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61_서산_소담식당

2021. 5. 4. 07:54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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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61_충남_서산_소담식당]

 

서산공용버스터미널 입구 건너편 골목 안, 한식 전문 식당이다. 당진, 서산, 태안 등 충남 서해안 분들이 즐겨 드셨던 음식으로 알려진 깻묵 된장이 보여 찾았다. 

 

깻묵 된장 외에 김치찌개, 된장찌개, 돼지찌개, 청국장, 순두부찌개, 게국지, 생선찌개 등도 맛볼 수 있으며 엄나무와 녹두를 넣은 삼계탕도 판매한다.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하며 1인분 식사도 가능하다. 인상도 좋은 여사장님이 음식과 식재료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신다. 


"고소한 향토 음식과 정갈한 밑반찬"

백반(복(福)이라 쓰인 뚜겅을 덮은 잡곡밥과 뚝배기에 깻묵 된장을 팔팔 끓여 내준다. 

 

밑반찬이 열한가지가 나온다. 포무침, 버섯데침, 오이무침, 콩·땅콩·해바라기 씨·잣 등을 넣은 고소한 견과류볶음, 알싸한 매운맛의 지고추무침, 사각사각 씹히는 궁채 장아찌, 오징어젓, 달걀프라이, 마늘종을 넣은 멸치볶음, 열무김치, 간장에 조린 후 갖은 양념한 짭짤한 감칠맛과 부드럽게 씹히는 칠게장 등 밑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진다. 겹치는 밑반찬이 없다. 만든이의 정성과 솜씨가 엿보인다.)


깻묵 된장(깻묵 된장은 들깨를 참깨보다 선호한 당진, 서산, 태안 등 충남 서해안 분들이 즐겨 드셨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깻묵은 기름을 짜고 남은 깨의 찌꺼기를 말하는데 이를 버리지 않고 사용한 것이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현재는 통들깨를 갈아 사용한다.

조리 방법은 된장찌개와 다르지 않으나 된장의 사용은 적게 한다. 육수에 약간의 된장을 풀고 소금으로만 염장해 담근 백김치를 물에 헹궈 썰어 넣고 한소끔 끓인다. 여기에 통들깨를 갈아 넣고 한 번 더 자박자박 끓여 내준다. 

 

깻묵 된장은 된장 맛은 거의 나지 않는다. 된장을 많이 넣으면 고소한 맛이 덜해지기 때문이다. 투박하게 간 들깨의 고소함이 진하다. 삼삼하고 부드러운 백김치와 들깨의 어우러짐이 좋다. 입맛 없을 때 밥 대신 먹거나 속풀이 해장용으로도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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