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17_인천_산당

2024. 1. 13. 05:21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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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찬을 걱정하는 어머니 마음처럼...

구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17_인천_강화_산당]

 

산당은 강화 외포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석모대교 가는 해안도로 좌측에 있다. 자연에서 얻은 식재료로 요리하는 방랑 식객 고(故) 임지호 님이 운영하였던 한식집이다. 산당은 임지호 님의 호다. 

 

2017년 방문했을 때 종업원분들과 함께 식재료 손질하시는 임지호 님을 멀리서 볼 수 있었다. 임지호 님은 계시지 않지만, 철학을 이어받아 현재도 영업 중이다. '40년 임지호 묵간장'과 '10년 효소'로 맛을 내며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산당 정식, 떡갈비 정식, 장어 정식과 단품 메뉴로 한우보탕을 판매한다. 2017년 방문 시 맛본 황태보탕은 판매하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정담 나누며 깻잎 손질 중이신 임지호 님을 보았다. 사진 오른쪽 홀로 계신 분이다. 옅은 미소가 여운 깊게 남았다.


"방랑식객을 떠올리는 추억의 맛"

짭짤하고 고소한 장어 소스, 매콤하고 달금한 장어 소스, 마늘장아찌 무침, 무생채, 비름나물, 가지무침, 콩나물, 미나리, 깻잎장아찌, 생강채, 미역 줄기, 고춧잎무침, 바삭한 고구마튀김 등 재료에 알맞게 간을 한 밑반찬들을 그릇에 담아 온다. 밑반찬은 스스로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야관문 우린 물을 먹고 있으면 공깃밥과 뚝배기에 한소끔 끓여 내온 황태보탕을 내온다.

 

황태보탕은 깨끗한 눈, 맑은 햇빛, 찬바람 속에서 자연 건조한 강원도 황태덕장 황태포와 한약재, 채소들을 넣고 푹 고았다. 국물은 옅은 갈색빛이 감도는 심심하고 구수한 사골국물 같은 맛이다.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국물의 풍미가 배가된다. 후추는 넣지 않는다. 보들보들하게 씹히는 황태 살을 씹을 때마다 진국이 뿜어져 나온다. 입안이 온통 하늘이 내린 맛으로 기껍다.

고(故) 임지호 님의 옅은 미소처럼 희미해지는 추억의 맛이 돼가지만 은은하고 순수한 자연의 감칠맛은 오래 가슴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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