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20. 08:48ㆍ구석구석 먹거리/백반
[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41_경기_광주_백제장]
경기 광주 남한산성행궁 앞 산성로터리에서 북문 가는 길 초입에 있는 한식집이다. 1966년 개업하여 대를 이어 운영한다. 한옥 기와집과 우물, 정원등이 어우러진 아늑하고 고풍스런 분위기를 즐기며 식사할 수 있다.
산채정식이 대표 음식으로 고슬고슬한 밥과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만든 된장찌개에 10여 가지의 나물무침, 닭볶음, 생선부침, 묵 등이 곁들여 나온다. 불고기, 더덕구이, 녹두빈대떡, 도토리묵 등을 추가로 주문해 먹어도 좋다.
"화이불치(華而不侈)"
산채정식(나무 식탁에 한지를 깔고 주전자에 담은 보리차, 고슬고슬하게 지은 쌀밥,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만든 삼삼하고 구수한 된장찌개, 20여 가지가 넘는 밑반찬들을 차려낸다.
고사리, 도라지, 미나리, 참나물, 연근조림, 버섯, 고추 넣은 멸치볶음, 머윗대, 고구마 줄기, 가지나물, 열무김치, 무장아찌, 쪽파김치, 도토리묵 등 식자재에 알맞게 간장, 된장, 소금 등으로 간을 맞춰 정갈하게 차려낸 밑반찬과 담백한 동태 부침, 부드럽게 조려진 닭볶음, 부드러운 살의 생선찜 등 반찬이 더해진다.
허투루 만든 음식이 없다. 화학조미료의 사용이 절제된 담백한 한식의 맛을 즐길 수 있다. 화이불치(華而不侈),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은 한식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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