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용곡리 고욤나무&먹거리

2021. 6. 13. 09:13뚜벅뚜벅 대한민국 천연기념물/충청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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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우리나라 가장 큰 고욤나무"

[천연기념물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報恩 龍谷里 고욤나무)]

고욤나무가 있는 쇠목골 인근의 용곡리 우래실은 약 300년 전부터 경주김씨 집성촌 이었었고 이 고욤나무는 마을의 당산목으로 보존되어 왔다고 하며, 요즈음에도 음력 정월보름에는 무속인들이 나무에 와서 바사뢰굿(신내림굿)을 한다고 한다.

고욤나무는 감나무를 접붙일 때 대목(밑나무)으로 흔히 쓰는데, ‘고욤 일흔이 감 하나만 못하다’, ‘고욤이 감보다 달다’는 속담에서 보듯 우리와 친숙한 나무이나 지금은 큰 나무를 찾아 보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이 나무는 지금까지 알려진 고욤나무 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생활문화와 민속적으로도 가치도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출처:문화재청


"천연기념물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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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보은 회인반점(용곡리 가는 버스 시간이 남아 회인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마침 가게 앞 의자에 앉으신 회인반점 주인 할아버지와 잠시 얘기를 나눈다. 영업 시작 전이라 용곡리 고욤나무 답사 후 찾기로 한다. 이 년 만에 다시 찾았다. 두 번째 방문이다.

회인반점은 1968년 보은 회인면에서 개업한 중국집 노포이다. 현존 보은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집으로 알려져 있다. 가게 전면에 걸린 빛바래고 우그러진 간판에서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세 자리의 국번 대신 예전 전화번호 62번이 선명하다. 세월이 읽히는 붉은빛 낡은 나무 명패엔 중화요리 회인반점이라 쓰여있다. 하얀 바탕에 빨간 글씨로 회인반점과 세 자리 전화번호가 쓰인 옆 간판만이 근래의 것으로 보인다.

오래돼 보이는 외관처럼 식당도 80대 노부부 두 분이 운영하신다. 할아버님이 음식을 만드시고 할머님이 손님 응대와 서빙을 하신다. 두 분 다 건강해 보이시지만 언제 그만두실지 모른다. 아무쪼록 영업하시는 동안 건강하시길 바라본다.)


내부 모습(예스러운 내부에는 좌식 테이블과 입식 테이블이 있는 방이 보인다. 방 끝 뒤쪽에 할아버님이 음식을 만드는 주방이 따로 있다.)


탕수육(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용곡리부터 걸어왔다. 더운 날씨에 점심 시간도 지나 갈증과 허기진 상태였다. 탕수육과 맥주를 주문한다. 맥주 한잔 시원하게 들이켠다. 밑반찬 안주 삼아 몇 잔 들이켜자 갈증이 사라진다. 

갈증이 해소되자 내장은 꼬르륵거리며 허기짐을 채우라며 보챈다. 마침맞게 탕수육이 나온다. 하얀 김이 올라오는 갓 만든 탕수육에 단무지, 양파, 춘장, 고춧가루, 간장을 넣은 양념간장, 새곰하고 아삭한 식감의 열무김치 등 밑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탕수육(주문 후 주인 할아버님이 돼지고기를 튀긴다. 기름에 튀기는 소리가 허기진 손님 귀로 전해진다. 청각으로 먼저 음식을 느낀다. 

하얀 접시에 돼지고기 튀김을 담고 도톰하게 썬 오이, 당근, 대파, 목이버섯, 양파 등을 넣은 약간 갈색빛이 도는 탕수육 소스를 부었다. 색깔이 조화롭다. 눈맛으로도 음식을 맛본다. 하얀 김이 올라오는 노련한 요리사가 갓 만든 따뜻한 탕수육이다. 

작은 접시에 고춧가루를 부은 후 약간의 식초와 간장을 넣은 양념간장을 곁들여 먹는다. 기름의 느끼함과 단맛을 잡아준다.)


탕수육(간장으로 간을 한 듯한 약간 갈색빛이 도는 걸쭉한 탕수육 소스를 먼저 맛본다. 달금한 첫맛에 뒤로 갈수록 새곰한 맛이 느껴진다. 단맛이 좀 더 느껴지지만 과하진 않다. 단맛, 신맛에 구수하고 짠맛이 희미하게 겹친다.

소스가 묻지 않은 갓 튀긴 돼지고기 튀김을 맛본다. 튀김 반죽 옷에 돼지고기가 잘 결착되어 있다. 튀김 하나하나마다 돼지고기가 꽉 차 있다. 간은 따로 하지 않은 듯 삼삼하다. 반죽 옷은 딱딱하고 바삭하기보단 폭신하다. 졸깃한 듯 보드라운 돼지고기와 잘 어우러진다.

소스가 묻은 돼지고기 튀김도 맛본다. 폭신하고 삼삼한 돼지고기 튀김에 단맛, 신맛, 짠맛 등이 더해지며 풍미를 돋운다. 탕수육을 다 먹을 동안에도 눅눅하지 않고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소스를 머금은 대파, 오이, 당근, 목이버섯의 식감과 맛도 먹는 재미를 더해준다.)


돼지고기 튀김(메뉴판에 덴뿌라는 없지만, 여쭤보니 해 주신다고 한다. 덴뿌라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튀김을 의미하는 일본어 ‘덴푸라’라고 부르던 메뉴로 중국집 덴뿌라는 일반적으로 고기 튀김을 말한다. 탕수육에서 소스만 없는 노포 중국집 메뉴이다. 덴푸라보다 덴뿌라라 불러야 더 맛깔스럽다. 자장면보다 짜장면이라 불러야 맛난 것처럼. 

따뜻할때 몇개 맛을 본다. 탕수육 돼지고기 튀김과 맛은 유사하지만, 간이 돼 있다. 소금, 후추, 간장 등으로 간을 맞춘 듯하다. 약간의 감칠맛도 느껴진다. 남은 돼지고기 튀김은 친구와 함께 먹으려고 포장한다. 양파와 춘장, 후추를 넣은 소금을 싸 주신다. 한 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오니 따뜻함은 미지근하게 바뀌고 튀김은 습기에 차 눅눅해졌다. 또 언제 찾게 될지 모르니 아쉬움이 남는다. 친구와 함께 맛본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2021년 덴뿌라 먹은 이야기였다.

2023년 5월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답사 후 홀로 회인반점을 찾는다. 허기와 갈증이 공존한 2년 전과 같은 상황이었다. 맥주로 갈증을 달래며 탕수육 대신 덴뿌라를 주문해 먹는다. 

2년 전 갓 나온 따뜻한 덴뿌라를 맛봤던 기억을 뇌는 먹는 내내 되뇐다. 바삭하고 포근한 감칠맛에 깨의 고소한 맛까지 더해진다. 묵은지도 도드라진 신맛을 보태며 흰 접시가 빨리 드러나게 한몫한다.

뇌는 또 다른 기억도 슬그머니 들춰냈다. 2년 전 습기가 차 눅눅하게 식은 덴뿌라를 친구와 함께 먹었던 기억이었다. 튀김의 생명인 바사삭함이 사라지며 감칠맛도 뺏어간 덴뿌라였다. 둘은 그 덴뿌라에 맥주를 먹으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눴다. 취기가 오르니 더는 맛은 무의미해졌다. 친구와 함께 먹은 마지막 덴뿌라가 되었다. 2022년 11월 친구는 하늘나라로 사라졌고 추억의 맛은 깊숙이 저장되었다.

2023년 5월 홀로 덴뿌라를 먹으며 두 가지 추억의 맛을 끄집어낸다. 300살 고욤나무 어르신과 회인반점 80대 노부부의 멋과 맛은 추억의 맛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이다. 회인반점 덴뿌라의 추억은 현재진행형이다. 어르신들이 건강하실 때까지는...)

2021년 포장 전 덴뿌라/2023년 5월 천연기념물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2023년 5월 덴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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