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68_강릉_남매식당

2021. 5. 18. 05:44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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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68_강원_강릉_남매식당]

 

강릉 포남동 강릉1차아파트 부근 골목에 있다. 어머니와 남매분이 함께 운영하는 듯 보인다. 내부에 가족사진이 걸려 있다. 어머니 손을 꼭 잡은 어린 남매의 흑백 사진이 인상적이다. 

 

여사장님인 어머님이 손님들과 허물 없이 지낸다. 현지 단골분들이 많아 보인다. 유쾌하신 어머님이 손님상을 다니며 부족한 게 없는지 물어보고 밥도 한 공기씩 더 내준다. 인심 푸짐한 동네 골목의 밥집이다.

청국장, 두부찌개, 김치찌개, 된장찌개, 비빔밥, 제육 덮밥 등은 1인분 주문이 가능하며 시그니처 음식으로 보이는 오징어 볶음만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한다.


"식구(食口)의 밥상"

오징어 볶음 2인분에 김치찌개, 청국장을 주문한다. 꾹 눌러 담은 잡곡밥은 사람 수대로 주고 한 공기를 더 준다. 밥 인심이 넉넉하다.

어묵볶음, 깻잎절임, 배추김치, 미역 줄기 볶음, 콩나물무침, 도라지무침, 고사리 무침, 시금치 무침, 멸치볶음 등 밑반찬에 주문 후 부친 따뜻한 달걀프라이를 내준다. 집밥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밑반찬들이다.

부드러운 오징어와 당근, 양파 등 채소를 넉넉하게 넣어 매콤하게 볶은 오징어 볶음과 신 김치를 넣어 끓인 시원하고 칼칼한 김치찌개, 두부와 진득한 메주콩, 김치를 넣어 끓인 특유의 쿰쿰한 맛은 강하지 않은 청국장 등 반찬이 더해진다. 


 

오징어 볶음, 김치찌개, 청국장 등 흔히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특별한 기교 없이 끓이고 볶았다. 밥과 잘 어우러지는 수수한 음식들이다.

 

잡곡밥에 찬으로 먹어도 좋지만, 참기름 뿌린 대접에 밥과 밑반찬, 청국장 국물 등을 넣어 비벼 먹어도 그만이다.

 

연륜이 쌓인 어머니의 손맛에 어른이 된 남매가 손을 거든다. 가족이 만든 집밥 한 상을 먹으며 손님들은 식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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