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가 술술 넘어가는 삭힌 맛, 꼴뚜기젓(Salted Beka Squid)

2023. 12. 12. 06:16구석구석 먹거리/머드러기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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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머드러기]

표준국어대사전에 설명된 '머드러기'는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 또는 여럿 가운데서 가장 좋은 물건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대한민국 여행하며 맛 본 내 인생의 머드러기 먹거리를 소개한다.


[꼴뚜기젓]

국문명: 꼴뚜기젓(Kkolttugijeot) 음식분류 : 젓갈 재료분류 : 부식류 

다국어: Kkolttugijeot, Salted Beka Squid, ベイカの塩辛, 鱼仔酱, 墨魚仔醬

 

꼴뚜기에 소금을 뿌려가며 켜켜이 항아리에 담아 2~3개월 정도 삭힌 젓갈로, 먹을 때 씻어서 고춧가루, 깨소금, 참기름 등을 넣어 무쳐 먹는다.

 

English Beka squid layered alternately with salt and fermented in an earthen pot for two to three months. Before serving, it is mixed with red chili powder, sesame seeds, and sesame oil.

 

日本語 ベイカに塩をふり、層にして重ねて壷に入れて23か月ほど発酵させた塩辛。食べる時に洗い、粉唐辛子、ごま塩、ごま油などで和えて食べる。

 

中文(简体) 鱼仔撒上盐,一层一层叠放入坛子里腌制两到三个月,食用时,加入辣椒粉、芝麻盐、香油等调料搅拌即可。

 

출처:한식진흥원


[전남 순천 해룡소주방]

 

순천 조례주공아파트 3, 4단지 아파트 건너편 골목에 있는 술집이다. 70살 가까이 되신 여사장님이 운영한다. 갈빗집에서 1차를 하고 나와 잠시 쉬었다. 아! 그집이란 술집에서 1차 후 나오신 중년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고록젓 이야기가 나왔다. 자신들이 2차로 갈 해룡소주방에 요청하면 준다고 한다. 여사장님과 친분이 있으신 분들이라 일반 손님한테는 주지 않는 고록젓을 내준다. 맛 차이를 구별하기 위해 꼴뚜기회도 주문했다.


"소주가 술술 넘어가는 맛"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우수 식재료 디렉토리에 따르면 꼴뚜기는 “표준명이 반원니꼴뚜기로 오징어목(目) 꼴뚜기과(科)에 속하며 경상도에선 호래기로 전라도에선 고록이라고 불린다. 겨울철이 제철로 11월부터 1월까지가 제일 맛있을 때이다. 야행성으로 밤에만 잡히며 소형 저인망으로 잡지만, 낚시로도 잡혀 겨울철 낚시인들에게 인기 있는 어종이다.

5월-6월에 잡히는 꼴뚜기는 젓갈로 많이 담그며, 11월-1월의 호래기는 생물로 주로 요리해 먹는다.

크기는 5cm~10cm로 마름모꼴 모양의 지느러미가 몸통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운동량이 많지 않아 살이 연하고 오징어에 비해 맛이 깔끔한 반원니꼴뚜기는 무늬오징어와 동격으로 인정받을 만큼 값비싼 꼴뚜기다. 오독오독 쫄깃하고 탱탱한 육질과 고소하며 끝 맛이 달짝지근하다. 내륙으로 거의 유통되지 않고 경남 및 남부지역에서만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한다..

꼴뚜기는 지방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순천, 여수, 보성, 장흥 등에선 '고록'. 군산, 부안, 김제, 고창, 서천에서는 '꼬록'. 마산, 진해, 창원에서는 '호래기'. 통영에서는 '꼴띠' 울산에서는 '한치'. 보령, 서천, 홍성에서는 '꼴뚝' 이라 불리는 등 이름이 제각각이다. 꼴뚜기를 맛본 순천의 식당에선 고록이라고 부른다.

꼴뚜기는 오징어보다 훨씬 작고 볼품없어 푸대접받았지만, 식성이 다양화되고 술안주로 인기가 좋아지며 찾는 이는 많은데 공급이 달려 귀한 먹거리가 되었다.


꼴뚜기회를 주문한다. 껍질도 벗기지 않은 꼴뚜기를 통째로 흐르는 물에 살살 씻어 접시에 담고 깨를 뿌려 내준다. 검은 눈동자와 반투명한 몸통에 광택이 돈다. 싱싱함을 눈맛으로 먼저 맛본다.

꼴뚜기 한 마리를 호로록 입 안에 넣어 씹는다. 탄력적인 쫄깃한 껍질 속에 속살이 보드랍게 씹힌다. 몇 번 씹으니, 내장이 터진다. 고소하고 녹진하다. 좀 더 씹으니 달보드레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새곰한 초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된장에 무친 머윗대 무침에 싸 먹는 맛도 일품이다.

여사장님과 친분이 있으신 분들 덕에 고록젓 맛을 본다. 함께 자리하신 분 고향이 고흥인데 고흥에선 따로 양념을 더 하지 않고 꼴뚜기에 굵은소금만 뿌려 1주일 정도 숙성해 먹는다고 한다.

별도로 내주신 고록젓은 소금과 갖은양념을 넣어 조물조물 무쳤다. 3일 정도 숙성된 젓이다. 꼴뚜기의 탄력적인 식감은 덜하지만, 여전히 씹는 맛은 좋다. 짭짤하고 매곰한 양념 속에 신선한 맛과 삭힌 맛이 공존한다. 숙성이 진행 중이다. 삭힌 맛이 나는 고록젓은 집된장처럼 쿰쿰한 맛에 새곰한 맛이 더해졌다. 한 접시를 게 눈 감추듯이 비우고 한 접시 더 청해 먹었다. 소주가 술술 넘어간다. 술안주로는 그만인 별미 먹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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