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28_해남_영광식당

2021. 1. 31. 08:03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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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28_전남_해남_영광식당]

해남 하나로마트해남진도축산농협본점 전 골목길에 있다. 연세 70살 넘으신 주인 할머님이 짜장면 70원 하던 시절 중국집 3년, 기사식당도 크게 운영하시다가 지금은 쉬면 몸아프시다고 자가 주택에서 소일삼아 백반집을 운영하신다. 소머리국밥, 백반 등 식사류와 참옻닭, 닭백숙, 닭볶음탕, 오리탕, 낙지볶음 등 요리류도 판매한다. 40여 년 경륜의 할머니 손맛과 푸근한 인심을 맛볼 수 있다.


"땅끝마을 할머니 밥상"

백반(따뜻한 하얀 쌀밥을 공기 가득 담고 졸깃한 바지락살의 시원한 바지락탕 국물을 내준다. 백반의 기본인 밥과 국이다. 도라지무침, 탱글탱글한 석화 무침, 취나물,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돌게 무침, 시원하고 쌉쌀한 국물의 열무김치, 배추겉절이, 시금치, 알싸한 파김치, 작지만 쫀득한 살과 부드러운 내장의 새끼전복장 등 밑반찬 등이 곁들여진다. 꽃 그림이 그려진 쟁반에 풍성하게 만개한 꽃이 피었다. 땅끝마을 할머니의 손맛과 푸근함이 담긴 밥상이다.)


백반(고슬고슬한 쌀밥에 무르지 않게 잘 삭혀진 묵은 김치, 파김치, 새곰하게 무친 미나리 무침, 된장에 삼삼하게 버무린 유채 나물무침, 사각사각 씹히는 도라지무침, 고추를 넣어 볶은 멸치볶음, 고소한 감칠맛의 건홍합 무침, 통통한 살의 시원한 굴 무침, 조선 갓.무 등을 넣어 담은 진한 보랏빛이 도는 상쾌하고 시원한 국물에 약간의 쓴맛도 나는 갓 물김치 등 밑반찬을 둥그런 쟁반에 정갈하게 담고 깨를 조금씩 뿌려 내준다. 조선 갓으로 담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갓 물김치가 인상적이다. 좀 더 익으면 색이 연한 보랏빛으로 변한다고 한다.

알맞게 익은 아삭한 묵은 김치, 부드러운 두부, 비계가 적당히 섞인 돼지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넣고 끓인 김치찌개 반찬도 더해진다. 국물맛이 새금하고 시원하다. 하얀 쌀밥에 잘 어우러진다. 남도 끝에서 맛본 손맛 좋은 할머니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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