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12_청주_할매보리밥

2023. 3. 15. 06:39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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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구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12_충북_청주_할매보리밥]

청주 안덕벌 예원빌리지 맞은편 언덕에 있다. 젊은 여사장님이 운영한다. 내부는 가정집 방 분위기 같다. 4인용 좌식테이블 9개 정도가 있는 보리밥 전문점이다.

예약 메뉴로 토종닭, 오리 볶음탕도 판매한다. 알음알음 찿아 오는 단골손님들이 많아 보인다.


"젊은 손이 만든 할매 맛"

청국장찌개 백반(구수한 꽁보리밥 숭늉과 쫀득쫀득한 호박감자떡을 먹고 있다 보면 꽁보리밥에 신선한 재료의 맛을 살린 자극적이지 않게 간한 깔끔하고 담백한 밑반찬과 뚝배기에 청국장찌개를 넉넉하게 담아 내준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눈치 주지 않는다. 마음 편히 음식을 맛본다.

청국장찌개는 큼직하게 썬 부드러운 두부, 파, 적당히 물러져 진득한 메주콩을 듬뿍 넣어 끓였다. 짠맛은 덜하고 은은한 메주향과 구수함이 그만이다.

가슬가슬한 꽁보리밥을 밑반찬과 함께 먹다가 청국장 국물, 건더기, 나물무침, 고추장을 넣고 들기름을 둘러 비벼 먹는다. 살짝 촉촉해졌지만 거친 식감은 간직한 꽁보리밥, 진득하게 씹히는 메주콩, 아삭하고 졸깃한 식감과 다양한 색감이 도드라진 삼삼한 간의 깔끔하고 담백한 나물무침, 매콤 짭짤하고 찰진 고추장, 직접 짠 고소한 향과 은은한 깊은맛의 들기름이 한데 어우러져 풍미를 더해준다.

담음새는 젊은데 맛은 할매다. 식당 상호와 걸맞은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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