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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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해장국의 터줏대감
청주가 해장국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해방 전부터 성황을 이룬 남주동 부근의 우시장 때문이었다. 청주 우시장은 수원, 의성과 더불어 전국 3대 우시장으로 손꼽힐 만큼 규모가 컸다. 남주동 일대의 우시장이 열리자, 소의 부속물들을 재료로 하는 해장국집들이 하나둘 들어서게 되면서 번성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번진 해장국은 남주동해장국이란 이름으로 알려지게 됐다. 인근의 ‘서문해장국' 등으로 확장하면서 해장국이 청주를 대표하는 서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청주 모충대교를 건너면 남주동 소공원이 나온다. 옛 우시장 터다. 남주동 우시장 터는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장소다. 청주 3.1 만세운동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다. 남주동 소공원에는 5개의 비석과 '청주 3·1 만세 운동의 자리'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표지..
2025.01.13 -
돈저냐를 아시나요?
돈저냐의 표준국어대사전 설명이다. "엽전 크기로 만는 저냐.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 따위의 살을 잘게 이겨 두부, 잘게 썬 파, 나물 따위를 섞어 엽전 크기로 동글납작하게 만들고 이것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 푼 것을 씌운 다음 지져서 만든다." 청주 섬진강파전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식당이다. 메뉴판 '고기두부전'을 주문한다. 여사장님이 출입문 입구 큰 번철에서 반쯤 익혀 손님 번철로 옮겨준다. 익힘은 손님의 몫이다. 두부를 만드는 곳이다. 순두부로 빚은 돈저냐다. 부드러움의 결이 다르다. 돼지고기와 채소는 들러리다. 화학첨가제가 들어갈 틈이 적다. 손품은 맛을 빚는다. 명절 집에서 가족이 빚은 동그랑땡 다음으로 맛깔나다. 고맙다!"보름달을 닮은 고소한 맛"명절 차례는 지내지 않지만, 가족끼리 먹으려고 ..
2024.10.17 -
지글지글 녹두전의 정석
"빗소리에 고소함을 지지다"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 같은 돼지비계 기름에 빈대떡이 지글지글 구워진다.경쾌한 합주 소리다. 돼지기름 탄 내음과 빈대떡 익는 냄새가 입맛을 다시게 한다.시원하게 막걸리도 한잔 들이켠다. 빗소리와 함께 소소한 행복을 먹는다."지글지글 녹두전의 정석"
2024.10.12 -
환장하겠네?
번철에 묵은지와 손두부를 굽는다. 들기름이 둘을 이어주며 노릇하게 익는다.양념간장에 찍어 먹는다.귀로 한잔. 눈감고 한잔. 눈뜨고 한잔. 입만 열어둔다.환장하겠네? 왜 상호가 '섬진강파전'인지 아직 묻지 않았다.
2024.09.26 -
남원 고샘과 송남식당
남원 고샘 막걸리집 골목은 1970~80년대 ‘막걸리’와 ‘돼지갈비’의 연기가 자욱한 추억의 골목으로 막걸리와 푸짐한 안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쳤던 곳이다. 2016년 이 골목을 찾았다. 예전 골목 명성은 없어지고 대폿집 몇집이 명맥을 이어갔다. 그중에 송남식당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연세 많으신 주인 할머니와 할아버님이 영업중이셨다. 막걸리 2병을 주문했다. 참외, 죽순, 오징어볶음, 방울토마토, 김가루, 멸치볶음, 죽순무침, 강냉이등 공짜 안주를 푸짐하게 내주신다. 골목은 쇠락해서 추억속으로 사라져 가지만 넉넉한 인심만은 여전해 보였다. 장사도 안되고 나이도 계셔서 내년엔 그만두신다고 하셨다. 막걸리 한잔 마시고 주인 할머님 따라 고샘터로 갔다. 물이 나왔는데 막아 놨다며 남원시에서 주변 땅 매입 후..
2023.04.12 -
비 오는 날, 막걸리를 부르는 맛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막걸리를 부르는 먹거리에 한잔 걸치며 시름을 달랜다. 비 오는 날, 막걸리를 부르는 맛 1.느림을 미시다, 막걸리 2.안주 더덕전 해물파전 빈대떡 부추전 늙은 호박전 도루묵 식해 메밀전병 모둠전 민물새우 미나리전 두부김치 도토리묵 동태전 두부전 녹두전 pf.kakao.com
2022.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