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01_강릉_동원칼국수

2021. 1. 4. 09:09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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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01_강원_강릉_동원칼국수]

강릉 임당동 성당 부근 대로변에 위치한 가정식 카페였다. 수수하고 푸근한 인상의 여사장님이 운영한다. 입구를 들어서면 작은 공간에 테이블 4개 정도가 있고 안쪽으로 모임용 좌식 공간과 부엌이 있다.

매일 조금씩 바뀌는 찬이 있는 자연·마음을 담은 밥상, 강릉 지역 별미인 구수한 장칼국수, 직접 빚어 끓이는 손만둣국 등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여사장님의 솜씨와 마음씨가 담긴 소박한 밥상을 맛볼 수 있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음식을 차려 내는 곳이다.

2021년 1월 아쉽게도 문을 닫았다. 기억에 오래 남을 곳이다.


"밥은 사랑이다"

자연·마음을 담은 밥상(하얀 자기에 담은 밥, 국, 밑반찬 등을 소쿠리에 올려 1인상으로 차려낸다. 수저도 나무 식기에 올려 따로 내준다.

조가 섞인 알맞은 온도의 찰진 쌀밥과 멸치로 우려낸 육수에 막장을 풀고 부드러운 얼갈이배추를 넣어 끓인 배추된장국에 5가지의 밑반찬과 조기구이 반찬 한 가지가 더해진 백반이다. 제철 식재료로 만든 밑반찬과 국은 매일 조금씩 바뀐다.

꼬독꼬독 씹히는 지누아리무침, 잔 멸치 볶음, 미역 줄기 무침, 사근사근 씹히는 감자조림, 아삭한 무생채 등 밑반찬과 짭짤한 껍질 부위와 부드럽고 고소한 속살의 조기구이 반찬을 하얀 그릇에 담았다. 화학조미료의 사용을 절제한 정갈하고 소박한 밥상이다. 표현할 것은 다 표현하여 부족함이 없는 밥상이다.

달큼하고 시원한 수박으로 마무리한다. 껍질 부위에 손잡이가 돼 있다. 손님에 대한 배려이다. 사장님의 솜씨와 맵시, 마음씨가 담긴 밥상이다. 

옆 손님 장칼국수에 드시는 배추김치가 맛있어 보여 여사장님께 청하자 시원하고 아삭한 배추김치와 열무김치도 내준다. 인심도 후하다.)


제철 식재료로 만든 밑반찬과 국은 매일 조금씩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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