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62_정읍_할머니해장국

2021. 5. 7. 07:28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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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62_전북_정읍_할머니해장국]

정읍천변에 있는 해장국 전문점이다. 아침 식사가 가능하며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한다. 할머니 두 분이 이른 아침 시간 찾아온 손님들에게 음식을 내느라 분주하다. 쑥 시래기 해장국이 대표 음식이다. 콩나물 해장국과 모주도 맛볼 수 있다. 

50여 년 넘게 운영하던 노포 충남집이 문을 닫았다. 충남집의 쑥 해장국이 그리운 사람들이 찾기에 좋은 곳이다.


"고향 할머니의 손맛을 담다"

백반(꾹 눌러 담은 따뜻한 쌀밥과 한소끔 끓여 뚝배기에 담은 쑥 시래기 해장국을 내준다. 밑반찬은 얼갈이배추 데침, 콩나물무침, 새금한 파김치, 시원한 무생채, 풋풋하고 사각사각 씹히는 열무김치, 상추 무침, 짭짤한 감칠맛의 갈치속젓, 참나물 무침, 잘게 썬 청양고추 등이 꽃 그림이 그려진 둥그런 쟁반에 가득 차게 나온다. 밑반찬은 매일 조금씩 바뀐다.

쑥 시래기 해장국 맛을 본다. 시원하고 깔끔한 멸치육수에 구수한 된장의 맛,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의 쑥, 졸깃한 시래기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청양고추를 넣고 섞는다. 칼칼한 매운맛이 더해지며 맛의 변주를 준다. 개운하다. 문을 닫은 정읍 쑥 해장국 노포에 뒤지지 않는 맛이다. 

소박하지만 정성껏 차려 내주는 고향 할머니의 집밥이 연상되는 한 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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