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 3부

2023. 8. 4. 05:03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

반응형

[청주시립미술관]

청주시 사직동의 옛 KBS 방송국을 리모델링하여 2016년 7월1일 개관한 청주시립미술관은 지역을 대표하는 미술 문화공간으로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오창전시관을 통합 운영하고 있으며 본관과 각 분관의 유기적인 운영을 통하여 전시, 작품수집, 교육, 작가 지원, 지역미술 연구 등 시민과 작가를 위한 다양한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청주시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

청주시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청주시립미술관 협력기획전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첫 근대조각가 정관(井觀) 김복진(1901-1940)의 작품세계와 예술정신을 재조명하고, 그의 사실적 인체 조각의 계보를 잇는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을 소개한다.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협력전시'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청주시립미술관 두 기관의 공동 기획으로 진행된다.

김복진은 1901년 충청북도 청원군 남이면 팔봉리(현재 청주시)에서 태어나 1940년 타계하기까지 짧은 생애 동안 조각, 미술평론,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며, 한국 근대 미술의 토대를 이룩한 예술가이다. 청주시는 2021년 김복진을 기리기 위해 청주시 김복진미술상 운영 조례」를 제정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하게 되었다.

전시는 '1부 김복진과 근대 조각의 탄생', '2부 전후 구상조각의 전개와 그 작가들', '3부 조각의 확장과 분화'로 구성된다. 

'1부 김복진과 근대 조각의 탄생'에서는 김복진의 사라진 대표작 <소년>, <백화>와 <금산사 미륵전 본존불을 소개하고, 희귀하게 현존하고 있는 <공주 신원사 소림원 석고미륵여래입상>, 〈러들로 흉판〉과 윤승욱, 김경승, 윤효중의 근대기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2부 전후 구상조각의 전개와 그 작가들’에서는 6·25전쟁 이후 한국 근현대 조각의 새로운 양상을 살펴보고, 195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이어지는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의 대표적인 구상조각을 망라하여 선보인다. 

'3부 조각의 확장과 분화'에서는 1980년대 이후 독자적인 조형 언어와 작품 세계로 조각의 영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의미를 더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조각가들》은 조각가 김복진의 조형적 비전과 성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동시대 환경에서 김복진과 근대 조각에 관한 조사와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한 방편을 제안하고자 한다.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조각 장르의 변천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3부 조각의 확장과 분화]

1980년대 한국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서 격변기를 겪었다. 이런 사회적 배경에서 '민중미술', '형상미술' 등의 미술 흐름이 등장했고 시대 정신과 현실 비판이 담긴 조각 작품이 다수 제작되었다. 인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이전의 사실주의 조각과는 달리 작가들은 인간 실존과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또한, 합성수지, 오브제 등 새로운 재료와 표현 기법을 활용한 조각이 제작되고, 조각과 설치 미술, 뉴미디어 등 장르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다양해졌다. ‘조각의 확장과 분화'에서는 김영원, 류인, 구본주, 임송자, 권오상, 천성명의 작품을 통해 독자적인 조형 언어와 작품 세계로 조각의 영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의미를 더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구본주]

구본주(1967-2003)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류인의 제자로 조각을 공부하고, 홍익대학교 조소과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조각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작가가 대학생이었던 1980년대 후반 사회 변혁기를 경험하고 1990년대 외환위기를 목격하면서 시대 정신이 투영된 현실주의(Realism)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만의 예리한 시선과 독자적인 표현이 담긴 작품을 통해 구상조각가로 미술계의 큰 주목을 받았고, 2003년 37세의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타계했다.

<갑오농민전쟁>은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작품으로, 작가가 대학시절부터 습작을 거듭하면서 남긴 기념비적인 역작이다. 작가는 신체를 왜곡하거나 과장되게 표현하는데, 몸의 일부인 ‘손’을 부분적으로 묘사한 《혁명은 단호한 것이다〉, 〈6월〉, 〈시작하는 손> 손 연작은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작가의 숙련된 기술과 정교한 기교를 살펴볼 수 있다.


구본주, 1967~2003 시작하는 손

구본주, 1967-2003,
시작하는 손, 1999, 청동, 40×30×50cm,
아라리오컬렉션


구본주, 1967-2003,
갑오농민전쟁3, 1995, 청동, 125×50×130cm,
아라리오컬렉션


"갑오농민전쟁3"


구본주, 1967-2003,
6월, 1995, 25, 50x40x30cm,
아라리오컬렉션


구본주, 1967-2003,
칼춤, 1994, 청동, 25×15×15cm,
아라리오컬렉션


"칼춤"


구본주, 1967-2003,
혁명은 단호한 것이다, 1992, 청동, 45x60x35cm,
아라리오컬렉션


"혁명은 단호한 것이다"


[류인]

류인(1956–1999)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체를 다루는 동시에 현대적인 표현을 통해 새로운 구상조각을 선보인 조각가이다. 한국 추상회화의 대가인 아버지와 희곡작가인 어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은 재능으로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했으며, 대표적인 구상조각가로 활동하던 1999년 지병으로 43세의 젊은 나이에 타계했다.

〈입산〉은 ‘산속에 들어감’, 불교적 의미로는 ‘출가하여 승려가 됨'을 뜻하는 단어로, 산을 오르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인간의 모습이 작가의 사고를 표현할 수 있는 최적의 도구로 생각하고, 압축, 절단, 생략 등 부분적으로 왜곡된 인체를 통해 갈등, 억압 등 내적인 심리를 드러낸다.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입방체는 해체되고 다리, 팔, 몸통 등 인체가 점차 완성되면서 한계를 극복하고 목표에 도달하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했다.


류인, 1956-1999,
입산, 1988, 청동, 시멘트, 177×80×210cm,
개인 소장


류인, 1956-1999,
입산I, 1986, 합성수지, 197x60x55cm,
개인 소장


류인, 1956-1999,
입산 II, 1987, 합성수지, 180×102x160cm,


류인, 1956-1999,
입산 III, 1987, 청동, 192x135×110cm,
개인 소장


[임송자]

임송자(1940-)는 서울대학교와 로마미술아카데미 조소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조폐국 메달학교와 장식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1970년대 후반 이탈리아에서 유학하면서 서구 정통 조각 기법을 공부한 작가는 해부학적 지식을 토대로 모델링에 충실하면서 한국적인 서정성이 담긴 인체 조각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작가는 청동회(靑銅會), 한국여류조각가회, 가톨릭미술가회 등 여러 단체에 참여하면서 주로 인물 조각과 종교 작품을 제작한다.

<현대인>은 1976년 이탈리아 유학 시절부터 선보인 작품으로, 살아가며 만나는 사람들, 사회 속에서 보는 사람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표현했다. <어머니>는 양쪽으로 반듯하게 탄 가르마와 단정한 한복 차림의 흉상 조각으로 강해 보이는 동시에 부드러운 당대 어머니의 모습을 담았다. 〈현대인 05-1〉은 중앙대학교 교수로 재직한 작가가 장래에 대해 고민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대상을 성실하게 관찰하고 담담하게 표현한 작가의 작품을 통해 평범한 대상들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임송자, 1940-,
흉상 93 - II, 1993, 청동, 77x44x28cm,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임송자, 1940-,
어머니, 1981, 청동, 47x41x20.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임송자, 1940~
현대인 05-1, 2005, 청동, 돌, 147×149x255cm


[권오상]

권오상(1974~)은 조각의 정체성에 대해서 질문하며, 새로운 매체를 탐구하고 조형적 실험을 선보이는 조각가이다. 작가는 데오도란트 타입(Deodorant Type), 더 스컬프처(The Sculpture), 더 플랫(The Flat), 뉴 스트럭처(New Structure), 릴리프(Relief) 등 다양한 연작을 통해 조각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고 장르의 범위를 확장했다.

〈데오도란트 타입은 작가가 1998년부터 선보인 연작으로, ‘데오도란트’는 불쾌한 체취를 다른 향으로 숨기는 '냄새 제거제'를 뜻하는 단어이다. 작가는 대상을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사진을 조합하여 사진 조각을 만든다. 하지만 작품의 제목처럼 2차원의 사진을 조합하여 3차원의 조각을 만드는 과정에서 본래 대상과는 다른 것이 된다. 또한, 작가는 “왜 조각은 무거울까?"라는 질문을 통해 조각 작품의 통념을 깨고, 아이소핑크(강화 스티로폼)에 사진을 오리고 붙여 가벼운 조각을 제안한다.


권오상, 1974-,
Off, 2007-2009, C-print, mixed media,
55x35x185cm


권오상, 1974-,
W, 2009, C-print, mixed media, 175x75x70cm


권오상, 1974-,
S. Sebastian, 2009, C-print, mixed media,
173x55x70cm


권오상, 1974-,
309, 2000, C-print, mixed
media, 172x50x60cm


권오상, 1974-
Red AP, 2008, C-print, mixed media,
72x58x155cm


[김영원]

김영원(1947-)은 아카데믹한 사실주의 양식에서 벗어나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과 작가만의 철학적 사유를 담은 작품을 통해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작가는 인간 실존을 탐구하는 사실주의 인체 조각을 꾸준히 선보이고, 작가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충북대학교, 홍익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육자로서 후진 양성에 힘썼으며, ‘한국구상조각회' 결성, 조각 전문지『계간조각』발행 등 한국 조각의 발전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중력 무중력>은 작가가 1970년대부터 선보인 연작으로 인체를 주제로 한 사실주의 조각이다. 1970-1980년대 유신체제 아래 고도의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경험한 작가는 “기능적 사회에서는 정신성보다 신체성을 우선한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물질이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사물화되어 가는 인간을 표현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개인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시대를 증언하고자 했다.


김영원, 1947~,
나르시소스-A, 1983, 청동, 88x50x31cm


김영원, 1947~,
88-2, 1988, 5, 150x52x80cm


김영원, 1947-
중력 무중력, 1978, 스테인레스 스틸, 203x47x46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김영원, 1947-,
중력 무중력, 1978, 스테인레스 스틸, 203x35x42cm

김영원, 1947-,
중력 무중력 82-6, 1982, 스테인레스 스틸,
185x150x80cm


[천성명]

천성명(1971~)은 조각을 기반으로 다양한 매체를 총체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조형적 실험을 선보이는 작가이다. 조각, 글, 그림, 조명 등 서로 다른 매체의 특성이 만들어내는 간격이 작가에게 중요한 표현 수단으로, 전시 공간에 연극적인 구성으로 작품을 배치하는 연출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그림자를 삼키다》는 2007년부터 선보인 작품으로, 자신으로부터 생겨난 그림자를 스스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겨난 ‘상처’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방관자, 안내자 그리고 주인공의 또 다른 자아인 들개에 의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은 맥락이 상실된 문장이 그려져 있는 벽과 그것의 그림자 속에 앉아있는 주인공 그리고 주변의 인물 구성을 통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와 그 경계에 세워진 주인공을 묘사했다.


천성명, 1971-,
그림자를 삼키다, 2022, 나무, 철, 244x366x60cm

천성명, 1971-
그림자를 삼키다, 2016, 합성수지에 채색, 105×35×30cm

천성명, 1971-,
그림자를 삼키다, 2016, 합성수지에 채색, 191x60x41cm


"그림자를 삼키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