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기획전시실 전시 배달부

2023. 8. 29. 05:55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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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수장과 보존에 특화된  수장형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 이래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아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86년 과천, 1998년 덕수궁, 2013년 서울, 2018년 청주 개관으로 4관 체계를 만들었으며, 4관은 유기적이면서도 각각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서예, 문학 등 영역 확장을 통한 한국 근대 미술의 전문 덕수궁, 한국 현대미술의 얼굴이자, 동시대 미술의 종합 관인 서울, 건축, 공예, 판화, 디자인에 이르는 미술사의 지평 확장과 어린이 미술관 강화를 통한 연구중심·가족중심 미술관 과천, 미술관 소장품 생애 주기로서 수장, 연구, 보존, 전시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청주 등 예술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청주시 연초제조창을 재건축하여 2018년 12월 27일 개관했다. 과천, 덕수궁, 서울에 이은 네 번째 분관이며 서울 수도권을 제외한 첫 지방 분관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미술관과 정부·미술은행 소장품을 바탕으로 형성된 국내 최초의 개방 수장고를 공개한다. 개방 수장고는 미술관의 기본 구성 요소인 소장품을 수장한 상태로 관람자에게 개방하는 것으로 방대한 양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술관의 보이지 않는 기능까지 알 수 있는 확장된 개념의 미술관이라 할 수 있다.

출처: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시실(5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주제전과 국내외 근현대미술을 조망하는 다양한 형태의 특별전시가 개최됩니다. 전시실을 찾은 관람객들은 동시대 현대미술의 독창성과 다양성, 창조적 에너지를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 배달부》는 현대 사회의 ‘배달’ 문화를 미술과 미술관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전시이다. 특히 팬데믹의 비대면 상황에서 더욱 광범위하게 확장된 물류환경과 미술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즉, 한국 사회의 특징적이고 대중적 활동인 ‘배달’을 미술과 연결함으로써 나타나는 다양한 양상을 조망하고자 한다.

전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와 교육등 여러 프로그램을 배달의 관점으로 조명하여 공적 기능과 역할에 대해 살펴본다. 두 번째는 소통을 전제로 하는 통신 매체로 초국가적 교류를 실험한 20세기의 주요한 작가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술과 ‘배달’을 다양하게 연결한 동시대 작품을 통해 '배달'을 미술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해 보기를 제안한다.

전시에서 '배달'은 물리적인 이동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의 전송, 예술의 유통, 소통과 교류 등 미술과 사회의 시의적 접점을 짚어내는 매개가 되었다. 미술과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은 역사적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했다. 이번 전시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예술의 매개자인 관람객을 전시 배달부로 설정하여 미술(관)의 새로운 소통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능동적인 전시 배달부를 통해 이번 전시가 보다 더 많은 곳으로 배달되기를 기대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는 작품의 반입과 반출을 위한 운송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묵묵하고 굳게 닫혀 있는듯한 수장고는, 개관 이래 다음과 같이 소장품을 반출했다.

2019년 반출 8회, 52점
2020년 반출 23회, 302점
2021년 반출 24회, 172점

운송을 통해 1차적인 이동이 끝나면 다음의 배달은 관람객을 통해 이루어진다. 의미, 기억, 감정 등의 감각은 다양한 매체와 도구를 통해 전달 공유되고 비로소 배달의 목적을 완성한다.

장욱진의 <마음>은 총 14회 대여되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관리시스템 기록을 기준으로 가장 많이 대여된 작품이다. 미술관 내부 전시를 위한 대여가 3회, 외부 대여는 11회이다. 여러 전시로 배달된 <마을>은 다양한 맥락에서 이야기를 생성하고 많은 관람객을 만났다. 작품의 이력은 곧 배달의 기록으로, <마을>의 이동 경로를 통해 소장품의 여행을 상상해보기를 바란다.

장욱진, <마을>, 1956,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미술은행은 작품 구입을 통해 작가를 지원함과 동시에 대여, 전시활동을 통한 미술시장 활성화 등 국민의 문화 향유권 신장을 위해 2005년에 설립되었다. 매년 다양한 경로로 작품을 구입하고 공공기관 및 지역 문화예술기관, 기업 등에 소장품을 대여 전시하여 미술문화 보급 및 대중화에 기여한다. 또한 해외공관에 작품을 대여함으로써 한국 현대미술을 알리는 외교적 역할도 수행한다. 국내외로 배달되는 미술은행의 소장품은 공공지원을 통해 미술관의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김덕기, <웃음소리>, 2005,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Chapter 1.

미슬관을 배달합니다.

첫 번째 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적 배달의 관점에서 재구성했다. 미술관은 미술 문화를 보급하고 대중과의 연결을 확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공지원 사업을 펼쳤다. 1990년 문화부의 출범은 미술관을 보다 역동적으로 활성화했던 출발점으로, 1990년부터 현재까지의 발자취를 살펴봄으로써 미술관의 공적 기능과 역할을 조명하고자 한다. 1장에 공적 배달 분야로 소개되는 프로그램은 미술관 밖 전시와 교육, 작품 대여와 운송, 개방과 확장 등을 상징하는 대표 사례들로 유동적인 미술관의 현장을 발견하게 할 것이다.

1990년 시작된 <움직이는 미술관>(2001년 '찾아가는 미술관'으로 개칭), 다중이용시설의 <작은 미술관>은 다양한 장소에 배달된 전시이며, 〈찾아가는 미술관 교육>(2011~)은 미술관 밖 우리의 일상에서 미술을 만나도록 돕는 대표적 공공지원 분야이다. 또한 미술은행(2005~)과 미술품수장센터는 작품의 이동, 확장과 개방의 개념으로 소개되며, 이외에도 공공 프로그램 <삼청로 30, 미술관 앞〉을 통해 새로운 소통방식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를 엿볼 수 있다. 공공과의 연결을 위해 미술관은 오늘도 배달 중이다.


"음직이는 미술관, 찾아가는 미술관"


"작은 미술관"


팬데믹으로 이동과 만남이 제한되었을 때, 미술관은 공공 프로그램 <삼청로 30, 미술관 앞>을 통해 미술관과 관람객의 새로운 소통방식을 모색했다. 2022년 봄에 진행된 프로젝트는 참여자에게 편지키트를 제공하고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미술관 앞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250여통의 편지가 미술관에 도착했고, 익명이었던 관람객은 편지를 통해 더 친밀한 대면이 가능해졌다.


Chapter 2.

통신, 미술을 하다

두 번째 장은 20세기 이후 통신 매체를 창작의 도구로 삼은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사회적 변화, 매체와 기술의 발달은 미술의 역사와 그 흐름을 같이한다. 특히 통신은 상호 연결, 소통, 시공간의 초월이라는 특성으로 미술 행위를 확장시켰고, 여러 예술가들에 의해 적극 도입되었다. 2장은 배달의 영역을 소통과 교류라는 측면으로 확대하여, 선구적인 통신 미술의 자취를 조명한다.

작품의 유통과 이동을 통해 권위적인 미술 제도에 도전한 마르셀 뒤샹의 <여행용가방>을 시작으로 1960~1970년대 플럭서스 키트와 메일 아트, 1980년대 팩스와 텔레비전을 통한 초국가적 소통, 그리고 1990년대에 보급된 인터넷 통신까지 통신과 미술은 소통을 목적으로 창의적 변화를 거듭했다.


〈여행용 가방〉(1941)은 작가의 주요 작품을 소형으로 제작하여 가방에 담은 작품이다. 가방이 펼쳐지는 장소가 휴대용 미술관이 되고, 작품이 이동하고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개념은 작품의 원본성과 아우라를 중요하게 여겼던 당시의 미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기성의 제도에 끊임없이 도전한 마르셀 뒤샹의 예술 정신을 집약적으로 담고 있다.


흐름을 의미하는 플럭서스는 1960~1970년대 유럽 중심적인 미술계에 반-예술을 선언하며 진보적인 예술연대를 형성했다. 사소한 사물, 게임, 엽서, 즉흥적 음악 등 일상적인 것들을 작품화했고 출판과 복제, 공동 작업 등으로 저작권과 소유권의 개념도 해체했다. 가장 급진적이면서도 가장 일상에 가까운 예술이었으며 〈플럭스 키트〉를 통해 유통하고 퍼져가는 망을 구축했다.


TV 매체로 비디오 아트를 창시한 백남준은 상호 교류 장치로서 텔레비전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또한 방송용 비디오 작업을 통해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자 했으며 1984년 위성 생방송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통해 전지구적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X1, X2〉는 소통 매체로서의 텔레비전에 천착한 1980년대 작업이며, 〈최초의 휴대용 TV〉는 스마트폰과 같은 이동형 통신 매체를 상상하게 하는 백남준의 선구적 관점을 드러낸다.

백남준, <X1, X2>, 1985/백남준 <최초의 휴대용 TV>, 1973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전후 전폭적인 시설투자를 바탕으로 정보통신산업의 현대화가 추진되었고,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1988년 3월 금누리, 안상수가 홍대 앞에 문을 연 일렉트로닉 카페는 새로운 컴퓨터 문화와 예술적 실험 정신을 담고자 기획되었다. 1990년 9월 서울과 LA를 연결한 통신 미술 퍼포먼스는 인터넷 초기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작품과 조형 언어를 교류한 기념비적 실험 행위였다.


<소장이력>은 세계적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와 디자이너 피에르 잔느레가 설계한 인도의 계획 도시 찬디가르의 가구 무역을 역추적한다. 영상은 피에르 잔느레가 디자인한 가구의 소장처에서 시작하여 경매 카탈로그용 사진 촬영 현장, 가구의 복원, 화물 운송 컨테이너를 거쳐 찬디가르시를 보여주며 끝난다. 사색적인 추적 장면, 정확하고 반복적인 화면의 구성은 가구의 이동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2013년 10월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에 부쳐진 <소장이력>은 작품이 묘사한 미술 거래 시장의 또 다른 대상이 되었고, 이 경매 현장을 담은 〈경매 248〉은 미술의 유통과 투기시장을 포착한다.


Chapter 3.

미술이라는 배달

동시대의 배달 채널은 다양하다. 월드와이드웹(WWW)의 전송 혁명은 시공간의 경계를 허물었고, 물류의 첨단화는 혁신적 배달 문화를 만들었다. 편리한 삶을 위해 구축된 세계화는 동시대 미술에 다양한 방식으로 투영되었다. 마지막 장에서는 물리적인 이동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의 전송, 예술의 유통, 첨단 물류환경과 자본주의 무역 등 동시대적 배달을 미술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또한 관람객과의 상호교감과 참여는 동시대 미술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관람객은 작품과 전시의 일방적인 수용자가 아니라 생동하는 의미를 만드는 참여자이며, 미술을 배달하는 주체자이다. 이동이 필수화된 오늘날, 미술이 조회하고 추적한 다층적인 현상을 각자의 도구와 방식으로 배달함으로써 전시는 움직이고 완성된다.


〈4원소〉는 공기, 물, 불, 흙을 세계 각처에 주문하고 배송된 택배 상자를 열어보는 과정을 담은 영상작업이다. 스위스 알프스산 공기, 캐나다 록키산 공기, 노르웨이 하르당에르 피오르드 빙하수, 피지섬 지하수, 사하라 사막 모래, 인도네시아 화산석 등 공기와 물, 불과 흙이 먼 나라에서 빠르게 이동해 누군가의 욕망을 채워주는 현대 사회의 배달을 조명한다.

박유나, <4원소>, 2012


<다정한 돌>은 남한강의 조약돌을 다시 자연으로 배달해주는 참여형 작업이다. 작가는 강제로 채집되거나 거칠게 쓰임 당하는 조약돌을 물로 씻고 닦은 뒤 어루만져 온기를 전한다. 온기를 머금은 다정한 돌은 전시장에 잠시 머물며 자연으로 다시 배달해 줄 관람객을 기다린다. 현대 사회의 배달에 대한 작가의 일관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박유나, <다정한 돌>, 2022


<하늘 자전거〉는 미술관 또는 작가의 작업실을 나와 거리를 누비는 작품의 이동이 담긴 작업이다. 자전거에 작품을 싣고 어딘가로 이동하는 영상, 파란 하늘이 그려진 120호 캔버스, 3개의 바퀴로 개조된 자전거로 구성되었으며 작품이 일상이 되고 언제 어디서든 미술을 경험할 수 있는 작가의 사유가 담겨있다.

안규철, <하늘 자전거>,2011(2017 캔버스 재제작)


<엽서들>은 '붉은 목띠 앵무새' 이야기가 담긴 엽서와 여러 도시에서 수집된 낡은 엽서를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조류독감, 먹거리의 세계화, 질병의 확산과 이주의 문제 등 이동과 세계화가 일으킨 사회적 문제를 엽서라는 사적이고 소박한 장치를 통해 생각하게 만든다.

송상희, <엽서들>, 2013


<정신과 기회〉는 무역의 상징인 네덜란드 델프트 지역 블루 타일 위에 침략과 식민의 역사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그린 작품이다. 무역과 상업의 신 헤르메스, 주요 무역품인 향신료와 식재료(올리브, 후추, 카카오, 사탕수수), 신대륙 발견과 무역 전쟁으로 희생당한 동물(코끼리, 비버, 도도새), 교류와 이동으로 발병한 전염병(천연두균, 수면병의 숙주 체체파리) 등을 통해 세계화와 자본주의의 이면을 드러낸다.

송상희, <정신과 기회>, 2022


작가가 2003년부터 매일 1~2장씩 써 내려간 편지는 2021년 10,000장을 넘으며 하나의 묵직한 역사가 되었다. 개인적인 이야기와 관심사, 사회적 주제가 담긴 편지들은 작가의 인생 마지막 즈음에 익명의 사람들에게 발송될 계획이다. <편지-인생 작업>은 누군가에게 다다름으로써 완성되는 편지 배달을 통해 개인과 세상의 연결 지점을 찾아가는 수행적 작업이다.

조소희, <편지-인생작업>, 2007-


2007년부터 시작된 페덱스 작업은 배달 과정의 거친 취급으로부터 작품을 보호하는 일반적 운송과 달리 오히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손과 흔적에 주목한다. 또한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페덱스 규격에 맞는 유리 상자를 제작해 넣은 뒤 배송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파손된유리 상자 자체를 작품화한다. 배송 상자에 붙은 선적 날짜, 일련번호, 이동의 이력 등을 제목으로 부여하여, 작품 운송의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월리드 베쉬티, 페데스 골프 클럽 튜브, 골프백 박스, 10kg 상자


다바왈라는 인도 뭄바이 지역의 도시락 배달부이다. 매일 가정에서 요리된 도시락을 집에서 회사까지 배달하는 다바왈라 시스템은 19세기 영국 식민 시대부터 시작된 뭄바이의 전통이다.

2017년 작가는 50명의 도시락 배달부와 함께 그들이 배달받고 싶은 도시락을 주제로 퍼포먼스를 했다. 이 퍼포먼스는 매일 반복되는 도시락 배달문화를 조명하고, 그들의 노동이 누군가의 허기를 따뜻하게 채우는 일임을 상기한다.

천경우, <다바왈라의 점심>, 2017


참가자를 모집하여 2022년 8월 13일에 진행된 <여행하는 얼굴> 퍼포먼스는 다음과 같은 참여 메뉴얼을 제공했다. '지금 가장 떠오르는 사람에게 전화하여 셀피를 받으세요. 그리고 그 사진을 바탕으로 셀피의 대상을 점토로 형상화하세요.' 스마트폰은 시공간을 넘어 이미지와 메시지, 정보 등을 주고받으며 삶의 실제적 시간을 점유한다. 

<여행하는 얼굴>은 이러한 스마트폰의 딜리버리를 이용해 소통과 대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경험하게 했고, 100명의 참여자, 초대된 또 다른 100명의 여행자, 총 200명의 사람들과 함께 완성한 작품이다.

천경우, <여행하는 얼굴>, 2022


1979년 작가 셰리 레빈은 워커 에반스의 다큐멘터리 사진 작품 〈소작농의 아내〉(1936)를 그대로 사진으로 찍고 〈무제, 워커 에반스를 따라서〉라는 제목을 붙여 자신의 작품임을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마이클 맨디버그 또한 셰리 레빈의 사진을 스캔한 뒤 웹사이트에 자신의 작품으로 공개했다. 웹 사이트 이용자가 사진과 함께 진품 인증서를 출력할 수 있게 함으로써 디지털 환경에서 이미지의 소유, 유통, 원본성 등의 문제를 제기한다.

마이클 맨디버그, <AfterSherrieLevine.com&AfterWalkerEvans.com〉, 2001


다다를 수 없는 장소와의 소통을 시도한 '자수 프로젝트'는 어느 날 현관문 틈으로 날아든 삐라를 보고 '나도 북한에 삐라를 보내면 어떨까'라는 다소 엉뚱한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북한의 자수 기능인을 연결해주는 중국인 브로커를 고용한 뒤 전쟁, 자본주의 등에 대한 이미지를 북한으로 보내 자수를 의뢰했다. 30%를 넘지 못하는 회수율, 연락 두절 등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작가에게 배달되어 온 자수는 유통 체계를 이용해 작품 제작을 실험한 소중한 결과물이다.

함경아, <미안합니다>, 2009-2010/함경아 <나는 상처를 받았습니다>, 2009-2010


〈Frienda in the living room(프린즈 인 더 리빙룸)>은 <Living room> 프로젝트의 2022년 버전이다. 작품에서 거실은 미디어 환경에서 친구 맺기, 우정의 의미, 협업과 공존의 가치를 질문하는 장소이며, 관람객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뒤섞인 소셜 미디어의 거실로 초대된다. 무대에 오른 관람객은 광섬유 설치작업, 드로잉, 텍스트, 관찰 카메라 등 복잡하게 얽힌 장치를 통해 디지털 정보 사회의 전송, 공유 환경을 경험하게 된다.

방앤리, <프린즈 인 더 리빙룸>,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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