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30_고성_터미널기사식당

2021. 2. 2. 07:26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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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30_경남_고성_터미널기사식당]

고성 고성여객터미널 안 연세 계신 여사장님이 혼자 영업하시는 백반집이다. 주 고객층은 인부분들과 버스 기사님이다. 인부분들 아침밥을 해줘야 해서 새벽 5시부터 나온다고 하신다. 입소문을 내줘 단골분들이 많다고 한다. 대부분의 식재료는 직접 농사 지은 제철 농산물을 사용한다.


"소박하지만 융숭한 밥상"

백반(둥그런 쟁반에 꾹 눌러 담은 따뜻한 쌀밥과 박국, 십여 개의 밑반찬을 내준다. 쌀밥을 한 술 떠 먹고 박국을 맛본다.

잘게 다진 홍합살, 청양고추, 파, 다진마늘, 양파와 맛이 덜한 무대신 제철인 박을 큼직하고 어슷하게 썰어 끓인 박국이다. 달금하고 시원한 박, 감칠맛의 홍합, 중간중간 칼칼한 맛을 더해주는 청양고추등이 잘 어우러져 입안이 흔쾌하다.

찐감자, 달걀, 채소등을 넣은 샐러드, 호박나물, 가지나물, 얼갈이김치, 멸치볶음, 쪽파무침, 김치, 포무침, 양념게장등 밑반찬에 짭짤한 양념장을 얹은 고등어구이 반찬이 더해진다. 조미료 사용을 절제하고 식재료에 알맞게 간을 했다. 직접 농사 지은 식재료에 여사장님의 손맛을 담은 밥상이다. 쟁반 밑 꽃그림이 희미해 질 정도로 음식을 담은 듯 하다. 그 만큼 맛은 더 깊고 융숭해진다.)


식당이 버스터미널과 계약이 되 있어 터미널내 자판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냥 한잔 타줄테니 먹고 가라고 하신다. 여사장님 인심이 담긴 커피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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