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65_강릉_별내리는산북

2021. 5. 13. 07:24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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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65_강원_강릉_별내리는산북]

 

강릉 성산면 산북2리 경로당 맞은편 언덕 위에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강릉 '바다 위의 피아노'가 있는 가이택 오션뷰 펜션 남사장님과 누나라고 부르는 여사장님이 함께 운영하는 고깃집이다. 식당은 누나분이 운영하고 펜션은 남사장님이 운영하는 듯하다.

 

와규, 이베리코, 생삼겹살 등을 화로 숯불에 구워 와인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식사 메뉴로 생선구이 정식을 판매한다. 

 

식사 중 보니 농사 일하시다가 오신 차림새의 동네 분들이 들어 오신다. 부녀회장님과 청년회장님이라고 한다. 지역 주민들과의 유대관계도 좋아 보인다. 좋은 사람들이 하는 좋은 식당처럼 보인다.


식당 입구로 오르는 자작나무 계단과 피노키오가 얹어진 작은 집도 있다.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한적한 시골 풍경은 덤이다.


"좋은 사람이 만든 좋은 음식"

생선구이 백반(따뜻한 잡곡밥과 뚝배기에 담은 된장찌개를 내준다. 된장찌내는 천연재료로 우려낸 육수에 호박, 파, 두부를 넣고 막장을 풀어 끓여낸다. 옅은 단맛이 아닌 깊고 진한 감칠맛과 구수함이 그만이다.

유기농으로 직접 농사지은 식자재로 밑반찬을 만든다. 고추, 상추, 열무김치, 어묵볶음, 콩나물무침, 따뜻한 전, 방금 부친 달걀프라이, 버섯, 비트 무침, 얼갈이배추 무침, 무생채, 쑥갓, 막장 등 밑반찬에 고소한 고등어구이와 담백한 살밥의 가자미구이를 담은 생선구이 반찬이 더해진다. 

화학 첨가제 사용을 절제한 밑반찬의 간들이 삼삼하다. 하나하나 직접 정성 들여 만든다. 허투루 만든 게 없는 밑반찬과 생선구이다. 좋은 음식은 좋은 사람이 만든다고 믿는다. 믿음을 제대로 느낀 백반 한끼다.

 

밥하고 남은 누룽지로 끓인 숭늉으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입안이 개운해진다. 소박하지만 만든이의 성품이 느껴지는 소중한 밥상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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