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15. 09:20ㆍ구석구석 먹거리/백반
[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39_서울_동화식당]
서울 동대문시장 갈치조림골목 방문 날 제일 먼저 문을 연 식당이다. 다른 곳에서 백반 전문점 운영하시던 어머님과 아드님이 현자리서 함께 운영한다. 아침 일찍 만든 밑반찬들과 갈치조림이 함께 나오는 갈치조림 백반이 대표 음식이다. 갈치구이, 고등어조림.구이, 청국장,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등도 맛볼 수 있다.
가스불에 푹 졸여지고 있는 갈치조림
"세월을 담은 골목 밥상"
갈치조림 백반(갓 지은 따뜻한 쌀밥에 오이무침, 나물무침, 송송 썬 대파를 넣은 부드러운 달꺌찜, 겉절이, 무생채 등 아침 일찍 만든 신선한 밑반찬과 갈치구이, 갈치조림 반찬이 더해진 밥상이다. 밑반찬은 조금씩 바뀐다.
갈치구이를 젓가락으로 발라 먹는다. 바삭하고 고소한 껍질과 담백한 속살이 한데 어우러진다.
따뜻함을 유지하도록 뚝배기에 담겨 나온 갈치조림도 맛을 본다. 칼칼하고 달큰한 양념에 푹 조려진 매운맛과 달금한 맛의 깊이 스며든 두툼한 무와 국물 맛이 배인 부드럽고 고소한 갈치 살집이 입안을 흐뭇하게 한다. 갈치조림국물에 김이 무럭무럭 오르는 따뜻한 쌀밥을 비벼 먹는 맛도 그만이다.
남대문시장 갈치조림골목의 켜켜이 쌓인 세월을 담은 서민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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