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여름맛을 씹다, 노각장아찌

2021. 11. 25. 09:23구석구석 먹거리/별식&별미

반응형

[구석구석 별식(別食)&별미(別味)]

별식(別食)은 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 또는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을, 

별미(別味)는 특별히 좋은 맛. 또는 그 맛을 지닌 음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며 맛 본 별식, 별미를 소개한다.


[충북 청주 집]

노각장아찌(옅은 갈색빛을 띠는 물 위로 검은 돌이 올려져 있다. 단단하고 묵직한 검은 돌은 무게로 오이가 서서히 익어가게 하는 누름돌이다.

누름돌을 꺼내니 누런 표면에 하얀 그물 모양으로 갈라진 오이가 보인다. 거친 피부로 변한 노인 다리와 같다고 하여 ‘노각’이라고 부르는 늙은 오이다.

늙은 오이를 반으로 가르고 깨끗이 씻어 씨를 훑어 낸 후 껍질째 염장한 오이장아찌에서 수분이 많이 나와 물이 흥건하다. 누런 물색은 늙은 오이가 여름내 모아둔 흙과 태양의 기운을 내뿜은 흔적이다.)


"겨울에 여름맛을 씹다"

노각장아찌 무침(잘 절인 장아찌를 꺼내 물로 씻은 후 물기를 꼭 짜고 적당하게 썬다. 참기름, 깨, 마늘, 파, 고춧가루, 부추 등 갖은양념을 넣고 무친 장아찌를 맛본다. 

쓴맛을 잡은 시원한 맛의 오돌오돌 씹히는 늙은 오이와 맵싸한 부추 등에 매콤 새콤한 양념이 더해져 입맛을 돋운다.

마지막 여름을 온몸에 달고 버티며 농익은, 아니 잊히고 있던 늙은 오이가 발효의 과정을 거치며 최적의 맛과 식감을 뽐내는 먹거리로 변신한다. 

쌀쌀해진 날씨에 늙은 오이를 씹으며 여름의 맛을 기억해낸다. 겨우내 오래 두고 먹을 별미 먹거리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