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는 맛, 횡성 올챙이 국수

2021. 5. 20. 06:17바롱이의 쪽지/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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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_횡성_우하하횡성한우시장_올챙이 국수]

 

강원도 우하하횡성한우시장 한우 벽화 밑에서 할머님이 파시는 올챙이 국숫집이 있었다. 벽화 속 모습처럼 연세 계신 어르신들 장에 오셨다가 들리고 포장해 가시는 분들도 많았다. 손수 만든 담백한 올챙이국수에 시쿰하고 아삭한 열무김치를 곁들여 먹었다. 한번 맛본 곳이지만 기억에 많이 남는 곳이었다. 머리와 가슴으로 늘 먹고 있었다. 2017년 처음 들린 후 4년 만에 다시 찾았다. 시장 리모델링하며 할머님이 더는 장날 장사를 못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시장 상인들에게서 들었다. 벽화도 없어졌다는 말과 함께….

기억을 더듬어 장소를 찾아갔다. 상인분들 말대로 벽화가 보이지 않았다. 할머님도 벽화도 향수 담은 시장의 맛인 올챙이국수도 사라져 버렸다. 서서히 잊힐 것이다. 사라지는 것보다 잊히는 게 더 슬프다.


2017년 올챙이국수 파시는 할머니와 벽화(한우 벽화 속 그림처럼 할머님이 파시는 올챙이국수를 시장에 오신 손님들이 자리에 둘러앉아 담소 나누며 드셨다. 흥겹고 정감이 넘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잊히는 맛, 올챙이 국수"

2017년 맛본 할머님의 올챙이국수다. 수제로 만든 부드러운 옥수수면에 약간의 물을 붓고 짠맛 강한 조선간장, 매콤한 청양고추, 깨, 파, 고춧가루 등을 넣은 다진양념 약간과 열무김치를 얹어 먹는다. 구수하고 담백하다. 집에서 담은 시큼하고 아삭한 열무김치와 달큰한 얕은 맛이 아닌 깊은 짠맛의 조선간장 양념장이 올챙이묵의 담백한 맛에 풍미를 더한다. 이젠 잊히는 맛이 되었다.


2021년 다시 찾은 그 자리엔 할머님도 올챙이국수도 소 벽화도 없었다.


시장 상인분 소개받아 찾았다. 연세 계신 어르신이 운영하신다. 올챙이국수와 팥죽, 감자떡 등을 판매한다. 밥상보 안에는 팥죽이 담겼다.


올챙이국수는 물기 있는 심심하고 보들보들한 옥수수 면을 건져 하얀 그릇에 담는다. 쪽파, 깨, 고춧가루, 간장 등을 넣은 양념간장과 갓 담은 열무김치를 내준다. 양념간장과 열무김치를 넣어 올챙이국수와 섞는다. 짭짤한 양념이 옥수수 면에 배이며 간을 맞춘다. 풋풋하고 아삭한 열무김치의 식감이 부드러운 옥수수 면과 대조를 이루며 어우러진다. 벽화 속 할머님은 아니지만 오래 장사 하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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