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리움미술관(고미술 상설관 M1, 3층)

2023. 1. 7. 06:50바롱이의 쪽지/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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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리움은 문화창조에 기여하고, 소통하는 21세기 융합미술관을 지향합니다.

1965년 삼성문화재단 설립 이후 소중한 문화 유산을 보전하고 대중에게 알리고자 노력해온 삼성미술관은 2004년 서울 한남동에 미술관 건물을 신축하면서 리움미술관을 개관했습니다. 수준 높은 소장품 전시 및 기획전시 개최 등 그간의 괄목할만한 활동과 성과로 지금 리움은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미션

리움미술관은 한국 고유의 미를 담고 있는 전통미술과 생동하는 현대미술, 시대적 가치를 반영한 국 제미술이 함께 공존하는 세계를 향한 열린 미술관입니다. 리움은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함께 모색하고,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융합미술관으로 관객과 함께 향유하고 소통하는 문화적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리움은 관객과 소통하는 미술관으로서 예술과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문화를 선도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것은 미술관으로서 리움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를 위해 리움은 전시와 교육, 미술품 보존 등 각 분야의 전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시의성 있는 주제와 중요 작가를 조명하는 기획전, 심도 있는 학술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 등을 선보여 왔습니다. 앞으로도 리움은 우리 시대 예술의 지평을 넓히고 미래의 문화를 선도하는 미술관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할 것입니다.

출처:리움미술관


[고미술 상설관 M1]

고미술 상설관인 M1에는 4층부터 1층까지 각 층별 주제에 맞춰 엄선한 1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4층에는 ‘푸른빛 문양 한 점’이라는 주제로 고려시대 청자의 세계가 펼쳐진다. '흰빛의 여정'을 주제로 꾸민 3층은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2층 '감상과 취향'에서는 다양한 기법과 주제의 고서화를 볼 수 있다. '권위와 신앙, 화려함의 세계'를 주제로 한 1층에서는 불교미술, 금속공예, 나전칠기 등에 구현된 선조들의 정신세계와 미감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각 층마다 고미술 작품과 함께 전시된 현대미술 작품들 사이를 거닐며 시대를 초월한 예술의 교감을 확인할 수 있다.


"김수자 호흡 2021"


[흰빛의 여정(3층)]

분청사기는 15-16세기에 우리나라에서만 제작된 독특한 자기로, 한국미의 원형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려 말 상감청자의 전통을 바탕으로 조선초기부터 본격적으로 제작되었는데, 그 형태와 장식이 점차 다채로워지고 각 지방의 정서에 어울리는 특색이 가미되었다. 이렇게 여러 세기에 걸쳐 다양한 지역과 계층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동안 깔끔한 형태에 정교한 무늬를 새겨 넣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거칠고 투박한 모양에 단순한 무늬가 자유롭게 표현된 작품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오면서 분청사기는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질박하고도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갖게 되었다.

조선은 절제된 형태와 순백의 유색, 정결한 장식이 더해진 격조 높은 백자문화도 발전시켰다. 백자는 순백의 흙으로 형태를 빚어 단정하게 다듬고 그 위에 빛깔이 있는 안료로 그림을 장식한 후 표면에 맑고 투명한 유약을 입혀 구워낸다. 이렇게 완성된 백자에는 온유하면서도 엄정한 기품이 담겨 있다. 초기에는 왕실 등 지배층의 취향에 맞게 만들어졌지만, 점차 사용이 확대되어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자기로 자리를 굳혔다. 백자는 전국 각지에서 생산되었지만, 경기도 광주 관요에서 왕실용으로 제작된 백자를 최고로 꼽는다. 이처럼 흙을 재료로 이룩해낸 공예 예술은 오늘날 한국 현대미술의 추상성과 맞닿아 특별한 울림을 선사한다.


[분청사기상감 용문 매병 조선, 15세기]

고려 상감청자의 전통을 잇는 분청사기 매병입니다. 분청사기는 ‘분장을 한 회청색 사기’라는 의미이지만 조선 초기 상감분청사기는 이 작품처럼 분장을 하지 않아 사실상 청자에 가깝습니다. 매병 중앙에 과감하게 새겨 넣은 용은 몸을 힘차게 휘감으며 왼쪽을 향하고 있고, 얼굴은 흑백의 선으로 간결하게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용의 표현은 14세기 전반 고려청자 때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그 연원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원나라에서 새롭게 제작되기 시작한 청화백자로까지 이어집니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인화 군위인명 승렴문 접시 조선, 15세기]

문양 구성에 짜임새가 돋보이는 접시이다. 바닥 중앙의 커다란 국화문을 중심으로 선을 돌려 네 단의 문양대를 구획하였는데, 안쪽에는 새끼줄 문양을, 입 주변에는 덩굴 문양을 돌렸다. 바깥면에는 새끼줄과 같은 문양을 바탕으로 ‘軍威仁(군위인)’ 세 자를 새겼다. 이는 경상북도 군위에서 제작한 인수부(仁壽府) 용 그릇이라는 뜻으로 인수부는 조선 초기에 설치되었던 관청의 하나이다. 분청사기 제작 경향이나 발전과정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인화 승렴문 합 조선, 15세기]

아담한 기형의 단정함과 정돈된 인화 문양이 잘 어울리는 합이다. 풍만한 양감을 보이는 몸체는 대접을 뒤집은 것 같은 뚜껑과 짝을 이루고 있다. 겉면은 새끼줄 문양을 의미하는 승렴문과 국화문을 번갈아가며 사용하여 장식하였는데, 뚜껑 윗면은 편평하게 하고 그 안을 동심원과 국화문으로 채워 넣어 문양의 통일성을 갖췄다. 이러한 유형의 합은 후에 귀얄 분청사기로도 제작되며 긴 기간 제작되었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인화 유국문 발 조선, 15세기]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에서 흔히 보이는 발로 구연에는 번개를 연상시키는 문양을 몸통 하부에는 덩굴 문양을 돌렸다. 중심 문양 부분은 넷으로 나누어 도장을 찍는 기법으로 국화를 시문하였으며, 그 사이는 흑백 상감으로 추상화된 버드나무를 그렸다. 함께 제작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뚜껑은 현재 전하지 않지만, 조금씩 변형되어 서로 다른 추상적 문양이 보는 재미를 더 해주는 작품이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인화 승렴문 병 조선, 15세기]

가늘고 긴 목과 펑퍼짐한 하부를 동시에 갖고 있는 병이다. 몸체 외면은 도장을 찍는 기법으로 새끼줄과 같은 문양을 빽빽이 시문하였는데, 도장의 세로 길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일곱 개의 문양대가 형성되었다. 목 아래의 첫 문양대는 가로선을 그어 명확히 구분하였고, 목은 문양없이 비워놓아 분위기를 단숨에 전환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인화 분청사기가 널리 제작되던 15세기 전중반의 예를 잘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철화 초화문 장군 조선, 16세기]

굽이 붙어 있는 원통형의 장군으로 기면을 가득 채운 철화 문양이 거침이 없으며 화려해 보인다. 거친 붓으로 두텁게 흰 흙을 분장한 후 입 주변에 테두리를 둘렀는데, 그 아래로 덩굴 분양을 몸체 가득 시문하였다. 측면 한쪽은 또 다른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굽을 추가해 붙였고, 다른 측면에는 연꽃을 도안화하여 장식하였다. 이처럼 철안료를 사용하여 분청사기를 장식한 예는 충청남도 계룡산 가마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철화 초문 병 조선, 16세기]

몸체 하부가 넓어 풍성한 느낌을 주는 병이다. 귀얄이라는 거친 붓을 이용해 백토를 분장하였으나 하부는 분장을 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 두어 인상적인 색대비를 만들어냈다. 목과 몸체 중앙에 각각 두 줄의 음각선을 돌려 문양 공간을 구획하고, 그 사이는 철 안료로 풀 문양을 그려냈다. 거친 듯 힘찬 붓질이 분청사기의 질감과 어울려 호쾌한 기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철화 당초문 병 조선, 15-16세기]

몸체의 하부에 힘이 맺혀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전형적인 형태의 분청사기 병이다. 몸체 전체를 귀얄이라는 거친 붓을 이용해 흰 흙을 바른 뒤 가로선을 돌려 문양대를 구획하였다. 어깨와 굽 주변에는 아무런 문양 없이 여백으로 남기고, 몸체 중간 넓은 면 네 곳에 다소 과장된 당초문을 위아래로 교차되게 그렸는데, 그림의 붓질이 활달하고도 시원하며, 흑갈색으로 나타난 안료의 발색도 뛰어나다. 이 작품과 같은 철화분청은 충청도 계룡산 부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조화 모란문 편병 조선, 15세기]

목이 잘록하고 몸체는 원반을 합쳐 세워놓은 듯한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을 편병이라고 한다. 이 편병은 흰 흙을 얇게 칠하고, 조화 기법으로 모란 잎을 좌우 대칭되는 구도로 그린 뒤 그 위로 꽃봉오리가 소담하게 피어나는 모습을 정갈하게 표현하였다. 측면은 상하 두 단으로 구획하여 바람개비 모양의 꽃 문양을 시원스럽게 장식했다. 질박한 형태와 담백한 문양의 어울림이 좋아 분청사기 특유의 맛이 잘 살아 있는 작품이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박지 모란문 병 조선, 15세기]

목이 가늘고 몸체 하부가 팽창한 전형적인 분청사기 병으로, 굽 언저리에 턱이 하나 있는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입술과 밑동을 제외한 전면에 비교적 두껍게 흰 흙을 바른 다음, 네 곳에 문양대를 나누고 어깨에는 큼직하면서도 단순화된 연꽃 잎 문양을, 몸체에는 간결하지만 세련된 형태의 모란문을 박지와 조화 기법으로 장식하였다. 시원하고 쾌활한 기운이 느껴지는 병으로 동일한 문양의 병이 전라북도 고창군 용산리에서 주로 발견된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조화 모란문 병 조선, 15세기]

나팔 모양으로 벌어진 입에, 하부의 펑퍼짐한 느낌이 좋은 작품이다. 분장한  흙을 선으로 긁어내는 조화 기법을 사용하여 어깨에는 꽃잎과 연꽃 문양을 그렸다. 이어서 몸체 중앙에는 모란문을 그리고, 하부에는 간략화된  문양을 배치하였다. 이러한 자유분방한 조화문 병은 전라도 지역의 분청사기 가마터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작품처럼 당당한 형태에 표면 가득히 문양을 채운 작품은 매우 드물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박지 모란문 호 조선, 15세기]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분청사기 항아리 중에는 이 작품과 같이 입이 넓고 가장자리가 둥글게 말려 있으며 몸체 중앙이 타원형으로 볼록한 예가 가장 많다. 이 항아리는 크기는 작지만 야무진 형태에 당당한 장식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표면에는 활짝 핀 모란과 무성한 잎을 율동적인 구성으로 가득히 장식하였다. 이러한 형태의 항아리에 이처럼 가지런하게 장식한 작품은 더욱 드물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조화 모란문 호 조선, 15세기]

입지름이 넓고 입술이 바깥으로 말려 있으며, 어깨에서 넓게 벌어진 뒤 굽까지 좁아지며 내려오는 양감이 좋은 항아리이다. 항아리 하단 일부를 제외한 전면을 거친 붓으로 흰 흙을 두텁게 분장하였고, 어깨에는 단순화된 연꽃 잎 문양을 장식하였다. 몸체 주문양대에는 앞뒤로 각각 추상화된 모란문을 간략하게 그렸다. 큼직한 연판문과 거침없는 모란문이 풍성한 항아리와 어울려 시원시원한 맛이 일품인 작품이다.

출처:리움미술관


[분청사기 귀얄문 병 조선, 16세기]

병 겉면에 특별한 문양을 가하지 않고, 거칠고 빠르게 움직인 붓 자국만으로 장식을 대신한 분청사기이다. 이처럼 장식을 하지 않고 귀얄이라고 하는 거친 붓의 질감만을 살려 장식하는 기법은 표면 장식이 점차 생략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으로 분청사기 후기에 많이 나타난다. 비교적 단정하게 다듬어진 형태에 백토를 바른 붓 자국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으로, 오히려 현대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상감 연화당초문 병 조선, 15세기]

조선 초기 백자 중에는 고려 상감 기법의 전통이 녹아있는 ’흑상감 백자’라 부르는 부류가 있다. 이 작품은 흑상감 백자의 하나로 조선 초기의 전형적인 병에 덩물과 결합한 연꽃을 표현하였다. 구불구불 뻗어가는 덩굴의 움직임은 매우 가볍고 경쾌한 반면 중앙에 배치한 연꽃은 상감으로 흑색을 입혀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흰 바탕과 검은색 문양의 명료한 색 대비가 만들어내는 차분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 유개호 조선, 16세기]

장식이 없이 오직 깨끗한 흰빛만으로 높은 품격을 드러내고 있는 뚜껑이 덮인 백자 호입니다. 이처럼 생긴 호는 조선 초기부터 중기까지 만들어지던 전형적인 종류의 하나입니다. 꽃봉오리 모양의 손잡이, 그 아래로 계단식으로 두 개의 단을 이뤄 장식한 뚜껑, 부드러운 곡선과 정직하게 내려오는 직선이 하나 되어 당당하고 의젓한 기운을 완성하였습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이처럼 순백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백자에 공정하고 바른 인품을 가진 사람을 투영하여 자신을 수양하곤 했습니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 달항아리 조선, 18세기]

조선 18세기에 경기도 광주군 금사리 가마 계통에서 제작되었다고 추정되는 둥근 항아리로, 흔히 달항아리로 부르는 종류의 전형적인 예이다. 조선시대 중기 순백자의 고고한 아름다움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받는 이런 둥근 항아리는, 상부와 하부를 따로 만들어 붙인 다음 높은 온도에서 굽기 때문에 대개는 접합 부분이 일그러져 의도한 완벽한 둥근 형태가 나오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 항아리도 몸체 중앙에서 이음새를 찾아볼 수 있는데, 오히려 이 흔적이 작품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청화 부귀다남자수복강녕명 호 조선, 19세기]

복을 기원하는 개인의 바람을 도자기에 나타내는 것은 고려청자에서도 예가 있지만 특히 조선 19세기가 되면 글이나 상징으로 다양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작은 항아리에는 조선 사람들이 행복을 위해 바란 것이 무엇인지 한자와 한글로 명확하게 적혀 있습니다. 한자와 한글로 적은 ‘부귀다남자(富貴多男子)’와 ‘수복강녕(壽福康寧)’은 재산이 많고, 아들을 많이 낳으며, 오래 살고, 복되며, 건강하고 편안하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청화 화조문 호 조선, 18세기]

청화백자의 장식으로 꽃과 새가 결합한 예는 18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다양한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호는 넓게 펼쳐진 몸체 면을 화폭 삼아 꽃나무와 그 위에 앉아 있는 새 두 마리의 도상을 앞, 뒤로 그려 넣었습니다. 여기에 그린 꽃은 모란이나 매화인 경우가 많으며, 가지 위의 새는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어 서로 정답고 화목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청화동채 운룡문 호 조선, 19세기]

구름 속을 헤치고 등장하는 용의 모습을 박력 있게 표현해낸 조선 후기의 호입니다. 용과 구름으로 장식한 백자 호는 조선 초부터 의례용 왕실 백자로 특별히 제작하여 관리해왔지만, 조선 말에 가까워서는 민간에서도 사용하는 인기 있는 장식이 되었습니다. 이 호는 위쪽과 아래쪽에 보조적인 문양은 생략하고, 몸체 중앙의 용과 구름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힘찬 기운이 더욱 잘 전달됩니다. 부분부분 짙은 동 안료를 활용해 채색 효과를 냈는데, 이러한 변화 또한 왕실백자와는 다른 특징입니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청화 모란문 주자 조선, 19세기]

조선 후기인 19세기가 되면 이처럼 물이 흘러나오는 대롱이 짧고, 뚜껑 위를 지나는 손잡이가 있는 주자가 많이 만들어집니다. 이 주자는 몸체와 뚜껑을 모란 문양으로 장식했습니다. 그리고 주자 뒤쪽으로는 날고 있는 한 마리 새를 그려 넣어 반복되는 모란 문양 사이에서 묘한 생명감을 주고 있습니다. 청화의 색은 다소 흐릿하지만 견고한 손잡이 연결부, 쭉 뻗은 대롱, 튼튼한 몸체에서 다부진 인상이 감도는 작품입니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철채투각 포도문 화분대 조선, 19세기]

조선 문인들은 식물을 화분에 심어 가까이에 두고 감상하며, 식물이 상징하는 고매한 인품과 학자적 경지를 닮고자 노력했다. 이 백자는 화분을 받치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몸체 전면에 베풀어진 화려한 투각 기법이 빼어나다. 몸체 중앙에는 네 송이의 포도가 잎, 덩굴과 함께 투각 되었다. 포도와 덩굴을 철안료로 채색하여 잎이 더욱 밝은 기운으로 다가오는 것이 특징이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철화 초화어문 병 조선, 17세기]

철안료를 이용한 백자 장식은 조선 전기에도 있었지만, 17세기가 되면 백자의 주요 장식기법으로 더욱 널리 활용된다. 이 병은 물고기가 노니는 한가로운 물가풍경을 천진한 붓질로 그려낸 장식이 재미있다. 물고기는 몇 개의 점과 선으로 간략히 표현하였고, 물에서 자라난 풀꽃은 하늘로 팔을 벌린 듯 공간을 채우고 있다. 어린이의 그림 같은 천진함이 철안료의 서툰 농담과 어울려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전하는 작품이다.

출처:리움미술관


[공예 지금 조성호 눈으로 만지기 2022]

금속 주문과 독창적인 문양 표현으로 각광받고 있는 조성호 작가의 작품들로 공예가 지닌 촉각적 경험에 기억의 공유까지 담고 있다. 금속공예 작업은 지난한 노력과 시간의 결실이며, 기물의 제작과 장식을 위해 다양한 기법이 사용된다. 그 중 주조는 양감과 질감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오래전부터 널리 사용된 기법으로 뜨거운 쇳물을 붓는 특성상 두껍고 무거운 기물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

작가는 이와 같은 주조 특유의 장점을 살리는 동시에 가볍고 섬세함까지 더해 작품을 완성한다. 시간의 흔적을 외면에 담고, 오늘의 삶을 그릇 안에 담고자 한 작가의 의도처럼 금속의 표면에 촘촘히 충전된 문양은 감각적 체험뿐 아니라 적층된 세월의 기억까지 고스란히 반영한다. 흙의 질감과 유약의 빛깔, 아름다운 문양의 도자기들이 과거의 삶과 기억을 담았다면 오늘날 우리의 시간은 이 금속 그릇 안에서 조용히 채워지고 있는 듯하다. 특히 작가는 이번신작에 직접 착용한 용인 호암미술관 야외 석조물 문양을 구현하여 작품에 새로운 의미를 더하였다.


[백자 대호 조선, 18세기]

형체가 당당하고 표면의 마무리가 깔끔한 백자 항아리로 18세기 청화백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형태이다. 상단은 달항아리의 절반과 같고 하단은 내려갈수록 점차 폭이 좁아지는데 이러한 형태를 입호(立壺)라고 부른다. 몸체 상부는 당당하고, 아래는 늘씬함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모습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전체적으로 힘이 맺힌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양감이 특출하고, 형태가 아름다운 대형 백자 항아리이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음각 거북이형 계영배 받침 조선, 19세기]

네모진 몸체의 거북이가 두 마리의 학으로 장식된 타원형의 잔 받침을 등에 이고 있는 독특한 형태의 백자입니다. 본래는 잔 받침 위에 계영배(戒盈杯)라는 특수하게 고안된 잔까지 있는 것이 한 세트이지만 현재 잔은 전하지 않습니다. 계영배는 ‘가득 차는 것(盈)을 경계(戒)’하는 잔이라는 뜻으로 잔에 술을 일정 이상 지나치게 따르면 잔 내부의 관을 통해 전부 빠져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빠져나온 술은 받침의 구멍을 통해 거북이 몸체에 저장됩니다. 중국 도자기의 영향을 받아 제작되기 시작했으나 조선 수요층의 기호가 반영된 기술적이고도 재미난 백자입니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양각 매죽문 반닫이형 연적 조선, 19세기]

조선 후기에는 용, 잉어, 복숭아, 금강산 등의 모양을 본뜬 연적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이 작품처럼 목가구를 응용한 예는 매우 드물다. 직육면체 형태를 만들고 윗면 중앙에 작은 구멍을 뚫어 물 넣을 구멍을 마련하고, 앞에 자물쇠 장식을 달아 물을 따르는 구멍으로 삼았다. 문양은 각 면마다 대나무와 매화를 장식하였는데, 특히 뒷면에 목가구 장식에 즐겨 이용되었던 박쥐가 있어 흥미롭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투각 구룡문 연적 조선, 19세기]

정육면체 연적 안에 달걀모양의 또 다른 몸체가 있는 이중구조의 연적이다. 안쪽에 있는 몸체 위쪽에 물이 들어오는 구멍이 있고, 바깥쪽 몸체의 윗면 모서리 한 곳에 물을 따르는 구멍이 뚫려 있다. 각면 가장자리는 마치 새끼줄을 꼬은 것과 같은 문양으로 액자 틀 모양을 만들고, 그 안쪽에 거북이와 결합한 용, 연꽃, 죽절문이 드러나도록 바탕흙을 뚫은 후 세세한 선으로 장식하였다. 어려운 투각 기법으로 만들어낸 화려한 문양이 빼어난 작품이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청화 낙서국화문 연적 조선, 19세기]

둥그스름한 모양의 연적은 마치 사람이 무릎을 굽혔을 때의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무릎형 연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연적은 상부 구멍 주변으로 국화문을 장식하고, 그 아래쪽으로 돌아가며 네 개의 괘와 별자리와 같은 문양을 배치했습니다. 네 개의 괘는 반시계 방향으로 진(震: 정동), 감(坎: 정북), 태(兌: 정서), 리(離: 정남)이며 네 방위에 맞게 배치되었습니다. 사이에 있는 문양은 별자리가 아니라 낙서(洛書)라고 불리는 것으로 중국 하(夏) 나라 우(禹) 임금이 거북이의 등에서 발견하여 천하 통치의 법으로 삼았다고 전하는 것입니다. 문양이 규범에서 다소 변화하였으나 조선 문인이 품은 천하관을 엿볼 수 있는 작지만 커다란 문방구입니다.

출처:리움미술관


[백자청화 송학녹문 필통 조선, 19세기]

깔끔한 원통 형태와 19세기에 자주 등장하는 십장생의 문양이 적절히 조화된 필통입니다. 필통의 폭은 비교적 좁아 전체적으로 아담한 인상을 줍니다. 몸체에는 청화 안료를 사용하여 학, 소나무, 그 아래 영지를 물고 가는 사슴을 빈 공간 없이 빽빽하게 그려 넣었습니다. 이는 모두 우리에게 익숙한 십장생을 구성하는 요소들입니다. 이처럼 19세기 백자에는 십장생을 모두 그릴 수 없더라도 그중 일부를 선택하여 장식하는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출처:리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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