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31_아산_신창댁

2021. 2. 3. 07:05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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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31_충남_아산_신창댁]

아산 외암민속마을애 있는 이 집은 홍경래의 난을 진압한 이용현과 관련 있다. 이용현은 이사종의 9세손으로 무과에 급제하여 충관, 경연특징관 등을 지냈다. 이용현의 6세손인 이창선까지 살았으므로 전에는 이 집을 병사댁이라 불렀으나 그 후손이 서울로 이전하여 현재는 신창댁으로 부르고 있다. 신창댁이라는 택호는 이사종의 12세손인 이세열 씨의 부인인 보성 임씨의 친정이 신창인 데서 기인한다.

식당과 민박을 함께 운영하신다. 방문 시 지붕 수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된장찌개, 청국장, 김치 파전, 농주 등을 판매한다. 직접 농사지은 식재료로 만든 시골 집밥을 맛볼 수 있다.


"손맛과 향수가 담긴 시골 밥상"

청국장찌개 백반(네모난 양은 쟁반에 잡곡밥과 청국장찌개, 직접 농사지은 식재료로 만든 토속적인 밑반찬을 차려준다. 검은콩을 넣어 지은 잡곡밥을 공기가 넘치게 담았다. 시골의 후한 밥 인심이다. 대파와 부드러운 두부, 메주콩이 듬뿍 담긴 청국장을 한술 뜬다. 건더기도 푸짐하고 진득하게 씹히는 구수한 메주콩이 그만인 청국장이다.

마른대.잎 장아찌, 사각사각 씹히는 무장아찌, 쌉싸래한 갓 맛이 나는 조선배추김치, 새곰한 부추장아찌, 된장.간장.북어 우린 물 등을 넣어 만든 깻잎절임, 고독고독 씹히는 고소한 콩장, 쌉싸름한 맛의 곰취 장아찌 등 밑반찬에 부드럽고 단맛이 도는 무와 고소한 속살 고등어를 매콤 달금한 양념장에 졸인 고등어조림 반찬이 더해졌다. 시골 텃밭의 식재료가 꾸밈없이 차려진 시골 밥상이다. 표현할 것은 다 표현하여 부족함이 없는 밥상이다.

주전자에 담은 농주도 한잔 걸친다. 달금하고 새곰하다. 시원한 목넘김이 좋다. 수수한 음식과 잘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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