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34_청주_경주집버섯찌개

2021. 2. 6. 08:01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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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34_충북_청주_경주집버섯찌개]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 골목 삼거리 부근에 있다. 1973년 개업한 버섯찌개 노포이다. 대를 이어 영업중이다. 
 
넓은 냄비에 표고버섯, 다진 소고기, 감자, 다진 마늘, 다진 양념 등에 육수를 부어 즉석에서 끓여 먹는 버섯찌개 단일메뉴만 판매한다. 

밑반찬은 깍두기와 부지깽이 나물무침이 나왔으나 현재는 나오지 않고 배추김치가 대신 나온다. 공깃밥(1,000원)과 사리면(2,000원)은 별도 주문해야 한다. 주류는 판매하지 않는다. 가성비도 좋고 맛도 좋아 연세 계신 토박이 단골분들이 많으며 포장해 가는 분들도 많다. 

 


"청주 버섯찌개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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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의 진한 향과 맛을 먹다"

본점은 오랜만에 방문한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선다. 외관처럼 내부가 깨끗하고 환해졌다. 자리에 앉는다. 

버섯찌개 단일메뉴라 몇인 분인지만 주문하면 된다. 1인분도 주문할 수 있다. 주문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한쪽 탁자에 표고버섯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중년 여성분과 연세 계신 여성 어르신 한 분이 손으로 버섯을 찢고 계신다. 손질은 식사하고 나갈 때까지 이어졌다. 정성 어린 손품은 손님에게 맛을 선사한다.

 
버섯찌개는 반찬이 중심인 백반이다. 따뜻한 쌀밥은 별도 주문해야 한다. 밑반찬은 깍두기와 들기름에 무친 고소하고 식감 좋은 부지깽이나물뿐이다. 현재는 부지깽이나물 대신 배추김치를 내준다. 버섯찌개의 국물과 건더기가 국과 밑반찬의 부족함을 메워 주고도 남는다.

버섯찌개는 냄비에 불린 건표고버섯, 다진 한우 암소고기, 감자, 고춧가루 양념장, 다진 마늘, 파 등을 얹어 한우 사골을 고아 만든 육수를 부어 즉석에서 끓인다. 센 불에 확 끓여낸 후 약한 불에 졸여 가며 먹는다.
뽀얀 국물이 먹음직스러운 빨간 국물로 변신한다. 

감칠맛 물질은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아미노산 계열인 글루탐산나트륨과 핵산 계열이 같이 있을 때 7~30배까지도 증폭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감칠맛의 시너지 효과'라고 부른다. 소고기는 '이노신산', 표고버섯은 '구아닐산'이란 핵산계 천연 조미료 물질을 가지고 있다.

국그릇에 국자로 국물을 퍼 맛을 본다. 
구수한 육수에 마늘과 다진 양념의 아릿한 매운맛, 표고버섯의 진한 감칠맛이 한층 더 우러나와 풍미를 배가한다. 과학적 사실을 아시고 한건지 알수 없지만 감칠맛의 증폭된 맛을 느낄수 있다.
 
건더기도 맛본다. 포슬포슬한 감자, 부드러운 소고기, 졸깃한 표고버섯을 씹는 맛도 좋다. 국물과 건더기가 남은 냄비에 밥을 말아 먹는다. 진한 국물이 담백한 밥알로 스며든다. 냄비 바닥이 드러날수록 배는 기분 좋은 포만감으로 흐뭇하다.

시그니처 찬이었던 구뜰한 부지깽이 나물무침이 나오지 않아 섭섭함이 없지 않으나 한우 양짓살, 한우 사골 국물, 표고버섯이 어우러져 만든 짙고 깊은 향과 감칠맛은 여전하다. 청주 버섯찌개의 전설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우러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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