰한 연근조림, 촉촉하고 달금한 찐고구마, 집에서 담근 짭짤한 막장, 호박나물,취나물, 표고버섯 안에 두부,쇠고기를 넣어 쪄 낸 담백한 표고버섯찜등을 담은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밥상. 곁들인 은은한 향이 남은 살짝 데친 쌈용 깻잎, 졸깃한 표고버섯, 아삭한 콩나물, 칼칼한 고추등을 넣은 심심하지만 맑고 개운한 콩나물국)

자연.마음을 담은 밥상(향긋한 향의 깨순무침, 따뜻하게 부친 부드러운 두부구이, 건새우 넣은 호박나물, 고추, 메추리알 넣은 장조림, 김치, 바삭한 겉과 고소한 기름 머금은 촉촉한 살의 고등어구이, 삼삼한 간의 구수한 집된장, 부드러운 얼갈이배추, 아삭하게 씹히는 열무등을 넣은 된장국, 잡곡밥, 시원하고 달금한 수박등을 하얀 사기접시에 적당량을 담아낸 깔끔하고 정갈하게 차린 밥상)

장칼국수(고구마튀김, 귤, 적당히 익은 새곰한 김치, 천연 재료로 우려낸 육수에 직접 담근 진하고 구수한 된장과 얼큰한 고추장이 적절하게 섞인 국물에 부드럽고 넓적한 면, 졸깃한 버섯, 포실포실한 감자, 파, 냉이를 썰어 넣고 적당량의 김가루, 깨가루로 고소함을 더한 장칼국수)

장칼국수(우엉조림, 시원한 배를 넣은 파래무침, 공깃밥, 사각한 무생채, 적당히 익은 새곰한 김치등 소박하지만 정갈하게 차려진 반찬들. 맵지않은 진하고 구수한 된장 국물에 부드럽고 넓적한 면발, 얇게 썬 포실한 감자, 부드러운 배추, 파, 향긋한 향의 냉이를 썰어 넣고 적당량의 김, 깨가루로 고소함을 더한 장칼국수)


[언제나 그리운 어머니의 손맛, 집밥은 사랑이다_2월]

밥/문영하

어미는 밥이다
윤기 자르르한 고봉밥 고슬고슬 담아내던
화수분 같은 손끝

거침없는 손놀림으로 수풀을 헤치고 언 땅을 녹이며
꽃잎 같은 보드라운 입에 먹이 날라 물리었다

배꼽에 자루 달고 숨차게 벌판을 달려온 캥거루

탯줄 릴레이
질긴 생명줄이 날래게 달린다

새벽별 이고 나와 해종일 뛰다가
이제 바통을 넘기고 트랙 밖으로 나온 그녀
힘은 모두 소진되고 텅 빈 거죽으로 앉았다가 벌떡
일어선다

밥 묵었나, 밥을 묵어야제
밥을 묵고 가야제

원초의 소리가 자장가의 후렴처럼 끝없이 반복된다

마른 나뭇가지 같은 손에서
뜨거운 밥 냄새가 솟아오른다

뜨거운 밥 냄새가 솟아오르는 어머니의 손에서 지어진 화수분 같은 밥, 밥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경북 안동역 벽화


"어머니 손맛의 비밀. 간장, 된장, 고추장"


1. 달임물(대추, 배, 도라지, 생강등을 넣어 끓인 달금하고 쌉싸래한 맛이 섞인 달임물. 겨울철 물 먹듯이 상시 복용하는 달임물.)


2. 봄동

작지만 푸른 봄기운을 품은 봄동

봄동무침(봄동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새콤,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산뜻한 봄동무침)


3. 시금치

척박한 겨울 텃밭 서리맞고 자라는 시금치

시금치(텃밭에서 지란 작지만 진한 푸른색의 시금치)

시금치무침(텃밭에서 자란 시금치에 깨, 참기름, 달금하고 새곰한 매실액, 약간의 집된장을 넣어 조물조물 버무린 고소하고 달큰한 시금치무침)


4. 고들빼기김치

고들빼기김치(알싸한 쪽파, 쌉쌀한 고들빼기, 존득한 진미채등을 갖은 양념에 버무려 발효한 파의 알싸한 맛, 고들빼기의 쌉쌀한 맛은 덜해지고 고독고독, 아삭한 식감과 매곰하고 시쿰한 삭힌맛은 더해진 고들빼기김치)


5. 김치 찐만두

가을에 추수해 장 담그고 남은 두부 만들기 위해 불리는 서리태

서티태 콩물 거르고 남은 비지다. 

솥에 콩물 넣고 끓이며 저어주는 나무 주걱

순두부를 성형틀에 넣어 두부 만드는 중

성형틀 속 두부

완성된 두부(옅은 푸른빛이 도는 투박하고 담백한 두부)

만두소(송송 썬 매콤하고 시굼한 김장김치, 물기를 빼고 으깬 부드럽고 고소한 손두부, 불린 당면, 작은 콩알갱이 정도로 갈은 돼지고기를 볶아 삼삼하게 간을 하여 잘 섞이게 버무린 만두소)

생만두(서로 붙지않게 밀가루를 살짝 바른 생만두)

김치 찐만두(송송 썬 매콤하고 시굼한 김장김치, 물기를 빼고 으깬 부드럽고 고소한 손두부, 불린 당면, 작은 콩알갱이 정도로 씹히는 갈은 돼지고기를 볶아 잘 섞이게 버무린 삼삼한 간의 만두소로 속을 꽉 채운 찐만두. 쫀득한 만두피와 매콤, 시굼한 맛의 아삭하게 씹히는 김치, 고소한 감칠맛의 졸깃하게 씹히는 돼지고기, 담백하고 고소한 으깬 두부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풍미를 더한 김치 찐만두)


6. 정월대보름 찰밥

찰밥(찹쌀, 고소하고 달금한 통팥, 은은한 단맛의 채 썬 건대추등을 넣어 차지게 지은 찰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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